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어떠한 이유라도 용납할 수 없는 '데이트 폭력', 법적 처벌의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 높아

[트렌드모니터] 어떠한 이유라도 용납할 수 없는 '데이트 폭력', 법적 처벌의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 높아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2.03.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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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1년 12월 8일~12월 12일
조사 대상: 연애 경험이 있는 만 19~59세 성인 남녀

[ 매드타임스 채성숙 기자]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연애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데이트 폭력’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어떤 형태의 데이트 폭력도 용납될 수 없다는 인식이 매우 강한 가운데, 여전히 빈번하게 발생하는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거의 모두(96.9%) 한 목소리로 “데이트 폭력도 엄연한 범죄”, 반면 13.3%만이 “데이트 폭력은 연인간 사랑 싸움이므로 둘이 해결해야”

자신의 어떤 행동(욕, 거짓말, 바람)과 관계 없이 상대방의 폭력이 허용될 수 있다는 인식도 현저하게 낮은 수준

기본적으로 거의 모든 응답자(96.9%)가 데이트 폭력도 엄연한 범죄라는 주장에 동의할 만큼 ‘데이트 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반면 데이트 폭력은 결국 연인간의 ‘사랑 싸움’이라면서 둘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치부하는 사람들(13.3%)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히 어떤 사유로라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인식이 더 공고해진 것으로 보여졌다. 만약 자신이 연인에게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로 인해 폭력이 허용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서 이러한 태도를 확인해볼 수 있었다. 자신이 가족 및 친구들 앞에서 상대를 우습게 만들었거나(8.5%), 욕(7.9%)과 거짓말(5.4%)을 했거나, 헤어지겠다고 했을 때(1.5%) 상대방의 심리적, 신체적, 성적인 폭력 중 한가지라도 허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매우 드물게만 나타난 것이다.

상대적으로 자신이 다른 이성과 바람을 피웠을 때(13.4%)는 상대방의 폭력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다소 높은 편이었으나, 2019년 조사와 비교해보면 바람을 핀 것이 원인(19년 19.2%→21년 13.4%)이더라도 상대방의 폭력을 허용할 수 없다는 생각이 더 강해진 모습이었다. 다만 남성의 경우에는 자신에게 원인이 있을 때는 상대의 폭력을 용인할 수 있다는 생각을 여성보다 좀 더 많이 하는 특징을 보였다.

 

데이트 폭력이 허용될 수 없다는 인식은 폭력의 형태와도 무관해, ‘신체적 폭력’과 ‘성적 폭력’을 용납 못하는 태도 매우 강해

사적인 일이므로 제3자가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신체적 폭력(6.3%)과 성적 폭력(7%) 모두 매우 적어

어떤 경우에도 데이트 폭력이 허용될 수 없다는 인식은 ‘폭력의 형태’와도 무관해 보였다. 먼저 연인관계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폭력’에 대한 생각을 살펴보면, 사랑의 한 형태일 수 있으며(동의율 2%), 사소한 것이고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고(2.4%) 생각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또한 연인간의 신체적 폭력은 사적인 일이므로 제3자가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동의하는 의견(6.3%)보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82.9%), 즉 제3자가 개입할 수도 있다고 보는 시각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모습이었다. 그만큼 연인관계에서의 신체적 폭력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지 않고 누구든 개입해야만 하는 ‘범죄행위’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인관계에서 발생하는 ‘성적인 폭력’에 대한 인식도 비슷했다. 성적 폭력이 사랑의 한 형태이고(1.8%), 사소한 것이며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며(3.4%), 사적인 일이므로 제3자가 개입할 필요가 없다(7%)는 생각 모두 매우 드물었다.

상대적으로 ‘심리적 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낮지만, 심리적 폭력에 대해서도 제3자가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은 17.3%에 불과해

만약 자신이 데이트 폭력을 당하게 될 경우 경찰에 신고할 것이라는 응답(19년 67.9%→21년 75.1%)이 더욱 높아져

다만 간접적으로 자행되는 ‘심리적 폭력’에 대한 민감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연인간 심리적 폭력은 사적인 일이므로 제3자가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17.3%)이 다른 사안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 것이다. 물론 제3자가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절반 이상(56.6%)에 이를 정도로, 전체적으로는 심리적 폭력도 결코 사적인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연인간의 심리적 폭력이 사랑의 한 형태이고(5.7%), 사소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12.6%)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은 수준이었다.

한편 대부분의 사람들은 향후 데이트 폭력을 당하게 될 경우 신고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밝히기도 했다. 전체 응답자의 75.1%가 만약 데이트 폭력을 당하게 된다면 경찰에 신고할 것이라고 응답한 것이다. 2019년 동일 조사에 비교했을 때 이러한 인식(19년 67.9%→21년 75.1%)은 더 높아진 모습으로, 그만큼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남성(63.2%)보다는 여성(87%)의 신고의향이 훨씬 높은 편이었다. 또한 다른 연인의 데이트 폭력 장면을 보게 될 경우에도 쉽게 지나치진 못할 것 같다고 말하는 응답자가 67.1%에 달했다.

 

여전히 한국사회의 ‘데이트 폭력’은 심각하다는 평가, 전체 93.6% “알려지지 않은 데이트 폭력의 사례가 매우 많을 것이다”

전체 84.7% “우리사회는 연애와 혼인관계에서 발생하는 일을 ‘사랑싸움’이나 ‘다툼’ 정도라 무미하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데이트 폭력에 대한 높은 경각심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현재 한국사회의 데이트 폭력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86.2%가 요즘은 과도한 집착과 사랑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바라봤으며, 알려지지 않은 데이트 폭력의 사례가 매우 많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무려 93.6%에 이르렀다. 여성과 중장년층, 그리고 기혼자의 우려가 좀 더 커 보였다. 이러한 인식은 2019년 조사 결과와 유사한 수준으로,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는 생각도 하게 만든다. 오히려 10명 중 6명(58.8%)은 요즘은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특히 20대~30대 젊은 층에서 더 많이 체감하는(20대 61.6%, 30대 68.4%, 40대 57.2%, 50대 48%) 부분이었다.

또한 우리사회는 연애와 혼인관계에서 발생하는 일을 ‘사랑싸움’이나 ‘다툼’ 정도라 무미하는 경향이 크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84.7%에 달했다. 데이트 폭력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개선되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20대~30대 젊은 층보다는 40대~50대 중장년층에서 데이트 폭력을 가볍게 여기는 태도를 더 많이 우려하는(20대 73.6%, 30대 85.2%, 40대 90.4%, 50대 89.6%) 편이었다. 그래도 이전보다는 데이트 폭력을 가볍게 보지 않는 인식이 조금은 높아진 것 같다는 의견(88.3%)이 많은 것은 다행이지만, 아직은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데이트 폭력’ 관련 이야기를 들으면 연애나 결혼을 하는 것이 무섭게 느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55.8%)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이다.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이 개인의 연애 및 결혼에 대한 가치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다수가 한 목소리로 “데이트 폭력 방지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고(91%), 처벌 법규를 보다 엄격하게 만들어야 할 필요 있어(88.3%)”

전체 68.7% “연인 및 혼인관계에서 배려나 존중을 받지 못했다면, 단칼에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봐

그만큼 데이트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사회적 차원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가령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주장하는 것처럼 데이트 폭력 방지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고(91%), 데이트 폭력을 처벌할 수 있는 법규를 보다 엄격화하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88.3%) 보여진다.

미디어 영향력을 우려하는 지적도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었다. 비록 이전보다는 목소리가 줄어들었으나 요즘 드라마가 데이트 폭력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19년 52.1%→21년 37.2%), 남녀관계의 강압적 태도를 묘사하는 장면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19년 73.8%→21년 65.1%)는 우려는 여전히 많은 편이었다. 물론 데이트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개인적인 대처’일 것이다.

전체 응답자의 68.7%가 주장하는 것처럼 연인 및 혼인관계에서 배려나 존중을 받지 못했다면, 단칼에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30대(76%)가 가장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예전보다는 ‘연인관계’에서 지나치게 한쪽이 상대방에게 순응하는 태도가 옅어진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해석해볼 수 있었다. 누가 되었든 한 사람의 ‘양보’나 ‘희생’이 없이는 연애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19년 67.1%→21년 61.6%)과 연인이 자신에게 집착하는 것이 그만큼 자신을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생각(19년 35.4%→21년 32.3%)이 조금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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