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적극적 관객 늘어난 한국 영화계, '수상작'과 '흥행작'의 관계는?

[트렌드모니터] 적극적 관객 늘어난 한국 영화계, '수상작'과 '흥행작'의 관계는?

  • 유지영 기자
  • 승인 2019.06.1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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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대상: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
사진 셔터스톡

영화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재미와 감동"... '수상작' 관심 있으나 "어렵다"는 인식 강해

가장 대중적인 문화콘텐츠로 꼽히는 영화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개인의 취향과 선호에 따라 적극적으로 영화를 소비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이번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소식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여전히 영화제 수상작은 ‘어렵다’는 인식이 강한 모습이었다. 

먼저 전체 10명 중 8명(81.5%)이 평소 ‘영화’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영화감상’은 아주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문화활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도는 성별과 연령에 관계 없이 공통적이었다. ‘영화감상’을 통해 대중들이 가장 얻고자 하는 것은 재미와 감동(68.5%, 중복응답)이었다. 현실에서는 쉽게 느끼지 못하는 감정을 스크린 속 이야기를 통해 느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또한 영화를 보면서 기분전환을 하고(53.6%),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39.4%),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34.4%) 사람들도 많았으며, 심리적 안정과 휴식(22%), 영화를 함께 보는 사람과의 교감(15.1%)도 영화감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결과물이었다. 
 

‘줄거리/소재’ 및 ‘장르’ 보고 영화 선택하고, ‘공상과학’ 소재 영화 선호한다

영화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줄거리/소재(65.5%, 중복응답)와 장르(54%)였다. 연령대에 상관없이 줄거리/소재(20대 60.4%, 30대 67.2%, 40대 69.6%, 50대 64.8%)와 장르(20대 54%, 30대 56%, 40대 50.8%, 50대 55.2%)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뚜렷했다. 실제 관람객의 관람평(29.4%)과 주변 사람들의 권유(28.5%), 좋아하는 배우의 출연 여부(27.4%), 흥행 여부(24.3%)도 많이 고려하지만, 관객들은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소재와 이야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10명 중 9명 “과거에 비해 한국영화의 퀄리티가 많이 좋아졌다”, 향후 각종 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더 많이 수상할 것 같다는 전망(75.3%)도 강해

한편 ‘한국영화’에 대한 평가는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10명 중 9명(90.9%)이 과거에 비해 한국영화의 퀄리티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대부분 한국영화의 질적 성장에 공감을 했으며, 앞으로 굵직굵직한 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수상하는 일이 더 많아질 것 같다는 의견이 전체 75.3%에 달했다. 반면 한국영화가 많이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세계적인 수준에 못 미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들(동의 34.7%, 비동의 51.5%)이 많아, 일견 한국영화에 대한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20대 관객의 경우에는 한국영화가 세계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20대 44.4%, 30대 30.8%, 40대 31.2%, 50대 32.4%)을 상대적으로 많이 하는 편이었다. 평소에 한국영화는 잘 안보는 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16.4%)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영화관 관람' 가장 선호하는 이유는 “대형스크린과 음향시설 때문에","집중도" 높아서

주로 많이 이용하는 ‘영화관람 방식’은 역시 영화관에서의 관람(87.9%, 중복응답)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선호되는 영화관람 방식이었다. 그러나 가정 내 TV를 통한 VOD 형태의 영화관람(54.1%)과 컴퓨터(38.9%) 및 휴대용 디지털기기(31%)를 이용한 영화관람도 많이 이뤄지는 모습으로, 영화관람 방식이 예전보다 다변화되었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다.

특히 집 TV로의 영화관람은 50대(64%)가 많이 이용했으며, 20대의 경우에는 컴퓨터(53.6%)와 디지털기기(47.2%)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세대였다. 다른 방식을 이용하지 않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이유는 영화를 보기 좋은 환경 때문이었다. 대형스크린과 음향시설(80.3%, 중복응답)이 존재하고, 그래서 집중이 잘 되기 때문에(55.4%)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다른 한편으로 혼자 가도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19%)이자, 데이트하기에 적당한 공간(16.5%), 여럿이 즐길 수 있는 공간(15.5%)이라는 의견도 존재했는데, 그만큼 영화관이 혼자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과 데이트를 하는 연인, 누군가와 만나는 사람들 모두에게 다 잘 어울리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영화관 티켓 가격 "비싼 편이다" 79.5%... 가격 차등 적용에는 '시간대', '주중-주말' 별로 입장 달라 

그런데 영화 티켓 가격에 부담감을 느끼는 관객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영화관 이용자 10명 중 8명(79.5%)이 영화 티켓 가격은 비싼 편(매우 비쌈 15.2%, 다소 비싼 편 64.3%)이라는 생각을 내비친 것이다. 그에 비해 현재 영화 티켓의 가격이 적정하다는 의견은 20%에 그쳤으며, 저렴한 편이라는 의견(0.5%)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영화관마다 실시하고 있는 ‘가격 차등제’에 대해서는 그 적용 기준에 따라 소비자의 입장 차이가 달라졌다. ‘시간대’를 기준으로 조조와 심야시간의 영화 티켓 가격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찬성하는 입장(86.8%)을 가지고 있는 반면 주중과 주말의 영화 티켓 가격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찬성(48.2%)과 반대(43.3%) 의견이 엇갈리는 것이다. 조조와 심야시간에 상영하는 영화는 요금이 ‘싸다’는 인식 때문에 시간대 차등적용에 거부감을 못 느끼지만, 주중과 주말의 티켓가격을 차별화하는 정책은 영화를 많이 보는 주말에 요금이 더 ‘비싸다’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요일마다 영화 티켓 가격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에 가장 많이 찬성하는 연령대는 40대(58%), 가장 많이 반대하는 연령대는 20대(49.2%)였다. 

 

영화관 이용자 70% “혼자 영화 본 경험 있어”, 개봉 당일 관람(64.2%)과 N차관람(51.4%) 등 보다 적극적으로 영화를 소비하는 사람들 많아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많은 만큼 최근에는 다양한 유형의 영화관람 행태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먼저 영화관 이용객 10명 중 7명(70%)은 혼자서 영화를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관람은 혼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활동으로 꼽히는데, 주로 20~40대 관객들(20대 72.5%, 30대 76.8%, 40대 74.5%, 50대 55.5%)이 혼자 영화를 본 경험이 많은 편이었다. 

영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관객들도 상당히 많았다. 가령 영화관 이용자의 64.2%가 보고 싶었던 영화를 개봉 당일에 본 경험이 있었으며, 2명 중 1명(51.4%)은 같은 영화를 2번 이상 관람하는 ‘N차관람’의 경험을 밝히기도 했다. 평소 영화관람을 많이 하는 20~30대가 개봉당일 영화관람(20대 74.2%, 30대 70%, 40대 59%, 50대 52.1%)과 N차관람(20대 59.7%, 30대 56.8%, 40대 42.9%, 50대 45%)의 경험도 많은 모습이었다. 또한 ‘재개봉’ 영화의 관람 경험(40.5%)도 많은 편으로, 그만큼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거나, 좋아하는 영화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애정을 표현하는 관람객들이 많아졌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그밖에 영화 시사회 참석 경험(38.8%), 배우 무대인사 참석 경험(34.8%), 관객 참여형 영화 관람 경험(12.5%)도 적지 않았다.

 

전체 72.9%가 스크린 상한제 도입 찬성, “영화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고, 몇몇 배급사의 독과점이 심하기 때문에”

 

영화 한 편이 상영관을 독식하는 스크린 독과점 현상을 막기 위해 한 영화관에서 특정 영화에 배정하는 스크린 수를 제한하는 ‘스크린 상한제’와 관련해서는 대부분 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72.9%가 스크린 상한제를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밝힌 것으로, 영화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고(48.3%, 중복응답), 몇몇 배급사의 독과점이 심한 것 같다(46.6%)는 이유를 주로 많이 들었다. 대형배급사에 의해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관객의 권리가 훼손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고해 보인다.

또한 결국은 대형 상업영화만 살아남는 것 같다며(38.7%), 대규모 제작비를 들인 영화만 독점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33.2%) 스크린 상한제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좀 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보고 싶은(33.1%) 바람도 담겨 있었다. 반면 스크린 상한제의 도입을 반대하는 사람들(전체 15%)은 수요가 높은 영화의 상영횟수가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52%, 중복응답)는 경제논리를 가장 많이 앞세웠다.

이와 함께 과도한 규제가 오히려 영화시장을 망칠 수 있을 것 같고(46.7%), 규제 없이 경쟁을 해야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46%)이라는 주장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스크린 상한제’를 찬성하는 의견이 지배적인 만큼 당연히 ‘천만 관객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천만 관객이라는 흥행 업적은 작품 자체가 좋기 때문이라는 인식(54.3%, 비중)이 좀 더 강하지만, 상영관 독과점 때문에 달성할 수 있었다고 바라보는 시각(39%)도 상당한 것이다. 

 

과반수(52.7%)가 “영화제에서 상을 타면 영화가 더 보고 싶어져”, 하지만 “국제영화제 수상과 흥행과는 별로 상관이 없다”는 인식(56.7%) 강해

이번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제영화제에서의 수상은 분명 영화의 매력을 높이는 요소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과반수(52.7%)가 영화제에서 상을 타고 나면 해당 영화가 더 보고 싶어진다는데 공감한 것으로, 영화제 수상작에 대한 매력을 가장 많이 느끼는 연령대는 50대(66%)였다. 영화제 수상작품에 대한 관람 의향도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10명 중 7명 정도(73.4%)가 국내 개최된 유명 영화제의 수상작품을 영화관에서 관람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며, 해외 국제영화제 수상작품을 관람하고 싶은 의향(78.4%)은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국제영화제 수상 여부가 ‘흥행’과 관련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전체 56.7%가 국제영화제에서의 수상과 흥행과는 별로 상관이 없다고 응답한 것이다. 물론 국내에서 ‘티켓파워’가 높은 봉준호 감독이기 때문에 이번 영화의 흥행이 당연시되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국내외 영화제 수상작들의 경우에는 그 동안 영화전문가들의 높은 평가와는 달리 흥행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타면 흥행이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인식은 4명 중 1명(26.5%)만이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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