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외로움이 일상이 된 시대” 사회의 역할을 기대하는 사람들

[트렌드모니터] “외로움이 일상이 된 시대” 사회의 역할을 기대하는 사람들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2.06.17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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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2년 4월 27일 ~ 4월 29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 매드타임스 채성숙 기자]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의 감정을 느낀다. 그만큼 외로움은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외로움의 감정이 심화되거나 지속되면 위협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최근 경기 불황, 소득 격차 등에 치여 스스로를 외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확산된 비대면 문화도 고독 사회로의 진입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외로움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의 개입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향후 사회와 정치의 역할에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출처 픽사베이

우리 사회 ‘외로움 문제’ 심각 수준... 54.6% “일상에서 외로움 느껴”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외로움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사회의 외로움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회 전반적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응답(89.6%(2019) → 88.5%(2021) → 87.7%(2022))이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고연령층의 외로움 체감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하지만 자신이 속한 연령대를 외로움에 취약한 연령대로 구분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는데, 이는 외로움 문제가 특정 세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짚어주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도 2명 중 1명 수준(54.6%, 동의율)으로 평가되고 있었다. 이전 조사 대비 소폭 감소하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59.5%(2019) → 60.2%(2021) → 54.6%(2022))이었으며, 특히 저연령층(20대 60.8%, 30대 60.8%, 40대 54.4%, 50대 42.4%)과 계층 수준을 낮게 평가한 응답자(하층 55.7%, 중하층 59.7%, 중간층 49.8%, 중상층 이상 53.4%)일수록 외로움 문제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반대로 가족과 같이 살거나(4인 이상 48.6%, 3인 가구 57.5%, 2인 가구 55.5%, 1인 가구 62.4%) 배우자나 자녀가 있는 경우(기혼 유자녀 49.5%, 기혼 무자녀 56.4%, 미/비혼 58.3%, 기타 52.9%) 비교적 외로움을 덜 느끼는 편이었다.

경제적 여유 부족, 코로나19 영향 나타나... 외로움조차 혼자서 해소해야 하는 모습

외로움의 감정은 여러 이유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중에서도 경제적 여유 부족(40.2%(2019) → 41.5%(2021) → 37.7%(2022))을 주 원인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남성(남성 42.1%, 여성 33.1%)과 계층 수준이 낮게 평가한 응답자(하층 75.9%, 중하층 45.2%, 중간층 21.7%, 중상층 이상 25.6%)일수록 경제적 이유로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편이었다. 그 다음으로 딱히 만날 사람이 없는 것 같고(37.0%(2019) → 30.7%(2021) → 34.4%(2022)), 주변에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없어서(28.7%(2019) → 32.9%(2021) → 33.3%(2022)) 외로움을 느낀다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다른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과 비교되고(30.4%(2019) → 27.1%(2021) → 30.4%(2022))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듯한 느낌(31.3%(2019) → 29.7%(2021) → 29.7%(2022))이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31.4%(2019) → 32.7%(2021) → 28.9%(2022)) 등도 외로움의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외로움이었다. 타인의 행복을 나의 불행으로 삼는 모습은 특히 젊은 세대(20대 38.2%, 30대 32.2%, 40대 25.0%, 50대 23.6%)에게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 에 올려진 타인의 게시물로 인해 직·간접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저연령층 응답자에게서 코로나19로 가정 내 체류 기간이 늘며 외로움을 경험하는 일(20대 44.0%, 30대 43.6%, 40대 39.2%, 50대 30.4%)이 많아졌고, 부정적인 감정 표현이 더 잦아지고 강해졌다는 응답(20대 29.2%, 30대 30.8%, 40대 23.2%, 50대 21.6%)이 비교적 더 높게 나타났다.

한편, 일상에서의 외로움 해소를 위해 주로 TV 시청(42.0%(2019) → 37.9%(2021) → 44.7%(2022)), 취침(33.4%(2019) → 27.6%(2021) → 35.5%(2022)), 음악 감상(32.6%(2019) → 29.4%(2021) → 35.3%(2022)) 등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맛있는 음식 먹기(28.2%(2019) → 29.4%(2021) → 34.4%(2022)) 영화 감상(31.1%(2019) → 26.4%(2021) → 31.9%(2022)), 산책(21.3%(2019) → 22.3%(2021) → 30.6%(2022)) 등에 대한 응답도 뒤이어 확인할 수 있었다. 작년 조사와 비교해 외로움 해소의 방법이 더 다양해지고 이에 의지하는 비율도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개인 활동’에 치중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 전반적인 관계망이 느슨해졌다는 걸 읽어볼 수 있었다.

실제로 코로나19 상황이 정리되면 사람들을 만나 술도 마시고 이야기도 하고 싶고(20대 66.8%, 30대 68.4%, 40대 74.0%, 50대 70.8%) 온라인 소통보다 오프라인 만남이 그립다는 응답(20대 58.8%, 30대 60.8%, 40대 63.2%, 50대 66.0%)이 비교적 높게 평가되고 있어 대면 소통에 대한 욕구가 발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면 소통에 어려움 느끼는 사람들 늘어나

하지만 사회적으로 외로움 문제가 장기화되며 대면 만남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의 시선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낯선 사람과도 금방 친해지는 사람들이 부럽고(20대 56.0%, 30대 53.6%, 40대 46.8%, 50대 49.6%) 실제로 사람들을 만난다면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응답(20대 45.0%, 30대 40.8%, 40대 38.8%, 50대 26.0%)을 확인해볼 수 있었으며, 직접 대면 소통하는 것이 두려울 때가 있고(20대 42.4%, 30대 45.2%, 40대 38.8%, 50대 24.0%) 오프라인 카페 등에서 대면 주문하는 것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진다는 응답(20대 24.0%, 30대 22.4%, 40대 20.0%, 50대 14.0%)도 알아볼 수 있었다.

특히 2030 젊은 세대가 대면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더 많은 편이었다. 평소 외로움 수준이 높을수록 스스로를 더욱 고립시키는 경향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스스로를 정치 시스템으로부터 단절되어 있다고 느끼거나 일상생활 중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있다는 응답이 더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며 향후 대면 만남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불안정한 인간관계 속에서 오히려 소외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는 점을 짐작해볼 수 있었다.

외로움 문제 해결 위해 정치 역할 중요해

자연스레 사회의 적극적 개입을 바라는 목소리를 확인해볼 수 있었다. 다만, 정치와 사회 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높지 않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력자들은 대중의 일상에 별로 관심이 없을 것 같고(20대 62.8%, 30대 73.2%, 40대 71.2%, 50대 74.0%) 우리 사회가 기본적으로 서로를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는(20대 47.6%, 30대 46.0%, 40대 42.0%, 50대 40.8%) 부정적 응답을 읽어볼 수 있었다. 다만, 외로움 문제 해결을 위해선 국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응답(68.3%, 동의율)을 통해 결국 사회·정치의 힘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특히 20대 대선에서 미래의 변화에 초점을 두고 투표했다는 응답(66.7%, 동의율)이 높게 나타난 점을 살펴볼 때, 향후 외로움 문제 등 전반적인 사회 정책 방향성에 많은 기대가 집중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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