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도로문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로드레이지(Road Rage)’의 위협

[트렌드모니터]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도로문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로드레이지(Road Rage)’의 위협

  • 최영호 기자
  • 승인 2019.07.11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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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19년 3월 29일~ 4월 4일
조사 대상: 월 평균 1회 이상 직접 운전을 하는 전국 만 19세~59세 운전면허 소지자 1,000명
이미지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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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운전면허를 소지하고 있고, 월 평균 1회 이상 직접 운전을 하는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운전문화 및 ‘로드레이지(Road Rage)’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도로 위에서 벌어지는 운전자의 난폭행동 및 보복운전을 뜻하는 ‘로드레이지’ 사례가 점점 더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성숙한 운전문화의 정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운전자 10명 중 7명 정도가 ‘로드레이지’ 사례를 목격한 경험 있어, 로드레이지를 본 경험 꾸준히 증가(15년 61.8%→17년 66.2%→19년 72.6%)

‘로드레이지’라는 용어 자체를 알고 있는 운전자(18.7%)는 많지 않았지만, 운전을 하면서 다른 운전자의 난폭행동이나 보복운전을 목격한 경험은 매우 많은 것으로 보여졌다. 운전자 10명 중 7명 이상이 로드레이지 사례를 본 적이 있다(매우 자주 봄 3.3%, 종종 본 적이 있음 39.4%, 보통 수준 29.9%)고 응답한 것으로, 예전보다 도로 위 난폭행동과 보복운전의 사례가 더 많이 목격되고(15년 61.8%→17년 66.2%→19년 72.6%) 있다는 사실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또한 전체 응답자가 59.3%가 운전 중 시비가 붙어 싸우는 차량을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손가락으로 삿대질을 하며 욕을 하는 운전자를 본 적이 있다는 운전자도 절반 이상(55.2%)이었다. 보복 운전과 같은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더라도 도로 위에서 운전자간의 갈등 양상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보복/위협 운전을 당해본 경험(17년 31.2%→19년 43.9%)과 누군가에게 보복/위협 운전을 한 경험(17년 10.6%→19년 16.2%) 모두 증가

전체 응답자의 43.9%가 보복 및 위협 운전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에 비해 도로 위에서 보복 및 위협 운전을 당해본 경험이 크게 증가(17년 31.2%→19년 43.9%)한 것으로, 그만큼 로드레이지가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운전 중 욕설을 들어본 운전자(17년 40.8%→19년 46.1%)도 더욱 많아졌으며,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보다 운전 중 성차별적인 발언을 들은 경험(전체 23.1%, 남성 11.4%, 여성 34.8%)도 많은 편이었다. 이와 반대로 직접 다른 운전자에게 난폭행동이나 보복운전을 해봤다고 고백하는 운전자도 결코 적지 않았다.

전체 16.2%가 누군가에게 보복 및 위협 운전을 가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운전 중 시비가 생겨 상대방 차량과 다툰 적이 있다고 말하는 운전자도 18.4%였다. 역시 예전보다 누군가에게 보복 및 위협 운전을 한 경험(17년 10.6%→19년 16.2%)과 다른 운전자와 다툰 경험(17년 6.8%→19년 18.4%)이 많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운전 중 욕을 한 적이 있다는 운전자도 10명 중 6명(59.8%)에 이르렀다. 또한 전체 67.9%는 상대방의 개념 없는 운전 행동 때문에 상대방 차량에 ‘클랙슨’을 누르는 등의 행동을 한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록 클랙슨을 누르는 것을 비난 받을 행동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좋아하지 않는 운전자들이 많다는 사실로 미뤄 짐작해봤을 때 도로 위에서 갈등 상황이 자주 빚어지고 있다는 예상은 가능해 보인다.

 

전체 58.9%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운전자를 보면 화가 난다”, 반면 방향지시등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운전자(5.7%)는 드물어

평소 운전자들의 운전 중 감정상태를 평가해본 결과, 운전할 때 가장 화가 나는 상황은 ‘방향지시등’을 사용하지 않는 차량을 볼 때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운전자 10명 중 6명(58.9%)이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는 운전자를 보면 화가 난다는데 공감한 것으로, 운전자의 성별(남성 56.4%, 여성 61.4%)과 연령(20대 61.6%, 30대 60%, 40대 56.4%, 50대 57.6%)에 관계 없이 공통적인 부분이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불쑥 끼어들거나, 빠져나가는 차들이 운전자들로 하여금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반면 스스로 방향지시등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운전자(5.7%)는 드물었다. 그렇기 때문인지 개념 없이 차량이 끼어들었다고 생각이 들면 경적을 울리고(36.8%), 무리하게 끼어드는 자동차는 끼어들지 못하도록 방해할 때가 있다(22.5%)는 운전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반대로 차선을 끼어들기를 했을 때 뒤에서 경적을 울리면 화가 난다고 말하는 운전자(38.4%)도 상당수였다. 다른 한편으로 10명 중 2명 이상은 복잡한 도로에서 신호가 바뀌었을 때 앞차가 지체하면 화가 나고(26.3%), 느리게 운전하는 운전자를 보면 화가 난다(21.6%)고 응답하기도 했다. 다른 차가 자신의 차를 추월하면 화가 난다는 운전자(7.9%)는 거의 없었지만, 앞 차가 느리면 참지 못하고 추월하는 운전자(31%)는 많은 편이었다.

 

운전자 88.4% “상대방이 미안하다는 표시를 하면 마음이 누그러지는 편이다”, 그러나 운전 중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따로 배운 경우 별로 없어

도로 위에서 발생하는 난폭한 행동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운전 중 일어나는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 적절한 ‘사과’를 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졌다. 전체 응답자의 88.4%가 상대방이 미안하다는 표시를 하면 마음이 누그러지는 편이라고 응답한 것이다. 또한 앞에서 운전 중 상대방과 다퉜거나, 난폭한 행동을 했던 경험을 밝힌 운전자 대부분이 만약 상대방 운전자가 미안하다는 표시를 했다면, 난폭한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89.3%), 욕을 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81.3%) 말한다는 사실을 통해서도 운전 중 미안하다는 표현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운전 중 미안함과 고마움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직접 배운 경험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운전자의 13.5%만이 운전면허증을 딸 때 교육 내용으로 배운 적이 있다고 응답했을 뿐이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따로 배우기보다는 다른 운전자를 통해 알았다(65.7%)고 응답했으며, 아예 배우거나 들어본 적이 없다는 운전자도 10명 중 2명(20.8%)에 달했다. 운전 중 가장 효율적으로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시하는 방법으로는 비상등을 깜박거리는 행위가 꼽혔다.

 

대부분 자신의 ‘운전태도’는 높게 평가하는 모습, 79.7% “평소 안전 운전을 한다”, 85.1% “평소 상대 운전자에게 예의를 지키는 편이다”

스스로의 운전 태도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자 10명 중 8명이 평소 안전운전을 하고 있고(79.7%), 주행속도와 신호를 잘 지키고 있다고(76.2%) 응답한 것이다. 또한 거의 대부분의 운전자가 운전을 하다가 실수를 하는 경우 상대방에게 미안하다는 표시를 꼭 하고(85.7%), 평소 상대 운전자에게 예의를 지키는 편(85.1%)이라고 자신을 평가했다. 특히 고연령층일수록 자신은 미안하다는 표시를 꼭 하고(20대 82.4%, 30대 85.2%, 40대 84.4%, 50대 90.8%), 예의를 지키는 편(20대 78.8%, 30대 83.6%, 40대 84%, 50대 94%)이라고 자신 있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더불어 웬만하면 경적을 잘 울리지 않고(77.4%), 차선 끼어들기를 할 때 충분한 양해를 구하고 끼어들기를 하며(82.4%), 다른 차량이 끼어들 때 많이 양보해준다(61.1%)는 운전자가 많았다. 적어도 운전자들이 스스로 평가하는 운전태도만 봤을 때는 도로 위에서의 보복 운전 및 난폭한 행동이 일어나는 것을 상상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10명 중 7명 “요즘 도로 위에서 지킬 것을 지키지 않는 사람 너무 많아”, 절반 이상 “한국사람들은 운전대만 잡으면 감정을 참지 못해”

전반적으로 국내 ‘운전문화’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운전자의 62.6%가 우리나라 도로문화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특히 30대 운전자가 다른 연령에 비해 국내 운전문화에 대한 문제의식(20대 64.4%, 30대 71.2%, 40대 59.6%, 50대 55.2%)을 많이 내비쳤다. 무엇보다도 기본적인 운전예절을 갖추지 않고, 교통규칙을 지키지 않는 운전자들이 많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10명 중 7명(69.9%)이 요즘 도로 위에서 지킬 것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밝힌 것이다. 기본적인 운전예절과 교통규칙을 지키지 않는 운전자가 많다는 생각은 여성(남성 66.2%, 여성 73.6%) 및 20~30대(20대 75.6%, 30대 73.6%, 40대 67.6%, 50대 62.8%) 운전자에게서 더욱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운전자 절반 이상은 한국사람들이 운전대만 잡으면 감정을 참지 못하고(56.5%), 자동차를 타고 있으면 평소와는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는 습관이 있는 것 같다(57.1%)는데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운전태도는 자동차가 ‘익명성’을 보장해준다는 인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으로 보여졌다. 운전자 2명 중 1명이 사람들은 자동차를 타고 있으면 익명성이 보장된다고 생각을 하고(52.4%), 자신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난폭하게 운전하는 것 같다(51.8%)는 의견을 내비친 것이다. 익명성이 보장된다고 믿는 자동차 안에서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고, 도로 위에서 스트레스나 분노를 표출해도 괜찮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바라보는 것이다.

 

도로 위 보이지 않는 계급문화 존재, 전체 68.9% “고급자동차를 몰아야 무시 당하지 않는다”

도로 위에 보이지 않는 계급문화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상당했다. 운전자 2명 중 1명(49.3%)이 도로 위에 강자와 약자가 존재한다는데 동의한 것이다. 이런 생각은 연령(20대 46%, 30대 49.6%, 40대 50.4%, 50대 51.2%)에 관계 없이 비슷했으며, 남성 운전자(44.4%)보다는 여성 운전자(54.2%)가 도로 위 계급문화에 좀 더 공감하는 태도를 보였다. 가령 전체 응답자의 68.9%가 한국사회에서는 고급자동차를 몰아야만 다른 사람들이 무시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내비쳤는데, 이런 인식 역시 도로 위 강자와 약자의 구분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게끔 한다. 더욱이 2017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고급자동차를 몰아야 무시 당하지 않는다는 인식(17년 70.5%→19년 68.9%)이 공고해지고 있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경향이 있고(76.2%), 한국사회에서는 약해 보이거나 만만해 보이면 손해를 본다(75.1%)는 인식이 도로 위에서도 유효한 것으로 보여진다. 결국 자동차의 브랜드와 가격, 외형이 도로 위에서 일종의 위계질서가 형성하고 있다는 인식이 존재하는 것으로, 요즘은 고급자동차를 모는 사람들이 운전을 더 험하게 하는 것 같다는데 절반 이상(52.2%)이 공감하기도 했다.

 

‘음주운전’을 지탄하는 목소리 높아, 85%가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은 운전할 자격 없다”고 주장해

‘음주운전’이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운전자의 85%가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은 운전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였으며,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에도 85.6%가 공감한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라 할 것 없이 음주운전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은 공통적인 모습으로, 최근 강화된 음주운전 처벌기준에 대해서도 대부분 찬성할 것으로 보여진다. 음주운전을 하지 않으려는 노력도 많이 이뤄지고 있었다. 거의 모든 운전자가 조금이라도 술을 마시면 운전을 하지 않고(90.4%), 술을 마실 것 같으면 차를 두고 가는 편(88.6%)이라고 응답했다. 극소수만이 가끔 음주운전을 할 때가 있고(3.9%), 술을 마셔도 평상시만큼 운전을 잘할 자신이 있다(6%)고 말할 뿐이었다.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 적지 않은 모습, 2017년에 비해 “운전 중 스마트폰을 이용하곤 한다”고 말하는 운전자(17년 17.4%→19년 26.9%)가 증가해

한편 최근에는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실제 운전을 할 때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운전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26.9%가 운전 중 스마트폰을 이용하곤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예전보다 운전을 하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운전자가 많아진 모습(17년 17.4%→19년 26.9%)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젊은 운전자일수록 운전을 할 때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태도(20대 30.8%, 30대 28%, 40대 26.8%, 50대 22%)가 강한 편이었다. 대체로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행동과 태도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응답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실제 운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운전자가 생각 이상으로 많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할 것이다. 운전 중 종종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메신저를 사용하거나(21.4%), 인터넷 정보를 확인한다(14.5%)고 말하는 운전자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또한 4명 중 1명(25.8%)은 운전을 하면서 다른 것을 할 때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운전 중 통화를 하거나(50%), 음료나 간식을 먹는(36.8%) 사람들도 비교적 많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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