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당신의 브랜드는 잘 자라고 있나요?

[특별기고] 당신의 브랜드는 잘 자라고 있나요?

  • 박선미
  • 승인 2019.05.02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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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마케팅"의 저자 두분의 대담을 그 책의 저자이자 대홍기획의 본부장인 박선미 상무의 칼럼에 담았습니다.

“진정성 캠페인을 준비해 오세요”

“진정성있는 아이디어가 먹히는 것 같아”

출처 대홍기획 : 좌)박선미 상무 / 우)김상훈 교수

광고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자주 언급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진정성’ 이라는 단어인데요. 고객들로부터 진정성 캠페인을 해오라는 요청을 받기도 하고, 회사 내부에서 진행되는 아이디어 회의시간에도 적잖게 등장합니다. 정작 클라이언트가 기다렸던 캠페인은 CSR 아이디어였거나. 저희가 제안한 내용은 정서적으로 감동을 주는 톤 앤 무드의 캠페인이 전부였습니다. 정작 누구도 이 개념을 제대로 알지는 못했고 그저 한 시대의 유행처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한 마케팅의 또 다른 수단처럼 말입니다. 실무자인 저는, 이 시대가 원하는 마케팅은 과연 어떤 것인가에 대한 ‘생각의 기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에서 ‘진정성 마케팅’에 대한 강의를 오랫동안 해오신 서울대학교 김상훈 교수님께 질문을 드려봅니다.

박선미 상무(이하 박)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진정성과 마케팅이 얼핏 상반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진정성 마케팅’ 을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요?

김상훈 교수(이하 김) 마케팅의 사명은 본래 ‘좋은 제품을 어떻게 잘 알릴 것인가’ 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마케팅에는 당연히 진정성이 있어야 하는 거죠. 그런데 마케팅이 진정성을 잃어가니까 진정성 마케팅이라는 용어가 생겼습니다. 질문하신 것처럼 진정성과 마케팅이 어떻게 하나로 묶일 수 있느냐고 지적하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진정성 마케팅은 모순어법(oxymoron)이 아니라 동어반복(tautology)인 것입니다.

박) 진정성 마케팅을, 시대정신에 초점을 맞추어 업의 본질을 재정의하고 마케팅의 철학을 이해하고 브랜드의 덕(virtue)을 기본으로 만든다고 하는, 일종의 브랜드의 품격을 창조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되나요?

김) 맞습니다. 말로만 떠드는 마케팅이 아니라 브랜드의 핵심에 집중하고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는 마케팅을 하면 됩니다. 그것이 진정성 마케팅(authenticity marketing)의 핵심입니다.

박) 마케팅 실무자들의 입장에서는 진정성 마케팅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그 방법론을 모르고 있어요. 교수님께서 가장 쉽게 설명을 해주신 다면요?

김) 브랜드의 진정성은 결국 브랜드를 사람으로 보았을 때 느껴지는 인간적인 면모에 있다고 생각해요. 예컨대, 실력이 출중한데도 겸손하며 따뜻한 사람을 다들 좋아하잖아요? 이 시대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인성을 브랜드가 갖겠다고 생각하면 진정성 마케팅의 방법론이 보이지 않을까요?

박) 교수님께서 개인적으로 이 시대에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시는 진정성 마케팅의 사례 하나만 간략히 소개해 주세요.

김) ‘저스트 두 잇(Just Do It)’ 캠페인으로 유명한 나이키를 예로 들 수 있어요. 나이키는 한동안 여성 및 아동 노동력 착취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빈민가 출신 선수의 솔로 투혼, 인종장벽 제거 등의 메시지를 일관되게 표방해 온 결과 미국의 대중이념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되었어요. 최근에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로 국가 제창 때 무릎을 꿇은 콜린 캐퍼닉이라는 미식축구 선수를 모델로 기용하여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타협하지 않는 일관된 브랜드 철학과 신념을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어내는데 성공했어요.

박) 브랜드의 철학과 신념이 중요하군요. 저는 롯데 그룹의 ‘남성육아 휴직 의무화제도’를 사례로 들고 싶어요. 이 시대 남녀모두 ‘함께 육아’를 통해 ‘저출생 극복’ 이라는 소셜 아젠더에 동참하기 위해 시작한 제도인데요. 저희도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면서도 보람을 느꼈습니다. 취지 자체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크리에이티브가 살아났거든요. 거짓이 아니라 진짜였으니까요. 기업이 사회적 이슈에 앞장서서 동참하려는 모습이 많은 공감을 이끌었던 것 같아요.

김) 맞습니다. 요즘에는 제품에 대한 철학만이 아니라 육아와 같은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보여주는 ‘개념있는’ 브랜드가 사랑받고 있어요. 소셜 아젠다가 단순히 캠페인 아이디어가 아니라 브랜드의 핵심 DNA가 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박) 마지막으로 교수님, 진정성 마케팅의 강의도 하셨고 책도 내셨잖아요(웃음). 현장에 있는 마케팅 실무자들에게 이러한 인사이트를 제공해 주시는 개인적인 비전, 이유가 있으시다면요?

김) 상무님도 ‘진정성 마케팅’의 공저자이시잖아요(웃음). 저는 시장 트렌드를 연구하다가 ‘진정성 마케팅’이라는 주제에 꽂혀서 꽤 오래 강의를 했어요. 그런데 강의를 하는 중에 ‘착한 브랜드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 점점 커져서 결국 책까지 쓰게 되었어요. 앞으로 제품간 품질 차이가 사라지면서 ‘어떤 제품인가’보다 ‘누가 만드는가’에 대한 관심이 커질 거고,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아주 중요해질 거라 생각해요. 착한 브랜드를 만들려면 마케팅도 착해져야 하니까, 언젠가 착한 마케팅이 승리하는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


대담에 참여한 "진정성마케팅"의 저자 두분을 소개합니다.

박선미 상무 현재 대홍기획 통합캠페인 본부장 

2000년 대홍기획에 카피라이터 입사/ 2012년 롯데그룹 여성임원 1호 / 뉴욕페스티벌 등 유명광고제 심사위원을 역임 /문화체육부, 금융감독원, 코바코의 자문으로 활동중

김상훈 교수 현재 서울대 경영대학교 교수

마케팅관리, 하이테크 마케팅, 문화 예술마케팅 등 강의/ 한국 소비자학회 회장, 한국 경영학회 부회장, 한국 마케팅학회 부회장을 역임/ 대기업 및 공공단체 등을 위한 자문 및 강연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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