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있었으면 좋겠어 (1) Made.com

한국에도 있었으면 좋겠어 (1) Made.com

  • 김미리
  • 승인 2019.05.15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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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underground(영국의 지하철)을 타면 종종 보이던 광고 중 하나다. 처음에는 가구 회사라고 생각했다. 런던의 토트넘 코트 거리에 쇼룸이 있어 직접 매장도 가봤는데 제품은 몇 개 전시되어 있지 않다. '이건 뭐지?' 호기심에 검색을 해 보았다. 흥미로운 점이 많았다.

회사 내부에 디자이너가 없다. 즉. 회사 내부에서 디자인을 하지 않는다. 공장도 없다고 한다. 그래도 품질에 믿음이 간다는 평가가 많았다. 제품의 결정도 고객의 트렌드에 맞게 고객이 결정한다고 한다. 프로세스랑 시스템이 궁금해졌다. 쇼룸에서 직원에게 물어본 이야기와 구글링을 통해 찾은 운영되는 내용을 정리했다. 그리고 이런 브랜드, "한국에도 있었으면 좋겠어." 라고 생각했다. "들여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라고 생각하게 된 첫 회사였다. 런던에 있으면서 이런 생각을 갖게 된 몇몇 브랜드가 생기기 시작했다.

Made.com은 런던에 본사를 둔 브랜드로 2010년 시작하였다.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13년 TV광고 Great Design Direct from Directors를 통해서 이다. 이후 매년 50% 이상 성장하고 있다. Made.com은 공장을 가지고 있지 않고 대신에 공장에 발주하여 진행한다. 가구 설계 및 제조 프로세스를 간소화하여 제품 설계부터 판매까지 최소 4개월 정도가 걸린다.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2개의 새로운 컬렉션을 출시한다.

이 회사의 역할은 교두보 같은 역할이다. 어찌 보면 큐레이션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디자이너, 고객, 생산업체를 연결해 주고 주문을 받는다. 영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회사라고 한다. 2017년 매출 1억 2,700만 파운드 (약 1,865억 원)였고 이후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 소품의 벽 한편은 제품 전시가 아닌 제품의 이미지가 작은 상자 안에 들어가 있다]

쇼룸에 가면 위의 사진처럼 작은 상자들이 한 벽면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상자 앞에는 소파나 가구의 이미지가 붙어 있다. 열어보면 제품의 이미지가 있고 소파의 경우 천 등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궁금해서 좀 더 프로세스에 대해 살펴보았다.

CEO는 디자이너 출신도 아니고 가구 제작 쪽 출신도 아니다. 금융 쪽 출신으로 영국에서의 디자인이 잘된 소파를 구매하려고 보니 가격이 매우 비싸서 이런 디자인 소파를 중국 제조 공장에 물어보니 매우 저렴하게 만들 수 있어서 이 사업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고객에게 디자인을 보고 좋아하는 것을 투표하도록 한다. 이후 생산이 들어가고 제조업체와 고객을 연결시켜준다.

1. 디자인은 고객이 결정한다. 어떤 디자인을 할지는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한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회사 홈페이지에 스케치를 제출한다. 메이드 닷컴은 실현 가능성을 고려해서 심사를 거친 뒤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사고 싶은 디자인이라면 고객이 직접 후원금을 낸다. 두 달 안에 후원 목표를 도달한 디자인은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 회사에서 출시한다.

[MADE.com Talent lab page] 위 이미지처럼 https://www.made.com/talentlab/에서 후원할 기회를 받고 일정금액 deposit을 하면,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배송받게 된다. 매달 100~150개 디자인 제출-> 2개월에 20개~30개 디자인을 고객들에게 공개하고 이중 2~3개가 실제 제품으로 제작된다.

펀딩이 성공해서 출시가 되면 후원금을 낸 고객들은 30% 할인을 받고 디자이너들은 매출의 5%를 로열티로 받는다. 펀딩에 실패하면 모든 금액을 전부 환불해 준다.

2. 고객들은 잘 디자인된 가구를 저렴하게 살 수 있고, 디자이너는 자신의 디자인을 시장에 선보일 수 있고,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공장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메이드닷컴을 통해 유명한 가구 디자이너가 탄생하기도 한다. 현재는 런던의 Design Museum과 협업도 하여 유명한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받기도 하고 유명 대학의 대학원 졸업 시 참여하게도 한다.

3. 또 하나 이 회사의 주목할 점은 가구회사는 생산하고 나서 제품을 보관하게 되면 생기게 되는 물류비와 보관, 재고 비용이 상당하다. 그러나 여기는 그러한 부분이 빠진다.

가구 배송은 생산업체가 한다. 디자인 채택이 완료되면 1주일치를 모아서 생산업체로 보낸다. 생산업체는 주문받은 만큼 제작하기 때문에 재고관리가 필요 없다. 배송도 생산 제조업체가 직접 한다. 다만 고객은 오랜 시간을 기다린다. 길게는 12주까지 걸리지만 중간단계 없이 저렴하게 본인이 고른 디자인으로 제품을 받으니 불평 없기 기다린다고 한다. 현재는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주문하여 5~7일 이내에 받을 수 있기도 하다.

생산은 중국, 인도, 베트남업체들이 하는데 품질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콘란’이라는 명품만 생각하는 공장들과 협업한다.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창업자는 운이 좋게도 친구가 중국에서 콘란 가구를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였다고 한다. 이후 중국 쪽과 밀접한 생산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제품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고 3D 프린트 또는 컴퓨터를 통해 입체적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 몇 가지 추천 제품은 샘플이 전시된다. 매장은 이를 통해 고객이 디자인을 확인하거나, 소파, 테이블보 등 원단 샘플을 확인하고 얻어갈 수 있다. 진짜 쇼룸은 온라인에 있다.

4. 홍보의 방법도 브랜드가 직접 세일이나 제품을 알리는 온라인 TV 광고를 진행하지만 더 효과적으로 제품을 구매한 사람의 집을 통해 홍보한다.

Made.com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 주로 홈투어 영상이 올라온다

[MADE.com에서 운영 중인 Youtube]

메이드닷컴 유튜브에 hometour(홈투어) 영상이 꾸준히 올라온다. 고객이 직접 리뷰할수 있도록, 메이드닷컴 제품으로 꾸민 집에 대해 보여주고, 본인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방문자들이 인테리어를 직접 보고 구매를 결정한다. 인스타그램이나 플리커 등에도 사진들이 많이 올라온다.

[Shop Instagram, Your #MADEdesign style here 고객의 사진이 홍보가 된다]

디자이너들의 공개적인 아이디어 평가를 통해 더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디자인이 많아졌고 고객이 디자인을 결정하고 쇼룸을 만들게 되면 안목을 높이는 즐거움을 주고 가구 생산, 배송을 통해 생산업체에 맡겨버리면 아주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 영국 내에서도 IKEA의 저렴하고 자주 부서지는 가구에 질려 있었다. 또한 디자인된 멋진 가구는 가격이 비싼 경우가 많다.

온라인 플랫폼 가구 회사라고 할 수 있다. IKEA의 퀄리티 문제에 질린 영국 사람들이 디자인이 뛰어나면서 저렴하고 유니크한 가구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수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에도 점점 커지게 될 것이다. 혁신적이고 젊은 디자인을 선호하는 타겟을 고객으로 삼는다.

이러한 방식의 가구 회사는 플랫폼을 구성해서 쇼룸과 마케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회사 아이템이 될 수 있다. 디자이너가 아니라도 가구 제작자나 공장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이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을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사업 운영 방식이다. 이 브랜드 한국에도 들어왔으면 좋겠다.

 

[Reference]

https://en.wikipedia.org/wiki/Made.com

http://www.ttimes.co.kr/view.html?no=2018102514027745663 / https://www.made.com

https://bdaily.co.uk/articles/2019/04/17/madecom-launches-london-tech-innovation-lab-for-startups

김미리 : 덴츠코리아에서 기획으로 9년 간 근무 / 영국유학 Creative Entrepreneurship 석사 / 현재 기획 프리랜서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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