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e의 Art Talk] 앤디워홀은 왜 버거킹을 먹었나?

[Kate의 Art Talk] 앤디워홀은 왜 버거킹을 먹었나?

  • Kate 기자
  • 승인 2019.02.08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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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슈퍼볼 화제의 광고를 소개합니다.
"#EatLikeAndy#BurgerKing

#EATLIKEANDY. 해쉬태그#앤디처럼 먹어라. 이 영상은 2019년 미국 슈퍼볼 경기(기사 하단의 각주해석 참고*) 중에 노출된 광고입니다. 팝아티스트인 앤디워홀(Andy Warhol)이 버거킹의 와퍼를 먹고 있는 모습이죠. 그렇다면 버거킹이 슈퍼볼 광고를 위해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재현배우를 찾아 훈련시킨 걸까요?  

아닙니다. 광고 속의 워홀은 진짜 앤디워홀이죠. 버거킹의 야심찬(?) 슈퍼볼광고 영상은 1982년에 워홀이 출연한 다큐멘터리 영화의 일부를 "편집"한 것으로 제목은 '미국의 66가지 풍경(66 Scenes from America)'입니다. 영화는 아무런 설명없이 담담하게 그가 버거킹을 먹고 있는 장면을 5분 정도 보여 줍니다. 꾸밈이나 편집이 없는 롱테이크 샷으로 말이죠. 광고는 와홀이 출연한 5분 중에 45초를 깔끔하게 편집했습니다.

영상은 종이의 바삭거림, 케첩을 흔들고 짜내는 소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입을 베어무는 과정을 여과없이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네티즌들은 광고를 보자마자 다양하게 반응합니다. "45초짜리 먹방 그 이상", "앤디워홀이 ASMR(자율신경 쾌락반응)했다" "가장 좋아하는 슈퍼볼 광고", 등 유튜버들이 찍은 영상처럼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광고는 반전의 스토리를 감추고 있었습니다. 한 패스트푸드 전문가의 주장으로 SNS상에서 논쟁을 일어나는데, 워홀은 촬영을 앞두고 현장에서 "Where is  the McDonald's?"라고 하면서 맥도날드를 찾았다는 거죠. 영화감독인 Jorgen Leth(요르겐 레스)의 인터뷰 중에, 촬영장에서 앤디워홀과 나눈 대화가 묘사되어 있었고 감독은 그가 브랜드와 함께 보이는걸 거부할까봐, 조심스럽게 버거킹 포함 3개의 버거를 주문했는데, 그는 거기서 맥도날드를 찾은 거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영상의 2분20초~3분 20초 사이에 공개됨]   

SNS에서 빌 오클리(Bill Oakley)라는 패스트푸드 전문가는  "미안해요. 앤디워홀은 사실 맥도날드를 선호했어요." 라고 폭로하면서(Sorry, Andy Warhol Actually preferred McDonald) 은근히 버거킹의 슈퍼볼 광고를 디스하는 내용을 올렸고, 그의 주장은 #EatLikeAndy(앤디처럼 먹어라)는 결국은 "맥도날드가 준비되지 않았을 때 버거킹을 먹으라는 것"이라며 광고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미국의 한 자유기고가는 "Warhol eats a second-rate burger; the snake eats its own tail." 이렇게 평을 남깁니다. 워홀은 정말 2등급 버거를 먹은 걸까요? 

버거킹의 슈퍼볼 광고는 아직도 SNS상에서 논쟁 중입니다. 버거킹 슈퍼볼 광고를 준비하던 광고기획자는 이 다큐멘터리 영상을 발견하고 잭팟(Jack Pot: 도박에서 큰돈을 따는 것)를 외쳤을지 모릅니다. 앤디워홀처럼 먹는 먹방패로디가 뜨고, 사람들이 영상을 따라할 거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과 같은 인기를 예상했을지도 모르구요. 하지만 엉뚱하게도 비하인드 스토리 영상 때문에 다시 "맥도날드와의 또 다른 전쟁"을 치루고 있네요. 라이벌 브랜드의 숙명일까요?...

앤디워홀은 팝아티스트로 성공하기 전에 광고 일레스트레이션을 전문으로 하는 Adman(애드맨)이었습니다. 그는 아트 디렉터(Art Director)로 활동하며 젊은시절부터 다양한 브랜드에 노출되었고, 팝아티스트로 명성을 얻은 작품에는 캠벨수프, 하인스케첩, 그리고 코카콜라 등 상업적인 브랜드 이미지들을 직접 사용했죠. 어쩌면 앤디워홀은 버거킹과 맥도날드의 관계를 알고, 촬영장에서 "Where is the McDonald?"라고 그의 까다로운 로고 디자인 취향을 밝히면서, 특이한 Sense of Humor(유머감각)를 발휘한 건 아니었을까요?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타고난 팝아티스트로서의 기이한 행적과 본능은 살아있어, 2019년 슈퍼볼 광고를 통해 우리들에게도 뭔가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듯 합니다. 커머셜(Commerical) 브랜드는 늘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이죠. 그의 순수함이 살아있던 젊은 시절, Vogue, Vanity Fair 등 패션지와 작업했던 일러스트들을  감상해보시죠

Miss Dior Shop Window Display By Andy Warhol
Dior By Andy Warhol

Super Bowl :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스포츠 경기 중계로 "미국 프로풋볼 경기의 최종 결승전"이다. 슈퍼볼 경기 중에 방영되는 광고 단가는 해마다 기록이 갱신된다. 2019년 광고단가는 한화로 1초당 2억에 가깝다. 남성타겟인 맥주, 자동차, IT 테크놀로지 그리고 패스트푸드 브랜드 광고의 전시장이다. 올해는 아마존, 버드와이저, 현대자동차,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광고가 화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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