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Good-bye Plastic (?)

[신인섭 칼럼] Good-bye Plastic (?)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19.06.1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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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만든 젤리팩, 나무섬유로 만든 맥주병, 종이 커트너리 / 출처 https://asia.nikkei.com/Spotlight/Environment/Wooden-beer-bottles-and-paper-straws-Japan-shifts-from-plastic2
나무로 만든 젤리팩, 나무섬유로 만든 맥주병, 종이 커트너리 / 출처 NIKKEI ASIAN REVIEW (Wooden beer bottles and paper straws - Japan shifts from plastic)

1950년대 말쯤이었을까. 깨지지 않는 컵이 나왔다기에 헛소리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럭키가 만들었다는, 진짜 깨지지 않는 컵을 보고 신기해 놀랐다. 그게 플라스틱으로 만든 컵이었다. 플라스틱 제품이 널리 퍼진 것은 제2차세계대전이 끝난 뒤였다. 이제는 우리 생활 필수품이다. 그런데 그 플라스틱이 우리 주변은 말할 것도 없고 바다를 포함해 온 세상을 쓰레기더미로 만드는 주범이 되었다.

2017년까지는 가장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받아 선별, 가공 처리해서 사용하던 중국이 2017년 말 무렵 갑자기 “외국 쓰레기” 받아 들이는 것을 제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렇게 되자 동남아 여러 나라들이 서방 국가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몇 달이 지나 중국을 대신해서 말레이시아가 대타자로 나섰다. 한 달에 22,000톤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받아들이던 말레이시아에 6배가 넘는 14만톤의 쓰레기가 들어오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말레이시아는 물론, 동남아 여러 나라도 플라스틱 쓰레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놀라게 되었고 쓰레기 수입에 규제를 가하거나 금지를 하게 됐다. 미국, 일본, 캐나다 등 선진국에는 난리가 났다. (우리도 플라스틱 쓰레기 수출국의 하나이다.) 거친 말 잘하기로 유명한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은 금년 5월 필리핀에 들어온 캐나다 쓰레기에 대해 “웅장한 리셉션을 준비하세요. 원하시면 잡수세요”라 했다.

한편 세계가 디지털화 됨에 따라 종이를 사용하지 않고 종이 신문의 발행부수는 줄어드니 종이의 판매가 감소된다. 이에 일본의 제지회사들은 걱정이 태산 같다. 2017년 일본 제지 생산량은 2011년 대비 12%가 줄어든 1,470만톤으로 감소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런 종이회사들에게 희소식이 들려왔다.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이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인 일본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대책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가 등장했고, 스푼과 나이프도 종이로 만든 것이 나왔다. 세계 최대의 커피숍을 가진 스타벅스는 내년부터 플라스틱 빨대는 아예 없애겠다고 했다. 이렇게 되자 맥도널드와 그 밖의 몇몇 회사도 뒤따라 나섰다. 그 뿐 아니다. 젤리팩과 맥주병도 나무섬유로 만든 것이 선을 보였다.

다만 일이 간단한 것은 아니다. 종이 빨대는 음료의 냄새가 달라지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제조 가격은 5-6배에 이른다. 또한 종이로 만든 제품 가운데는 음료를 빨아들이는 문제도 있다. 그래서 용기 제조회사는 부엌이나 욕실용으로 나무 제품은 기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NTT 경영 컨설팅 회사에 의하면 플라스틱에서 종이로의 이전은 “멈출 수 없는 추세”라고 한다. 지금 시작은 빨대와 스푼이나 포크 등에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제품의 종류를 늘려서 시장을 넓혀야 할 문제가 있다.

플라스틱 제품의 대치는 일본 제지 회사만의 관심사가 아니며,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경쟁하고 있다.

희랍 전설에 따르면 프로메테우스 신(神)은 인간에게 불 만드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그랬더니 인간은 20세기에 원자탄을 만들었고 원자력 발전소를 만들었다. 플라스틱 제조법을 알려 준 신이 있다면 어느 신인지는 모르지만 큰 실수를 한 듯 싶다.

1960년대 폴리에칠렌 병이 유리병을 대치한 뒤 겨우 60년만에 인간은 플라스틱 병을 종이병으로 대치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60년 전 깨지지 않은 플라스틱 컵은 이제 공해 주범이 되었다.

만사에는 음양이 있는 법일까?

 


신인섭 (전) 중대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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