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s thought] 키이스 라인하드 이야기 3 Any Wednesday

[Kh's thought] 키이스 라인하드 이야기 3 Any Wednesday

  • 한기훈 대기자
  • 승인 2019.06.16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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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 필자는 대홍기획 국제본부에 근무하고 있었다. 당시 업무제휴사인 DDB Needham으로 부터 매주 우편으로 매주 편지가 한 통씩 왔다. 편지의 제목은 Any Wednesday 였고 글을 작성한 사람은 키이스 라인하드 회장이었다. 당시 이 편지는 매 번 국장, 임원, 대표에게 보고 되었고 직원들에게 공람된 후 파일에 철해졌다.

키이스 라인하드 회장이 Any Wednesday를 쓰기 시작한 것은 Needham Harper 대표시절인 1980년이었다. Any Wednesday란 제목은 1964년의 연극 제목과 같은 것이었는데 연극 내용과는 관계 없고 단지 한 주의 중간에 좋은 소식이나 힘이 되는 이야기를 주려는 의도였다. 이 Any Wednesday는 키이스 라인하드 회장이 옴니콤 그룹을 만들고 DDB Needham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하면서도 계속 이어져서 2003년까지 매 주 작성했다. 1987년에 잠시 쓰지 못한 기간이 있었지만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나 장기간 꾸준히 쓴 것보다 더 평가 받아야 할 것은 글의 내용이었다. 그 내용은 광고, 비즈니스, 인생 그리고 그밖의 수 많은 주제들에 관한 한 조각의 지혜나 통찰을 담은 것들이었다. 또한 그의 글은 뛰어난 문장력과 문체를 가진 글이었다.

키이스 라인하드가 Any Wednesday를 작성하기 시작한 것은 회사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전세계 80여 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었던 Needham Harper나 DDB Needham에게 있어서 하나의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것은 몹시 중요하지만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 Any Wednesday라는 메모는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각 나라 오피스의 매니저들이나 직원들은 이 메모를 통해서 그룹 최고 경영자와 일대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나라의 동료들과 만날 기회에는 공통의 주제가 되어주기도 했다. 시카고의 승전보가, 칸의 그랑프리 소식이 전세계의 종업원들을 기쁘게 하고 하나의 문화로 뭉치게 해 주었다. 인터넷이 없었거나 활성화 되기 이전이라 팩스나 우편으로 전달되던 Any Wednesday란 이름의 메모가 만든 놀라운 성과였다.

나는 Any Wednesday를 가장 많이 접한 사람이었고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사람이었다. 거기에서 만난 지혜와 통찰로 수많은 업무적, 개인적 성취를 이루기도 했다. 많은 이들에게 그 지혜와 통찰을 나눠줄 기회도 있었다. 키이스 라인하드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Any Wednesday는 2014년 한 권의 책으로 출판되었다. 광고나 관련 비즈니스 영역의 리더들이 한 번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시대를 뛰어 넘고 비즈니스 영역을 달리 하면서도 큰 공감을 얻을 만한 내용으로 가득한 보석 같은 글들이 담긴 책이다.

 


한기훈 현 (주)BALC 공동대표, 대홍기획 공채1기로 디디비 코리아 및 이지스 미디어 코리아 대표 역임했음 khhan6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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