술방(술을 마시는 방송) 소비자 그들은 누구인가?

술방(술을 마시는 방송) 소비자 그들은 누구인가?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1.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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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시대의 술방 광고 마케팅의 방향성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코로나19 감염병 사태 발발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혼술(혼자 술먹기), 혼밥(혼자 밥먹기)하면서 술방을 시청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주로 식사하는 장면 위주인 ‘먹방(먹는 방송)’과 달리 술방에서는 다양한 주류와 더불어 소개하는 술과 어울리는 안주를 소개하며, 먹고 마시면서 시청자와 소통하는 방송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인기 술방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술방 장면(좌 참피디, 우 드렁큰킴)

유튜브에서 술방(술을 마시는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들은 먹방(먹는 방송)과 달리 방송을 보면서 단순한 시간을 때우기 보다는 ‘타인과 함께 술 마시는 느낌’을 얻고 싶거나 ‘술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볼 때 시청 만족도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의료 미디어 기업인 닥스 미디어(Doc’s Media, http://docsmedia.co.kr) 강승미 박사 연구팀의 최근 연구(사회과학연구, 2021)에 따르면 2021년 4월 술방을 시청한 경험이 있는 성인 남녀 총 350명을 대상으로 술방 시청 동기가 시청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연구결과, 술방을 시청하는 동기는 6가지 요인(정보탐색, 음주 생동감, 사회적 상호작용, 재미, 시간때우기, 대리만족)으로 도출됐다. 이중 시간때우기와 대리만족 동기는 시청 만족도와 관련이 없었으며, 나머지 4개 동기(정보탐색, 음주 생동감, 사회적 상호작용, 재미)가 높을수록 시청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음주 생동감(술을 섞거나 따르는 생생한 장면과 꿀꺽꿀꺽 술 마시는 목넘김 소리 등이 부각된 것을 보는 것)은 술방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유형이라는 점에서 차별적인 특성이 있었다.

또한, 고음주자와 저음주자의 술방 시청 목적이 다르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됐다. 이들 연구결과, 정보탐색 시청동기와 사회적 상호작용 동기는 ‘저 음주자’ 집단이 ‘고 음주자’ 집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간때우기 시청동기는 ‘고 음주자’ 집단이 ‘저 음주자’ 집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술방 시청을 습관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반면, 평소 술을 적게 마시는 사람들은 술과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 술방 크리에이터와의 소통을 하기 위해 등 좀더 구체적이고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술방을 시청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2021년 8월 7일 기준

술방이 코로나 시대의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유튜브 등 소셜 비디오 플랫폼에서의 술방이 주류 광고/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정부가 2021년 6월 30일부터 옥외 술 광고 금지, TV 술 광고 규제 강화 조치를 시행함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유튜브 등 소셜 비디오 플랫폼에서의 광고는 더욱 확대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보건복지부 「국민건강증진법」 음주폐해예방 관련 개정). 특히 논란이 되었던 ‘뒷광고’ 등이 술방에서도 역시 늘어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청소년의 음주 조장도 염두에 둬야 할 점이다. 

광고 채널로서 술방을 앞서 언급한 사회적 이슈를 고려하면서도 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해야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술방 시청자의 시청동기 분석과 그에 따른 시청 효과는 향후 술방과 주류 광고/마케팅에서 소비자를 어떻게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을지에 대한 흥미로운 함의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 원문 : 강승미, 유주연, & 유승철. (2021). 왜 그들은 ‘술방’을 보는가?: 소셜미디어 음주 일인방송 시청동기와 콘텐츠 태도에 대한 탐색적 연구. 사회과학연구, 60(2), 407-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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