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더 과감해지는 MZ세대 ‘퇴준생’... 취업난 속에서도 조기 퇴사 늘어

[트렌드모니터] 더 과감해지는 MZ세대 ‘퇴준생’... 취업난 속에서도 조기 퇴사 늘어

  • 최승은 기자
  • 승인 2022.07.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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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2년 4월 12일 ~ 4월 14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 매드타임스 최승은 기자] 극심한 취업난, 경기 침체 상황 속에서도 과감히 사직서를 던지는 '청년 퇴준생'이 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MZ세대는 기성 세대와 달리 이직을 곧 '개인의 능력'으로 인식하는 만큼 직장을 잠시 머물렀다 가는 '경험' 정도로 받아들이거나 미련 없이 회사를 떠나는 경향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퇴사에 개방적인 만큼 최근 화두로 떠오른 정년 연장에 대해서도 비교적 큰 호감은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입장에선 퇴준생 증가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이들을 붙잡기 위한 기업과 사회의 고민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71.9% “평상시 퇴사 고민하는 편”... 2030 “퇴사 후 재충전보단 이직 준비”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기 퇴사’ 및 ‘정년’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7명(71.9%, 동의율)이 평소에도 종종 퇴사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사 고민의 주요 원인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한 급여 문제가 가장 큰 편(48.3%, 중복응답)이었고, 그 다음으로 사내 복지나 처우 문제(34.4%), 회사가 직원을 대하는 방식(28.5%)이나 부족한 업무 비전(28.4%) 등을 불만족 요소로 꼽고 있었다.

주목해볼 만한 점은 20대 응답자의 경우 직무에 대한 비전(20대 31.3%, 30대 26.5%, 40대 28.8%, 50대 26.6%), 미래 지향성 부족(20대 28.6%, 30대 16.8%, 40대 20.1%, 50대 25.9%) 등 자신의 ‘성장 가능성’과 연결 지어 퇴사를 고민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난 점이었다. 특히 퇴사 이후엔 휴식(55.6%, 중복응답)이나 여행(50.8%)을 통해 재충전 시간을 확보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었는데, 2030세대의 경우 더 좋은 회사로의 이직 준비(20대 56.3%, 30대 55.7%, 40대 39.1%, 50대 22.8%)를 위해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퇴사 경험자의 10명 중 6명(58.8%)이 입사 1년 이내 조기 퇴사를 경험해본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중 20대와 재직 3년차 미만의 조기 퇴사 비율이 많은 편이었다. 이를 통해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조기 퇴사 비율 증가는 이직 준비 등 ‘환경 변화’의 목적이 크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44.1% “요즘 퇴사 고민 많아져”... 연령별로 ‘퇴사’ 인식 상이하게 나타나

한편, 최근 2030세대의 조기 퇴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모습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4명(44.1%)이 최근 부쩍 퇴사 고민이 많아졌다고 응답했는데, 어차피 직장생활만으로는 충분한 돈을 모을 수 없는 사회적 현실을 이해하기 때문인 것(20대 58.0%, 30대 58.4%, 40대 54.4%, 50대 60.0%)으로 짐작해볼 수 있었다. 특히나 연령과 직급이 낮은 응답자일수록 주변인이나 직장 동료의 퇴사를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거나(20대 60.4%, 30대 56.4%, 40대 46.4%, 50대 43.2%) 오히려 축하해주는 분위기라는 응답(20대 61.6%, 30대 52.0%, 40대 35.6%, 50대 28.4%)이 높게 나타나, 저연령층의 경우 퇴사를 실패나 퇴보가 아닌 ‘새로운 도약’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읽어볼 수 있었다.

물론 연령이나 직급이 높은 50대 응답자의 경우 조기 퇴사에 회의적인 시선을 드러내고 있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간 직장을 쉽게 퇴사하는 젊은 세대가 잘 이해되지 않고(20대 27.6%, 30대 26.8%, 40대 38.8%, 50대 52.8%)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 계획 없이 퇴사를 결정하는 것 같다(20대 22.8%, 30대 32.0%, 40대 40.4%, 50대 50.0%)며 ‘퇴사’를 ‘무모한 도전’쯤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던 것으로, 연령에 따라 ‘퇴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세대별 ‘직장생활 인식’ 극명히 갈려... 연령 높을수록 “퇴사 어려워” 판단

직장생활에 대한 세대별 인식 차이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현재 직장생활에 만족도(43.2%)는 높지 않은 편이었으나 연령이나 직급, 월 급여 수준이 높은 응답자일수록 직장 만족도가 비교적 더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었다. 또한 연령층이 높을수록 평생 직장생활을 할 자신이 있다고 느끼거나(20대 59.2%, 30대 65.6%, 40대 67.6%, 50대 72.4%) 현재 직장 및 자신의 업무에 더 많은 자부심(20대 45.2%, 30대 41.2%, 40대 50.8%, 50대 63.2%)을 느끼는 경우도 많았다. 더불어 이들의 경우 퇴사 의지가 있더라도 당장 퇴사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응답(20대 38.0%, 30대 44.9%, 40대 56.5%, 50대 52.5%)이 더 많이 나타났는데, 아무래도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고 (20대 9.6%, 30대 27.7%, 40대 45.2%, 50대 42.2%) 지금만큼의 돈을 벌지 못할 것 같다는(20대 28.8%, 30대 24.1%, 40대 34.6%, 50대 34.9%) 현실적 부담이 높기 때문으로 해석해볼 수 있었다.

반면, 2030세대의 태도는 달랐다. 이들의 경우 직장생활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경향이 더 강했는데, 경제적인 여유만 된다면 직장생활을 꼭 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고(20대 88.4%, 30대 87.6%, 40대 82.0%, 50대 80.0%) 직장생활을 평생 해야 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20대 82.4%, 30대 77.2%, 40대 68.4%, 50대 68.8%)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직장을 단순 경험의 일환이자 언제든 그만둘 수 있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었다.

물론 세대별 모두 공통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당장 퇴사하긴 어렵고(20대 82.8%, 30대 86.8%, 40대 85.6%, 50대 90.0%) 퇴사 이후 계획이 명확하지 않다면 성급한 퇴사는 힘든 일(20대 76.0%, 30대 79.6%, 40대 82.4%, 50대 86.4%)이라는 높은 수준의 응답을 살펴볼 때, 전반적으로 퇴사를 쉽게 결정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점도 엿볼 수 있었다.

”2030 조기 퇴사 증가는 사회적 원인”... 기업 차원의 개선 노력 더 중요해질 것

더불어 청년 세대의 조기 퇴사 이슈를 바라보는 데에 있어 연령별 구분 없이 사회 구조적 문제를 주요 원인으로 염두하고 있는 점 역시 주목해볼 만한 결과였다. 2030세대의 조기 퇴사 현상이 워라밸과 삶의 자유를 추구하는 태도(60.2%)나 조직보다 개인의 삶을 중요시 여기는 세대적 특성(54.4%)이 많이 반영되는 것은 맞지만, 결국 사회와 기업에 그 책임이 있다는 인식이 연령에 관계없이 모두 높게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조기 퇴사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조직 문화(43.2%)나 만족스럽지 못한 급여 수준(35.5%), 조직에 헌신해야 한다는 압박감(35.1%) 등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이는 결과로, 실제 기업 차원에서도 젊은 직장인들의 조기 퇴사 증가는 심각하게 바라봐야 할 문제(81.0%, 동의율)인 만큼 장기적 기업 비전 제시(79.8%), 복지 제도 확충(79.7%), 수평적 조직 문화 구축(71.8%)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었다.

81.3% “정년 보장은 여전히 큰 메리트”... ”정년 연장 필요하나 체계 개선이 먼저”

한편, 직장인의 희망 은퇴 시기는 평균 58세인 것(20대 54.4%, 30대 57.3%, 40대 58.7%, 50대 61.8%)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퇴가 다가오는 50대 응답자에게서 정년 보장에 대한 선호가 높게 나타났으며, 비교적 퇴사에 자유로운 2030세대의 경우 정년보장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은 편(20대 36.0%, 30대 40.4%, 40대 48.8%, 50대 70.0%)이었다. 그럼에도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8명(81.3%)이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는 요즘 같은 때에 정년 보장은 매우 큰 장점이라는 데에 입을 모았으며,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정년 만 65세 연장안’에 대해서도 찬성 응답(73.8%)이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고령화 등 사회 변화에 발맞추어 정년이 연장되어야 한다는 데엔 큰 이견이 없었으나 2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근무 체계 개선 등 현안 처리가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년 연장보다 임금 체계 및 근무 시간 조정 등이 우선되어야 하며(20대 63.2%, 30대 60.0%, 40대 48.8%, 50대 48.4%) 정년 연장보다 중요한 건 청년 일자리 확충이라는 인식(20대 55.2%, 30대 39.2%, 40대 45.2%, 50대 47.2%)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다만, 이번 정부에서는 본격적인 정년 연장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고(62.5%), 대기업 등에서 시범적으로 정년 연장 제도를 시작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응답(61.8%)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 만큼 향후 정년 연장 관련 논의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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