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인구절벽! 한국사회는 제대로 준비하고 있을까?

[트렌드모니터] 인구절벽! 한국사회는 제대로 준비하고 있을까?

  • 최영호 기자
  • 승인 2019.04.15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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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19년 1월 29일~2월 6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

 

이미지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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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세~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인구절벽’ 현상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경제활동이 가능한 ‘생산가능인구(만 15세∼64세)’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것을 일컫는 ‘인구절벽’ 현상이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 전체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인식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부쩍 중요하게 다뤄지는 ‘인구절벽’ 현상, 용어 인지도(17년 70.9%→19년 76.7%)와 이해도(17년 34%→19년 38.4%) 모두 높아져

‘인구절벽’ 현상이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칠 것 같은 분야로는 주로 ‘경제’와 ‘사회’ 분야를 꼽아

연령이 높을수록 인구절벽 현상이 경제 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20대 73.6%, 30대 80%, 40대 81.6%, 50대 89.2%)으로 많이 예상하는 모습이었다. 경제 분야와 함께 사회 분야(53.9%)도 인구절벽 현상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매우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교육(19.9%)과 정치(16.7%), 국가안보(13.6%) 분야에서의 변화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직장인의 88.3%가 ‘인구절벽’ 현상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바라봐,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인한 생산성 저하 우려

전체 응답자의 88.3%가 인구절벽 현상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성별(남성 87.8%, 여성 88.8%)과 연령(20대 85.6%, 30대 87.2%, 40대 89.2%, 50대 91.2%)에 관계 없이 비슷한 생각이었다. 이런 인식은 2017년 조사(88.6%)와 비슷한 수준. 인구절벽 현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국가의 생산성이 낮아질 것(65.7%, 중복응답)이라는 우려를 가장 많이 표시했다. 또한 1인당 부담해야 할 세수가 많아지고(57.2%), 복지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55.8%)는 걱정도 많이 하는 모습이었으며, 세금이 올라갈 수 있고(44.8%), 국가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44.7%)는 우려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반면 인구절벽 현상이 우리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견은 단 5.6%에 그쳤다. 인구절벽 현상을 긍정적인 변화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취업인구의 감소로 인해 취업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39.3%, 중복응답)는 이유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복지정책이 확대될 것 같고(30.4%), 집값이 떨어져 주거비용이 낮아질 것 같다(26.8%)는 기대감을 함께 내비쳤다.

대부분 ‘인구절벽 현상’이 자신의 삶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가장 많이 나온 의견은 지금까지는 내 생활에 별다른 영향이 없었지만, 앞으로 구체적이지는 않더라도 일정한 영향을 줄 것 같다(48.7%)는 것으로, 연령이 낮을수록(20대 52.4%, 30대 49.2%, 40대 48.8%, 50대 44.4%) 이런 생각을 좀 더 많이 내비쳤다. 또한 10명 중 4명 이상은 빠른 시일 내에 자신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바라봤는데, 그 영향력이 사회 전 분야에 미칠 것이라는 의견(23.3%)과 어디까지 영향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는 의견(18.5%)으로 나뉘었다.

10명 중 6명 “인구절벽 현상으로 내 경제적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 83.4%는 수입 중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바라봐

‘저출산’과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인구절벽’ 현상이 뚜렷해지게 되면 필연적으로 현재 경제활동을 하는 직장인들에게 더 많은 ‘부양 의무’가 지워질 것이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성별(남성 61.6%, 여성 62%)과 연령(20대 62%, 30대 61.6%, 40대 59.6%, 50대 64%)에 관계 없이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는 공통적이었다.

특히 무엇보다도 ‘세금 증가’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는 모습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84.3%가 자신이 벌어들이는 수입 중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앞으로 더 높아질 것 같다고 전망한 것이다. 인구절벽 현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부양 의무’가 결국 ‘세금 증가’라는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고 보는 것으로, 역시 모든 세대(20대 80.8%, 30대 83.2%, 40대 84.8%, 50대 88.4%)가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향후 세금 문제에 대한 관심이 현재보다 높아질 것 같고(85%), 세금정책에 대한 불신은 지금보다 더 강해지게 될 것 같다(77.3%)고 말하는 것도 당연하게 느껴진다.

인구절벽 현상으로 인해 “노인을 위한 복지가 늘어나고(73.9%), 노인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더 커질 것 같다(62.8%)”는 예상을 많이 해

인구절벽 현상은 ‘고령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다양한 정책들이 인구비중이 높은 고령층을 중심으로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3.9%가 노인을 위한 복지가 늘어날 것 같다고 바라본 것이다. 그에 비해 젊은 부부나 젊은 세대를 위한 복지정책이 늘어나고(48.6%),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가 꾸준히 늘어날 것 같다(46.8%)는 의견은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런 전망은 인구절벽 현상으로 인해 향후 노인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는 예상(62.8%)과도 궤를 같이 한다.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는 노년층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서라도 노년층을 위한 복지정책이 우선적으로 시행될 것이라는 인식이 뚜렷한 것이다. 반면 젊은 세대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25.6%)은 매우 적었다.

10명 중 8명 “노년 세대와 젊은 세대의 세대갈등이 더 심각해질 것”, 직장인의 86%는 ‘연금제도’를 둘러싼 갈등도 심해질 것이라고도 바라봐

이렇듯 인구절벽 현상은 젊은 세대에게는 더 많은 세금과 부양의무를 요구하면서, 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정책을 펼치게 만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데, 이로 인해 ‘세대갈등’이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0명 중 8명(79%)이 노년세대와 젊은 세대간의 세대갈등이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성별과 연령에 관계 없이 이런 우려는 비슷했다. 지금도 일자리와 복지정책 등의 문제로 격화되고 있는 세대갈등이 인구절벽 현상이 본격화되면 더욱 첨예해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다.

전체 응답자의 68.6%는 노인들에 대한 공경이나 효에 대한 생각이 지금보다 현저히 낮아질 것 같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젊은 세대의 상대적 박탈감이 세대갈등을 넘어 노년층에 대한 잘못된 행동과 태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게끔 하는 결과이다.

다른 한편으로 ‘연금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직장인의 86%가 각종 연금제도에 대한 갈등이 커질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연금수급자가 많아지게 되면 자신이 납부한 만큼 연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구절벽 현상이 와도 현재의 생활양식과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25.8%)은 적어, 절반 이상은 ‘교육과정’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

인구절벽 현상이 온다고 해도 현재의 생활양식과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4명 중 1명(25.8%)에 그쳤다.

우선 문화소비 측면에서의 변화를 예상하는 시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65.5%가 노령층이 접하는 뉴스와 젊은 층이 접하는 뉴스가 현저하게 달라질 것이라고 바라봤으며, 복고적인 대중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10명 중 6명(58.6%)에 달한 것이다. 향후 고령층의 비중이 높아지게 되면, 문화를 향유하는 방식도 세대별 간극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많은 직장인들이 변화를 예상하는 또 다른 분야는 교육문제였다. 전체 절반 이상(54.5%)이 현재의 교육제도와 시험제도, 교육과정이 크게 바뀌게 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저출산으로 인해 학령인구가 감소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교육의 방향성도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으로, 특히 50대 장년층(20대 48.8%, 30대 50%, 40대 54.8% 50대 64.4%)와 기혼자(미혼 47.9%, 무자녀 기혼자 58%, 유자녀 기혼자 61.2%)가 교육정책의 변화를 많이 내다봤다. 또한 대학을 가지 않아도 직업을 얻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 같고(45.8%), 명문대학 입학을 위한 경쟁이 크게 줄어들 것 같다(41.1%)고 예상하는 시각도 결코 적지 않았다. 다만 그러면서도 앞으로 자녀들에 대한 사교육을 지금처럼 많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37.5%)고 쉽게 말하지는 못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다만 ‘일자리 문제’에 끼칠 영향력은 크게 체감 못해, 32.3%만이 “내 직업이 미래 인구절벽 현상으로 쓸모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아직까지는 ‘일자리 문제’에 끼칠 영향력에 대해서는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3명 중 1명(32.3%)만이 현재 자신의 직업이 미래 인구절벽 현상으로 쓸모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을 뿐이다. 인구절벽 현상이 4차산업 혁명 등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직업의 양상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그런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더 많아 보인다. 다만 현재 직업이 인구절벽 현상으로 더 주목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24.7%)은 더욱 찾아보기 어려웠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많이 논의되는 ‘이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태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32.3%만이 우리나라가 정기적으로 이민을 더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였으며, 인구절벽 문제를 해외동포의 유입과 제3세계의 인력 유입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은 25.2%에 그친 것이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외국노동자의 이민(20대 20.4%, 30대 25.6%, 40대 35.2%, 50대 48%)과 제3세계의 인력 유입(20대 14.8%, 30대 21.6%, 40대 31.2%, 50대 33.2%)에 동의하지 못하는 태도가 뚜렷했다. 물론 여전히 다문화 이주민들에 대한 편견이 많다(81.1%)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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