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듯 툭 걸치는 이데올로기

무심한 듯 툭 걸치는 이데올로기

  • 유지영 기자
  • 승인 2019.07.0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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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무역갈등이 한국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토종 SPA(Speciality retailer Private lavel Apparel)브랜드인 탑텐이 동일 카테고리의 일본 기업인 유니클로와 견주며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중이다.

소비자들이 탑텐의 제품에 열광하는 이유는 탑텐이 최근 행하고 있는 ‘리멤버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을 위한 ‘리멤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탑텐은 김구, 유관순 등 독립운동가들의 초상과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프린트한 티셔츠들을 공개한 바 있다.

윤동주 '서시'문구를 프린트한 티셔츠 - 출처: 탑텐

‘무심한 듯 툭 걸치는’ 이데올로기의 시대다. 티셔츠 한 장을 통해 가볍게 스스로의 메시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는 브랜드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메시지마저도 소비하는 현대 소비자들의 특징을 나타낸다.

몇 년 전, 한국에서 한 줄의 메시지를 담은 한 장의 티셔츠가 인터넷에서 논란을 달군 바 있다. “Girls Do Not Need A PRINCE”. 그리고 포맷은 같지만 메시지의 맥락만 다른, 또 다른 티셔츠가 제작되어 SNS를 떠돌았다. "Boys Do Not Need A PRINCESS."

 

티셔츠는 언제부터 사회적인 ‘메시지’를 대변하게 되었을까? 티셔츠에 맨 처음 문구를 집어넣기로 생각한 업계는 영화계라고 한다.  

영화사가 개봉 예정인 영화의 홍보 문구를 넣은 티셔츠를 대중들에게 나눠 주었던 것이다. 영화사의 홍보 문구는 히피들이 티셔츠에 반전 메시지를 새기는 것과 함께 스스로를 표현하고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패션 문화로 변모되었다. 

무심한 듯 툭 걸치는 이데올로기의 시대,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해줄 브랜드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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