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의 금융이해력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고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아직까지 우리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금융을 어렵게만 생각하고, 학습하거나 이해하려는 노력에는 소극적이다.
하지만 금융은 이미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신문 경제면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미 연준(Fed)의 기준금리 결정은 채권 트레이더들에게만 국한된 이슈가 아니다. 지난 10년간 진행된 전 세계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 영향으로 국민들의 실질소득이 감소되지 않았는가.
많은 사람들은 금융 제도와 상품에 대한 무관심과 이해 부족으로 금융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여러가지 유익을 놓치고 있다. 퇴직연금제도가 대표적이다. 국민들의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도입된 지 13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이 제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여전히 낮고, 본래 취지에 맞게 이를 활용하는 사람들도 찾기 힘들다.
금융 홍보를 몇 가지 분야로 나눠 설명하자면 ① 금융 교육과 소비자 금융, ② 전문 투자자 대상 금융 서비스, ③ IR과 주주행동주의, ④ 핀테크와 블록체인, 그리고 ⑤ 규제와 준법감시 등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또한 ⑥ 미국, 영국, 호주 및 홍콩 등 세계 각국의 금융 홍보 현황과 사례를 국내 상황과 비교해 본다면 의미있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금융 교육과 소비자 금융
앞서 설명했듯이 일반인의 금융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함양시킴으로써 금융 제도와 상품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토록 도모하고, 금융회사의 입장에서는 잠재적 고객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전략적 홍보 활동이다.
전문투자자 대상 금융서비스
금융회사의 입장에서 일반 개인 고객이 아닌 연기금, 은행 및 보험사 등 전문투자자를 주요 타겟으로 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홍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언론 매체들은 보다 대중적인 소재를 기사로 다루길 원하기 때문에 취재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상품의 구조와 출시 배경에 대해 전문적인 학습이 요구된다. 더불어 고객사의 영업적 목표 달성을 위한 미디어 전략하에 전술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IR과 주주행동주의
금융 홍보에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와 일반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 뿐만 아니라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s) 및 기업구조조정 등 일반기업의 재무적 거래 활동 관련 미디어 전략 자문이나 기본적인 IR(investor relations) 활동이 포함된다. 최근에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나 사모펀드 규제 완화와 같이 공정경제를 중시하는 정부의 정책기조 속에서 주주행동주의에 나서는 국내외 헤지펀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의 금융 홍보 니즈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핀테크와 블록체인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매킨지가 2015년 10월 발표한 ‘글로벌 뱅킹 연차보고서’에서 2025년 이후에는 핀테크 업체가 은행 소비자 금융 수익의 60%를 잠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듯이, 핀테크 기업들은 PR회사의 입장에서도 기존 제도권 금융회사들과 함께 중요한 고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금융당국의 규제 대응이 아직 미비하여 성장을 가로 막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바 규제 정책 변화에 맞춘 전략적 미디어 대응이 요구된다. 도전적이면서도 액티브한 핀테크 및 블록체인 기업의 특성상 핵심 메시지를 타겟 오디언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새롭고도 흥미로운 홍보활동들이 시도되고 있다.
규제와 준법감시
금융 산업은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는 대표적인 규제 산업으로서 홍보에 있어서도 컴플라이어스 이슈를 빼 놓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같은 금융투자회사의 경우 회사의 평판과 브랜드 영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투자자 보호 관련 법규를 위반했을 때 치러야 하는 대가가 특히 가혹하기 때문이다. 외국계 회사의 경우 자국이 아닌 한국 투자자의 눈높이와 정서에 맞춰서 미디어에 대응하는 접근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Jordan (금융홍보전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