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있었으면 좋겠어 (3) Flat Iron

한국에도 있었으면 좋겠어 (3) Flat Iron

  • 김미리
  • 승인 2019.05.30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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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 살때 많은 친구들이 방문했었다. 모두 첫날의 질문은 '레스토랑 어디가 좋아?' 였다. 현지인의 맛집 추천을 기대에 가득차서 쳐다보지만, 나의 대답은 항상 같았다. 영국에서 맛있는 식당은 이민자나 외국인이 하는 식당이라고...... 프랑스인이 하는 프랑스 다이닝, 이탈리아 식당, 태국 식당, 인도 식당, 베트남 식당, 그리고 일식당과 한국식당이 맛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추천해서 실패한 적이 없는 식당이 바로 플랫 아이언(Flat Iron Steak)이었다.

출처 플랫 아이언 인스타그램

창립자인 Charlie Carroll는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자연과학을 전공했다. 그는 학교 다닐때 고든 램지 레스토랑에서 무보수 알바(아르바이트)로 일했었다고 한다. 인터뷰에서 알바를 고통스러운 기억이라고 언급했다. Flat Iron은 한마디로 가성비가 좋은 식당이다. 전통적인 스테이크 하우스로 저렴한 가성비에 좋은 스테이크를 제공한다. Charlie Carroll(찰리 캐롤)은 플랫아이언을 오픈하면서, 스테이크 하우스에 많이 차지하는 주방 공간, 스태프, 기술 등을 필요로 하는데 이를 매우 단순화시켰다. 예약은 받지 않고 와인은 레드와인 5개, 화이트 와인 5개로만 한정했다. [현재는 7개 매장 중 1곳만 예약을 받는다. 음료 메뉴가 추가된 매장도 많아졌다.] 처음에 매장을  Canary Wharf(서울의 여의도처럼 금융계가 모여있는 곳)라는 지역에서 열고, 테스트를 해보았다고 한다. 테이크아웃 콘셉트로 시작했는데, 9개월 동안 준비 기간을 거쳤다.

스테이크 레스토랑에서 가장 필요한 건 저렴한 고기였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고기의 질은 매우 좋은, 이런 고기를 얻기 위해 Charlie Carrooll은 직접 많은 농장을 방문했다. 요크셔란 지역에서 50마리의 소를 확보했고, 소의 어깨 부위(Chuck)만 가져오는 것을 협의했다고 한다. 쇼디치에서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기로 결정했다. 투자를 받지 못해 팝업 스토어를 열었는데, 이 팝업 스토어에서 스테이크를 먹기 위해 사람들은 90분 이상을 줄 섰다.

Chuck (노란색)가 플랫 아이언에서 쓰는 소 어깨살

플랫 아이언에는 소고기를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칠판이 있다. 품종, 태어난 곳 및 완성된 식단, 등이 포함된 칠판을 통해서 소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 보리, 맥주 양조장, 당밀 등 소의 먹이 정보까지 제공한다. 맥주를 먹은 소는 지방이 풍부하고 많은 마블링을 가질 수 있어서, 더 맛있게 변한다고 한다. 현재는 North Yorkshire에 농장을 가지고 있다. 모든 매장에는 바로 오늘 제공되는 고기에 대한 자세한 소개 내용이 표로 만들어져, 칠판에 적혀 있다.

고기 상태를 보여주는 칠판 [출처:플랫 아이언 인스타그램]

CEO는 향후 3년 동안 1년에 2개 이상의 매장을 열지 않을 거라고 한다. 많은 레스토랑을 오픈해서 빨리 커지면 좋은 방향으로 가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매장마다 다른 점을 이야기한다. 쇼디치 매장에는 난로가 있어 나무에 불을 붙여 별장에 온 느낌을 주고싶다고 했고, 덴마크 스트리트에는 정원의 느낌을 내고 싶다고 설명한다. 코벤트 가든점에는 도살장, 숙성 냉장고와 아이스크림 카운터가 있다. 아이스크림에는 73% 코코아가 남긴 아이스크림을 준다. 일부러 코코아가 든 아이스크림 때문에 코벤트 가든 점을 선택해서 가기도 하였다. 사진은 코벤트 가든점에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과정이다.

초코 아이스크림, 코벤트 가든 점[출처: 플랫 아이언 인스타]

1개의 스테이크를 시키면 10파운드에 스테이크와 칩(감자튀김) 그리고 시금치와 그 양념된 샐러드를 하나 준다. 스테이크에는 굵은 소금이 뿌려져 있다. 조리법도 정해져 있다. 매장마다 특색이 있지만, 매장 모두가 서비스 프로세스는 일정하게 진행된다.

(1) 오픈 시간에 바로 가지 않으면 항상 대기가 있다. 난 항상 대기였는데, 보통 종업원에 대략 대기 시간을 알려주고, 기다릴 거면 핸드폰 번호를 묻는다. 번호를 알려주고 이름을 알려주면 자리가 비었을 때 문자를 준다.

(2) 매장 주위 번화가를 구경한다. 문자가 오면 매장으로 가면 된다. 종업원에게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하고 이름 확인하면, 자리를 안내해 줄 종업원이 온다. 자리를 앉으면 오늘의 고기 상태가 적힌 칠판을 가리키며, 고기 상태를 보여준다. (이건 종업원마다 다르다)

(3) 곧 종업원은 팝콘과 메뉴판, 물 등을 챙겨 온다.

(4) 메뉴판을 볼 시간을 준다. 메뉴판은 별거 없다. 고기는 하나만 적혀있다. 스페셜 메뉴로 칠판에 버거 하나가 추가되어 있다. 심플한 메뉴판... 사이드 메뉴도 감자칩과 샐러드가 전부다. 그리고 음료, 맥주 등이 있다.  [고기는 한종류, 무조건 10파운드의 메뉴판 사진]

메뉴판, 고기는 한 종류, 무조건 10파운드[출처:플랫 아이언 인스타그램]

(5) 종업원이 와서 메뉴를 확인한 후 사라진다. 이때 고기의 굽기 정도를 물어본다. 레어, 미디엄, 웰던, 흔히 알듯이 선택하면 된다. 선택 후 팝콘을 먹으며 기다리면 고기가 서빙된다. 소스를 선택할 수 있고 시금치 같은 풀이 샐러드처럼 나온다.

(6) 사이드로 감자칩 하나와 시금치 치즈 등을 추가해서 먹는데, 소스 역할을 한다. 시금치와 치즈가 석여 있어 고기 위에 얹어 먹으면 맛있다. 여기서 인증샷이 필수다. 칼이 도끼 모양처럼 되어 있어, 꼭 찍게 된다. 우리나라 방문객들 인스타에 넘쳐나는 사진을 볼 수 있다.

플랫아이언 고기 세팅 모습 [ 출처: 플랫 아이언 인스타그램]

플랫 아이언에 대한 영국 신문의 기사를 찾아 보니까 이 창업자의 정신(Charlie Carroll)이 매우 좋았다. 좋은 고기를 저렴하게 제공하기 위해 좋은 고기를 찾아 농장까지 갔고, 좋은 고기를 일정한 퀄리티를 내기 위해 계속 고민하여 공정이 많이 들지 않지만 매우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 했다. 또한 일관화된 매장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을 늘리지만 매장마다의 특색을 계속 만들어 내고 외부 투자를 받아하는 것보다 최대한 본인이 확장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한다. 이러한 노력이 스테이크 판매 레스토랑에서 6번의 평균 테이블 회전율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렴하지만(한국돈 약 15,000원) 분위기 좋고 진짜 맛도 있다!!!. 제일 중요한 것, 맛은 한번도 실망한 적이 없다. 그래서 진짜 한국에도 들어왔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런던 여행시 플랫아이언 인증샷은 넘칠 것 같다.

 

좀더 자세한 내용은 브런치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https://brunch.co.kr/@mirikimsbax/5

 

김미리:덴츠코리아에서 기획으로 9년 간 근무 / 영국유학 Creative Entrepreneurship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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