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아책방 추천도서] 글자 풍경 - 글자에 아로새긴 스물일곱 가지 세상

[최인아책방 추천도서] 글자 풍경 - 글자에 아로새긴 스물일곱 가지 세상

  • 최영호 기자
  • 승인 2019.03.29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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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독창적 시선
예술과 과학 그리고 철학을 아우르는 글자 오디세이
유지원 지음 / 을유문화사
유지원 지음 / 을유문화사

 

타이포그래피 연구자 유지원이 세계 여러 글자에 아로새겨진 사람과 자연, 역사와 문화 등을 들려주는 글자 인문학 책이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다. 저자는 디자이너의 시선에만 머물지 않고, 예술과 과학, 철학 등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면서 다각도로 글자 형태가 품고 있는 스물일곱 가지 세상을 보여 준다. 나아가 저자가 직접 만든 그래픽이나 현장에서 찍은 사진 등 국내에서 보기 드문 도판을 대거 곁들여 이야기뿐 아니라 시각적 재미까지 더한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유럽과 아시아의 글자 풍경을 다뤘다. 독일, 이탈리아, 미국, 영국, 스페인, 터키, 인도, 홍콩 등 다양한 나라에서 글자가 빚어낸 도시 풍경을 그리며 이미 알려진 세계적 도시에서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풍경을 발견할 수 있도록 했다. 2부에는 한글 및 한국인의 눈과 마음에 담긴 풍경을 담았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과 한글의 글자 공간, 궁체와 명조체와 흘림체, 그리고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두각을 드러내는 한글 글자체 디자인을 살펴본다.

3부에는 우주와 자연, 과학과 기술에 반응하는 글자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자동차를 타고 가는데 교차로에서 도로 표지판의 글자체가 잘 보이지 않는다면, 20포인트(Point)가 넘는 크기의 글자체로 만든 책을 읽는다면 우리는 편안히 일상을 누릴 수 있을까? 이 장에서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글자체가 우리 삶뿐 아니라 과학과 기술 등과 얼마나 관련 있는지 알 수 있다. 마지막 4부에서는 바흐의 자필 악보와 윌리엄 모리스가 디자인한 책 《세상 너머의 숲》 그리고 가와세 하스이의 우키요에와 청사 안광석의 전각 등을 통해 종이에 남겨진 자국과 흔적을 사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글자 풍경』은 전공자를 위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자세하게 제공하기보다는, 글자 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이 쉽고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비록 타이포그래피를 공부하지 않았더라도, 이 책을 통해 글자의 생태를 이해하고 그로부터 기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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