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와 춤을] 메멘토 몽쉘

[광고와 춤을] 메멘토 몽쉘

  • 황지영 칼럼리스트
  • 승인 2019.07.0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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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에게는 공통적으로 먹어야 할 어떤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뭘 먹을 것인지는 보편성을 넘는 다양성의 문제다. 광고는 몽쉘이 제공하는 지극히 주관적인 ‘치유의 순간’을 시각화한다. 부드러운 맛(“완전 부드러워”)과 새로운 맛(“치즈 케이크가 새로 나왔네”)은 심리적 만족감(‘소소하지만 행복합니다’)을 보증한다. 사적인 공간에 배치된 피아노, 기타, 디지털 건반과 같은 사물들은 음악을 통한 ‘치유’를 내포한다. 내려다보는 하이앵글 숏, 클로즈업 숏의 조합 역시 소소한 세계,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에 대한 새로운 기억을 구성한다. 몽쉘을 기억하라.

광고는 사적인 공간에서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유를 보여준다. 한 손으로 몽쉘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침대에 놓인 디지털 피아노의 건반을 치는 행동, 쇼파에 앉아 기타를 껴안은 채 양 손 엄지와 검지로 몽쉘을 껴안고? 얼굴 앞으로 들어 올리며 전면을 바라보는 행동은 ‘유희’를 내포한다. 이러한 행위는 위생, 먹는 법이란 문화적 규칙을 위반한다. 먹을 것을 들고 다니고, 먹을 것을 가지고 장난치는 행동은 ‘아이의 세계’, ‘즐거움의 세계’를 내포한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어디서든 먹고, 좋아하는 것만 먹는 방식 역시 아이의 세계를 의미한다.

일정한 패턴으로 반복되는 음악처럼 몽쉘의 소비에도 패턴이 반복된다. 바닥에 놓여 있든, 테이블 위에 놓여있든, 쇼파 등받이 위에 놓여있든 접시 위에는 2개의 몽쉘이 놓여있다. 그녀는 사적인 공간 여기 저기에서 한 번에 2개씩 몽쉘을 소비한다.

그녀가 몽쉘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그녀가 작곡한? 몽쉘송에서 드러난다. 대중적인 식품송은 가수의 식품 선호성을 의미하며 동시에 그러한 식품이 그들의 음악적 영감의 원천임을 의미한다. 삐삐밴드의 딸기가 좋아, 강산에의 노란바나나, 윤종신의 팥빙수처럼 아이유의 ‘몽쉘송’은 그녀가 진정 이 가공식품을 좋아하고 있음(‘나의 머리 속에 온통 생크림’)을 간단히 입증한다.

그녀는 먹다가 반쯤 남은 몽쉘을 보면서 “치즈 케이크가 새로 나왔네”라고 말한다. 이는 일종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함축한다. 그녀가 들고 있는 치즈 케이크 우측에 쓰여진 손 글씨 ‘‘신제품’ 몽쉘 치즈 케이크 출시’란 문자는 그녀의 맛 예측이 맞다는 사실과 몽쉘 치즈 케이크 파이의 맛이 진짜 치즈 케익크의 맛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지시한다. 또한 순서의 역전은 2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그녀가 먹고 있는 몽쉘은 누군가(지인 혹은 팬)가 선물한 것이며 그녀는 지금까지 출시된 모든 종류의 몽쉘을 다 맛보았음(몽쉘 매니아)을 의미한다.

서 있을 때, 침대 끝에 앉았을 때, 쇼파에 앉아 있을 때, 누워있을 때 그녀의 손에는 그녀의 옆에는 몽쉘이 들려있거나 놓여있다. 몽쉘은 그녀만의 ‘힐링 푸드’를 의미한다. 광고는 팬을 소비자로 재배치시킨다. 팬은 아이유을 좋아하고, 아이유는 몽쉘을 좋아한다. 균형이론의 예측은 분명해 보인다. 팬은 아이유에 대한 신념과 태도 사이에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몽쉘을 좋아해야만 한다. ‘그들의 일상적인 힐링?푸드’로 몽쉘을 소비해야만 한다.

 

 


황지영 경성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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