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 Tech] 액센츄어 인터랙티브, ‘드로가5’ 인수로 그려본 광고회사의 미래

[AD & Tech] 액센츄어 인터랙티브, ‘드로가5’ 인수로 그려본 광고회사의 미래

  • 김신엽 기자
  • 승인 2019.04.10 08: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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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2019.04.03) 광고업계를 달군 기사 중 하나는 경영 컨설팅 회사 ‘액센츄어(Accenture)’의 독립광고대행사 ‘드로가5(Droga5)’의 인수 소식일 것이다. [참조 1].

‘액센츄어’는 ‘드로가 5’를 인수하며 전략부터 광고까지 모두 가능하게 만드는 엔드–투–엔드 솔루션의 필요성을 들었다. 그런데 액센츄어 이외에도 2018년 11월 30일부터 12월 10일까지 불과 12일 간 독일의 광고대행사 ‘콜 레베(Kolle Rebbe)’, 금융기관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탈리아 ‘SEC 세르비지(Servizi) Spa’, 미국의 ‘에넥시스 컨설팅(Enaxis Consulting)’과 NYC의 ‘어댑틀리(Adaptly’, 브라질의 ‘뉴 콘텐트(New content)’, 캐나다의 ‘자핀(Zafin)’, 그리고 호주의 오라클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프라임Q(PrimeQ)’까지 7개 업체의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참조 2]

컨설팅 업체의 광고 시장 진출은 사실 현재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2010년 경부터 ‘딜로이트(Deloitt)’, ‘PWC’, ‘액센츄어(Accenture)’, ‘IBM’ 등의 컨설팅 회사들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2017년 글로벌 광고 회사 10위 권 중 5개 업체가 포진하며 기존 광고회사의 강력한 경쟁자로 대두되고 있다.

2017년 글로벌 광고회사 상위 10개사 / 출처 Ad Age, Agency Report 2018(2018.04.30)
2017년 글로벌 광고회사 상위 10개사 / 출처 Ad Age, Agency Report 2018(2018.04.30)

컨설팅 회사들의 광고 사업 확장은 디지털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전통적인 IT 컨설팅의 수요감소와 컨설팅 결과에 따른 즉각적인 매출 실현의 요구, 이를 위한 전략과 실행의 통합 필요성을 들 수 있다. 이점에서 ATL 수요의 감소, 매출 실현과 측정 가능성의 요구, 전략과 실행의 통합 등 현재 광고회사에게 요구되고 있는 바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럼 앞으로의 광고산업은 컨설팅 회사와 기존 광고회사와의 싸움으로 봐야 할까?

우문에 가까운 질문이지만 교훈적인 대답을 찾아보면, 컨설팅 회사는 전략과 데이터가 강점이고 광고회사는 크리에이티비티가 강점이라 할 것이다. 때문에 각자의 강점을 빛내거나 약점을 채워가며 전략과 데이터, 그리고 크리에이티브의 융합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회사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원칙론일 뿐이다.

전략과 데이터,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융합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

쉽지 않은 질문이지만 중요한 것은 디지털로 촉발된 광고산업과 컨설팅산업의 통합이며 이를 환경 변화로 이해하고 적응해 나가는 진화의 관점에서 생각해 본다.

광고회사의 진화에 관한 4개의 적응기제를 가진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먼저 한 축(Y축)은 수행 업무의 범위가 될 것이다.

ATL과 디지털, BTL을 포괄한 광고회사와 브랜드 및 기업 전략, IT 전략을 포괄한 컨설팅 회사의 전략과 실행업무가 될 수 있는데 광고회사의 본질인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 내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한 축(X축)은 소비자 통제의 범위가 될 수 있다.

데이터에 기반해 소비자를 이해하고 행태를 추적하며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일련의 활동으로서 소비자 통제 역량이 강화될수록(소비자 행태 예측력이 높을수록) 광고 업무의 주도권을 갖게 될 것이다.

광고회사의 진화를 보여주는 4개의 적응기제
그림 1. 광고회사의 진화를 보여주는 4개의 적응기제

X축과 Y축의 두 가지 변수에 의해 4개의 적응기제를 그려볼 수 있다.

‘개량(Improvement)’

개량은 현재 많은 광고회사가 채택하고 있는 전략으로서 ATL을 기반으로 디지털을 통합하거나 개별 디지털 활동을 통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목표를 달성하려는 일련의 활동을 말한다. 핵심인 크리에이티비티를 기반으로 광고 미디어 이슈 변화에 따라 대응하며 전통적인 광고 비용을 디지털로 전환시키는 단계(P&G의 ATL 축소 등)를 포함한다.

‘구성(Composition)’

구성은 ‘액센츄어’의 ‘드로가5’ 인수, 국내 광고회사의 해외 기업 인수 등과 같이 외연 및 내연의 확장을 통해 신규 역량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인수/합병뿐만 아니라 관련 솔루션 개발, 미디어 교섭권 확보, 신규 미디어 개발 등의 활동을 통해 고객 대응의 폭을 넓혀가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분석(Analysis)’

분석은 데이터에 기반한 소비자 이해의 핵심으로 분석과 전략, 실행을 결합할 수 있는 역량을 말한다.

디지털의 시대는 모든 흔적이 보여지는 가시성의 세계에 다름없다.

데이터는 크기(Volume)와 최근성(Velocity), 다양성(variety)이 확보된 만큼 예측력이 높아질 수 있으며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행, 결과를 반영할 수 있는 프로세스의 내재화를 말한다. 국내 광고회사의 경우에도 데이터 센터를 설립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추세이다.

‘전환(Conversion Maker)’

전략, 데이터, 크리에이티비티를 포함한 광고 전략의 결과는 목표하는 사용자의 위치 이동(심리적 혹은 구매 행태)으로 귀결될 수 있다. 여기에서의 전환은 디지털 미디어에 한정하지 않으며 퍼널 전환, 플랫폼 전환, 고객 전환, 온라인과 오프라인 혹은 그 반대의 상호 전환 등 목표하는 사용자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모든 전략적 접근을 포괄한다.

목표하는 전환을 획득하기 위한 브랜드 경험의 구성과 데이터를 통한 정확한 예측이 시너지를 낼 때 광고회사의 성과로 귀결될 수 있다.

광고회사의 진화 경로
그림 2. 광고회사의 진화 경로

크리에이티비티를 기반으로 한 현재의 단계에서 구성의 방향을 채택할 지, 분석의 방향을 채택할지는 각 사가 처한 여건과 제반 환경에 따라 다른 진화 경로를 거치게 될 것이다 (그림 2  참조). 그러나 변화의 징후는 이미 시장에서 ‘틈새시장(Niche player)'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전환 메이커’는 구성과 분석 역량을 모두 충족하는 자로서 선택한 적응기제에 따라 브랜드 경험 장치의 공급이 우세하거나(구성의 방향을 채택) 소비자를 이해한 콘텐츠 공급이 우세한 형태(분석의 방향을 채택)등으로 개체 별 특색을 지닐 것이다.

 

필자는 광고회사의 비전으로 ‘전환 메이커’ 제안했다.

그러나 시나리오가 어떻게 전개되든 다양하게 분화되는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새로운 소비 습관이 등장하는 환경에서 적응해야 할 몇 가지 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간단히 해당 관점을 소개하며 다음 기회에 상세히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1. 공시적 관점에서 통시적 관점으로

경쟁구도란 이름의 현재 위치 파악에서 벗어나 유기체로서의 브랜드를 추적(Tracking)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언급한 ‘전환’이라 함은 그 자체가 과정 단계 별 목표 수립과 추적으로 ‘비전’을 그리는 일과도 다름없다. 컨설팅업체의 가장 큰 장점이 통시적 관점에서의 기획이다.

2. 스토리텔링

사용자의 인식에 각인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효과적이며 미디어 하나하나를 에피소드로, 다양하게 분화하는 미디어를 효과적으로 조직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도 중요하다.

3. 경계의 해체

제품과 광고의 결합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기획하고 상품화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김신엽 경영학박사. 부산국제광고제 집행위원(콘텐츠 추진 위원장), aSSIST 경영학과 겸임교수. rush1226@nate.com

[참조 1] https://adage.com/article/agency-news/accenture-interactive-set-buy-droga5/317215

[참조 2] http://www.ciokorea.com/news/11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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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yla 2019-04-10 17:14:43
의미있는 분석이라고 봅니다.. conversion 에 대해서 공감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