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ㅕ느의 色끼있는 이야기16] 터질 것 같은 심장의 컬러, 페라리 로쏘 코르소

[Yㅕ느의 色끼있는 이야기16] 터질 것 같은 심장의 컬러, 페라리 로쏘 코르소

  • Yㅕ느
  • 승인 2019.05.28 08: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상엔 위험한 것들이 있다. 이것들은 특별한 컬러로 표시된다. 도로 위 정지 신호등, 화재를 진압하는 소화기, 독이 든 탐스러운 사과, 치명적 매력을 가진 여성의 입술 등 이들은 전부 레드다. 그것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기질 때문이다. 자신을 드러낼 때 최고의 기법의 하나는 컬러를 이용하는 것인데, 사람이 자극 중에 가장 빨리 알아차리는 것은 시각이다. 그중에서도 레드 컬러를 가장 먼저 인식한다. 강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레드 중 가장 강렬하고 치명적인 레드는 무엇일까? 바로 회색빛 도로를 야생적으로 질주하는 수퍼카, 페라리 로쏘 코르소다.

페라리의 로쏘 코르소는 20년대 FIA의 국가별 레이스카 색상을 통일하라는 규정에 맞춰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이 컬러를 사용하면서부터 유래했다. 이 컬러는 비비드한 레드에 블랙이 살짝 가미되어 있는 컬러다. 채도가 가장 높은 이 레드는 시각적인 신경을 강하게 자극해 흥분을 불러일으키는데, 이 컬러를 보고 있으면 마치 심장으로 피가 펌프질하듯 역동적인 에너지가 느껴진다.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이 컬러는 페라리의 로고와 찰떡궁합을 이룬다. 페라리의 텍스트 로고는 F를 길게 늘여 뜨려 마치 레이스카가 재빠르게 질주하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금방이라도 튀어 나갈 것 같은 흑마의 심볼 로고는 본능적 강인함을 어필한다. 로고 컬러 역시 명시성이 가장 높은 비비드 옐로우인데, 이 컬러는 단시간에 근육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생성하여 운동능력을 향상한다. 로쏘 코르소와 비비드 옐로우의 조합으로 더욱 강렬한 이 로고는 이탈리아의 뜨거운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질 뿐만 아니라 페라리의 역사와 기품이 느껴져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형성한다.

도로를 달리다 페라리를 본 적 있는가? 눈을 뗄 수 없는 컬러와 디자인에 심쿵한 적이 있을 것이다. 로쏘 코르사는 유려한 페라리 바디에 입혀졌을 때 가장 완벽해진다. 차체 바디 라인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을 만큼 환상적이다. 스피드를 위해 볼륨감 넘치는 차체 곡률과 물 흐르듯 이어지는 유려한 곡선, 그리고 오로지 가변식 스포일러로 다운포스를 조절한다. 운전석은 이탈리아 장인이 염색한 최고급 질감의 가죽, 한 땀, 한 땀 놓인 완벽한 스티치의 레드 시트가 운전자의 몸을 꽉 잡아준다. 시동을 켜고 엑셀러레이터를 밟는 순간 짐승 같은 사운드와 힘이 폭발하는데, 로쏘 코르소가 가지고 있는 날 것 같은 야성과 순수함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페라리를 몰아본 사람들은 말한다. 페라리의 로쏘 코르소는 그 어떤 레드 컬러의 차량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특별하다고 말이다. 평범한 일반인이지만 자산과 수입 거의 전부를 이 차 한 대에 올인하면서 보유 중인 마니아들도 많다. 그만큼 중독성 있는 차인데, 로쏘 코르소는 햇살 좋은 날 빛을 받으면 완벽한 비비드 레드로 변해 그 어떤 레드보다 찬란하게 빛난다.

로쏘 코르소가 특별한 것은 단순히 컬러 때문만은 아니다. 여기엔 창업자 엔초 페라리의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는 지금까지 F1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평생을 레이스와 스피드에 바쳤고, '최고로 빠른 차'를 만든다는 목표로 페라리를 만들었다. 그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이 차는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로쏘 코르소라는 컬러로 지금까지 계속 생산되고 있다. 이 컬러는 그가 사랑한 레이싱과 이뤄낸 명성 그 자체인 것이다.

레이스 경주 중 피트스톱에서 타이어 4개를 교체하는 시간은 단 4초, 이 짧은 시간에 타이어가 교체되는데, 그것도 아주 정확하게 오차 없이 딱 들어맞는다. 페라리 로쏘 코르소의 매력을 어필하는 데는 4초 아니 단, 1초면 충분하다. 보는 순간, 심장이 반응하니깐 말이다!

 


Yㅕ느 컬러리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