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ㅕ느의 色끼있는 이야기 14] 무지 감성적인 너

[Yㅕ느의 色끼있는 이야기 14] 무지 감성적인 너

  • Yㅕ느
  • 승인 2019.04.2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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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에도 감성이 있다. 레드를 보면 ‘뜨겁다’, ‘열정적이다’라고 느낄 수 있고, 블루를 보면 ‘차분하다’ ‘차갑다’라고 느낄 수도 있다. 컬러는 감성적인 언어로 표현되고, 반대로 감성을 컬러도 표현할 수도 있다. 이러한 효과를 잘 이용한 기업이 있다.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을 꾸준히 한 컬러로 브랜딩하여 독보적인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이 덕후들의 꾸준한 덕질로 지난해에는 1378억원이라는 엄청난 매출을 기록하였다. 무지무지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이 기업은 어디일까? 바로 무지다.

브랜드가 없는 브랜드 무지는 내추럴 컬러 그대로를 사용한다. 날 것 그대로의 우드 컬러, 가공을 더 하지 않은 상태의 화이트 컬러, 코튼 소재의 페일한 컬러 위주의 제품이 주류다. 이러한 컬러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컬러로 흙, 나무 등의 자연적인 이미지를 연상시켜 온화하고 편안한 감성을 전달한다. 자연적인 컬러는 쉽게 질리지 않는 컬러로 비교적 콘트라스트가 적은 차분한 컬러로 구성되는데, 왜 무지는 많고 많은 컬러 중에 어떻게 보면 임팩트가 없어 보이는 컬러를 사용하는 걸까?

무지는 무언가 더하는 것이 아닌 뺄 것이 없는 상태를 지향한다. 이것은 바로 순수한 날 것 그대로의 컬러 내추럴과 직결된다. 복잡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본질, 오직 한가지의 집중하는 것이다.

제품을 살펴보면 무지스러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레이시 톤의 제품이 주류고, 컬러는 차분하고 부드러운 컬러로 구성된다. 너도나도 자극적인 컬러와 디자인을 내놓는 시장에서 힘을 살짝 빼 온화한 느낌과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의 제품을 만든다.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컬러와 디자인으로 쓸모있는 아름다움을 제안하는 무지, 항상 함께하는 생활용품에 과한 컬러를 제한하고 본질적인 컬러로 다가가 현대생활에 한 템포 쉴 수 있는 안락함을 제공한다. 딱딱하고 복잡한 디지털 세상에 피곤해진 소비자들을 배려하고, 따뜻하고 평화로운 아날로그의 감성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풀메이크업으로 치장한 것보다 민낯의 반짝이는 피부가 아름다울 수 있듯, 화려하고 특이한 컬러보다 날것 그대로 컬러가 더욱 매력적일 수 있다.

따뜻한 인간미 어린 감성을 컬러로 표현하는 무지, 오늘은 무지처럼 내추럴한 모습 그대로 하루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아무도 없는 집 안에서 리넨의 편안한 옷, 따스하고 진한 얼그레이 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음악과 함께 잉여를 느껴보자. 아마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가장 편안하고 본질적인 감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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