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드리븐과 광고회사의 변화

데이터 드리븐과 광고회사의 변화

  • 오성수
  • 승인 2019.04.3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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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들 데이터, 데이터 그러는 걸까? 데이터가 광고회사의 운명을 정말 바꾸기는 할까? 왜 많은 광고회사들이 '데이터 드리븐'으로 가려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데이터를 꽉 잡지 못하면 광고회사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얼마전 크리에이티브 최강자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던 <드로가5>가 <액센츄어>에 인수되었다. 작년에는 JWT와 Wundermann이 메가 합병했다. 이런 움직임은 무엇을 말하는가? 전통적 대행사가 데이터와 디지털캠페인에 강한 디지털대행사, 컨설팅사에 흡수되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추세다. 이를 두고 어니스트영에서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컨설턴트로 일하는 지인이 조언을 전해왔다. ‘크리에이티브 실행 중심에서 전략 컨설팅 중심으로 전환‘, ‘데이터와 테크놀로지 중심으로 전환’을 기해야 광고회사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이런 추세는 익히 알고 있듯 광고시장의 변화에 기인한다. 디지털 매체비가 ATL 매체비를 넘어서고, 퍼포먼스 광고가 확대일로다. ‘광고비 중 절반은 날리는데 어느 쪽 절반인지를 모르겠다‘는 말은 ATL 중심의 전통적 광고 캠페인에 대한 광고주의 불만을 나타낸다.

이제 광고주는 무차별적인 ATL 캠페인이 아닌 1:1, 개인화된 광고 캠페인을 원한다.

이런 1:1 개인화된 캠페인을 하기 위해선 고객 데이터 확보가 필수다. 디지털 모바일 시대가 되며 소위 ‘People Data’ 확보가 손쉬워지며 개인화된 광고캠페인이 가능해졌다. 앱, 웹에서의 구매행동 데이터, 더 풍부한 고객특성파악을 위한 제3자 데이터들(멤버스 데이터가 한 예), 소셜 비정형 빅데이터 확보 등이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데이터만 확보했다고 다 된 것은 아니다.

수집된 데이터를 가지고 핵심고객을 타겟팅하는 분석툴, 소위 <데이터 애널리틱스 솔루션>이 있어야한다. 또한 선정된 고객들에게 1:1 디지털 광고가 집행될 수 있는 <광고실행 플랫폼>이 필요하다. 데이터-분석솔루션-광고집행플랫폼 3각구도에서 가장 핵심은 두뇌, CPU라 할 수 있는 고객분석 솔루션, 데이터 애널리틱스이다. 마케팅의 핵심은 STP(Segmentation-Targeting-Positioning)인데, 데이터를 분석해서 STP 전략을 짤수 있게 해주는 것이 데이터 애널리틱스이다.

아직 빅데이터 마케팅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이다. 1:1 개인화 마케팅을 통합적으로 잘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 회사는 드문 것 같다. 이런 빅데이터 마케팅 생태계가 완벽하게 정착된 것 같지도 않다.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고객분석 솔루션이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웹/앱 고객분석 솔루션을 통해 퍼포먼스 광고/마케팅 기회 개발, 광고주 데이터 컨설팅, 솔루션 라이선싱 사업으로 펼쳐져야 할 것이다. 퍼포먼스 광고/마케팅이 약 2조, 데이터 컨설팅 및 솔루션 사업이 약 1조7천억 시장이라 하니 광고회사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차원에서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

기존 광고주의 퍼포먼스, 개인화 마케팅 니즈에 적극 대응하여 추가적인 사업기회를 발굴할 뿐 아니라 중소 앱광고주 등 신규 클라이언트를 개발하여 파이를 넓혀가야 한다. 이런 시도를 통해 광고대행 모델에서 솔루션사업 모델로 전환도 중요한 도전이다.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 클라이언트에게 컨설팅과 라이센싱으로 수익을 확보하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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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undermann과 JWT가 메가합병하며 내세운 비전이 ‘creative + data & technology company’였다는 건 매우 의미심장하다. 크리에이티브물을 제시해 확보한 광고비로 커미션을 받는 ‘광고대행모델‘은 여러 곳에서 위협받고 있다. 일례로 페이스북, 네이버 등에서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를 내부에 두어 무료로 광고물을 만들어주어 자기 매체에 광고비를 쓰게 한다. 카카오플러스에서는 광고집행플랫폼을 만들어 타켓분석과 광고물테스트까지 해주어 효율높은 광고집행이 가능하도록 한다. 카카오는 우선 중소광고주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렇듯 광고대행사의 영역이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소위 ‘borderless disruption’, 경계를 허물면서 이종 산업에서 파괴적 경쟁자가 나타나는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까를 고민해야하는 시대란 얘기다.

전세계 대행사 순위에서 액센츄어, 딜로이트, IBM이 Top 10안에 드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 컨설팅과 테크놀로지가 리드하며 광고서비스가 보완재로 붙어 시장파이를 확보하는 것이다. 솔루션과 컨설팅이 리드하며 광고비즈니스 기회를 열어주는 진정한 ‘토탈마케팅 컨설팅 비즈니스‘로 발전해가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사람, 조직에 대한 투자가 긴요하다. 데이터 애널리스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확보가 필요하다. 솔루션 비즈니스를 할 조직이 새롭게 구축되어야 한다. 나아가 전사가 데이터 드리븐 문화로 변해야 할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창의성을 생명으로 생각하는 광고회사 사람들에게는 이런 얘기들이 참으로 낯설게 들릴 것이다. 그런데 바라트 아난드가 쓴 <콘텐츠의 미래>란 책의 결론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최고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함정에서 벗어나라. 결국, 모든 것은 연결에 달려 있다‘. 비근한 예로 최고의 기사로 승부를 걸어야한다는 신문사들은 다 망해가고 있다. 그들이 망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디지털 시대에 독자들과 연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제작물로 승부를 걸겠다고 덤비는 모습과 오버랩되지 않는가? 제품과 고객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가 우리 비즈니스의 문제와 솔루션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커뮤니케이터에서 커넥터로 우리의 역할을 변화시켜가자고 한 것이다. 가장 효과적인 커넥터가 되기 위해서는 무기가 있어야 하고 그것이 우선 데이터 드리븐 솔루션이라는 것이다.

“실패와 발명은 떼어놓을 수 없는 쌍둥이입니다. 발명하려면 실험해야 합니다. 만일 어떤 일을실험하기도 전에 그 일이 잘될 것임을 안다면 그건 이미 실험이 아닙니다“. 아마존이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1997년, 아마존의 미래에 반신반의하던 투자자들에게 제프 베조스가 절박하게 호소했던 말이다. 데이터드리븐이 가져올 광고회사의 변화, 가장 먼저 실험에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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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수 대홍기획 전략솔루션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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