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광군제(光棍節)는 광고 소멸의 전조인가?

[신인섭 칼럼] 광군제(光棍節)는 광고 소멸의 전조인가?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18.11.2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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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C 창시자 Don Schultz 교수가 본 광고의 장래

2018년 11월 11일(일)은 예수 탄생 이후 새 기록이 나타난 날이다. 왜?

우리나라 돈으로는 34조5,870억원, 미국 달러로는 307억달러의 물건을 하루 새에 팔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광군제, 우리가 사용하는 한문으로는 光棍節, 광곤절이고 영어로는 Singles' Day, 또는 11/11이라고도 부른다. 중국말로는 요새 쌍십일, 雙十一이라고도 부른다.

이미지 출처 셔터스톡
이미지 출처 셔터스톡

그 시작은 2009년인데 지난 10년 사이에 하루 매출이 7억 달러에서 307억 달러 장사로 증가했으니 4,386배 성장했다. 독일에는 "라인강의 기적"이 있고 한국에는 "한강의 기적"이 있지만 광군제의 이 기록은 "황하(黃河) 혹은 양자강(揚子江)의 기적"이라고나 할까.

좌우간 기적에 가까운 성장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타났다. 1990년대 초에 세계 마케팅업계를 휩쓴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이론(IMC)의 창시자인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교수 돈 슐츠 (Schultz)가 2년전 Journal of Advertising 지에 기고한 글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논의 시작은 광고라는 낱말의 정의이다. 아마도 이 논의는 너무 길어서 다른 기회에 미루기로 하고 그가 광군제와 관련해서 언급한 것을 보면 다음과 같다.

“그러면 이 싱글즈 데이 (Singles' Day. 광군제) 또는 그 밖의 전자나 기술 발전에 바탕을 둔 활동이나 행사가 우리가 광고 혹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라 부르는 것에 대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즉 (이런 행사/활동에는) 매체의 메시지란 거의 관련되지 않으므로 우리가 지금 광고라고 부르는 것의 가치와 영향에 변화를 가져온다. 판매촉진은 있으나 그것도 "현장에서" 구매자에게 사도록 동기를 부여할 뿐이다. 그러면 이것이 광고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장래가 될 것인가?”

광고의 최종 목적이 물건 파는 데에 있다는 것은 학자나 전문가 아니라도 누구나 다 안다. 그러면 하루에 34.6조 물건을 판매한 광군제는 광고/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무슨 시사를 주는가? 말하자면 판매 현장에서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하는 최소한의 광고 이상의 것이 필요 없다는 말이 된다.

광고 혹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장래의 시발점이 되는 광고란 낱말의 정의 즉 광고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한 슐츠 교수가 던진 간단한 질문은 광고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산업 전체에 던지는 의미 깊은 이야기가 된다. 학술 논의가 된 듯 하나 너무도 당돌한 듯하면서도 중요한 이야기이라 일단 이 컬럼에 제기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슐츠의 원문은 Don Schultz (2016). The Future of Advertising or Whatever We're Going to Call It. Journal of Advertising: 453, 276-285에 있다.

광군제 연도별 매출액 (Journal of Advertising​)
광군제 연도별 매출액 (Journal of Advertising​)

신인섭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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