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랜드’ 소비자와 함께하는 가전제품 마케팅

‘나나랜드’ 소비자와 함께하는 가전제품 마케팅

  • 유지영 기자
  • 승인 2019.07.04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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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2019년의 트렌드 중 하나를 일컫는 말로 ‘나나랜드’를 꼽았다.

 ‘나나랜드’는 2016년 개봉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라라랜드’를 패러디한 말로, 남의 시선이나 편견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세상의 주인공이 되어 소비하는 사람들의 시대를 빗대어 말하는 키워드이다.

 모델은 날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플러스 사이즈 모델, 나의 행복을 위해 작지만 가성비 있는 제품을 소비한다는 소확행, 진정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는 실버인싸의 등장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나나랜드' 신인류의 등장이다. 

 이들의 등장은 나이나 성별, 심지어는 몸 사이즈와 같이 사회적으로 정형화되어있던 것을 떠나 스스로의 '자존감'을 바탕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2019년, ‘나나랜드’ 소비자들의 다양해진 욕구는 산업 측면에서는 ‘다품종생산’, ‘맞춤형 생산’ 등과 맥락을 같이 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최근 삼성전자는 맞춤형 냉장고 브랜드 ‘BESPOKE’를 선보였다. 흔히 냉장고 하면 어느 집이나 똑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는 집안의 비싼 터줏대감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맞춤형 가전 BESPOKE는 블록을 이용한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가능하다. 소비자들은 업체가 제공해주는 획일적인 디자인의 냉장고 대신 어떤 공간에서든 내 구미에 맞게 조립할 수 있는 매력적인 냉장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현재 BESPOKE는 많은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SNS를 달구고 있다. 

'Bespoke' 관련 해시태그로 검색한 인스타그램 페이지 

 한편 LG전자는 '나나랜드' 신인류와의 소통을 위해 ‘LG전자 신가전 고객 자문단’ 모집을 지난 3일부터 시작했다. 가전제품 기획에 실제 사용자인 소비자들을 자문단으로 초청하여 의견을 적극 반영하려는 시도다(LG전자 고객 자문단 신청 바로가기).

LG전자 고객 자문단은 최근 가전제품 소비 경험이 있는 패널 40명으로 구성된다. 최근 주력 소비 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들), X세대(1960년~1970년 베이비붐 세대 이후의 세대), 와인세대(386세대와 65세 이상 실버세대의 중간에 있는 45~64세의 기성세대), 실버세대(65세 이상)를 아우르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시각을 대변할 예정이다.

출처 : LG전자

이미 LG전자는 고객자문단 활동을 통해 “건조기가 세탁실이 아니더라도 집안 원하는 곳 어디든 설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고객의 바람을 현실화시켜 배수관을 없애고 건조기에 대용량 물통을 기본 탑재한 건조기를 내놓았으며, “공기를 멀리 보내기 위해 서큘레이터를 쓰는 것처럼, 공기청정기도 깨끗한 공기를 멀리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여 강한 바람을 만들어 공기를 멀리까지 내보내주는 ‘클린부스터’를 장착한 제품을 출시하여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모두 실사용자인 고객의 목소리를 귀기울여 듣고, 소비자 중심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결과물이다. 어쩌면 '신인류'의 등장보다도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주인공'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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