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고령화 사회의 화두 ‘치매’, 그러나 두려움과 불안감에 ‘치매’를 정면으로 응시하지 못하는 한국사회

[트렌드모니터] 고령화 사회의 화두 ‘치매’, 그러나 두려움과 불안감에 ‘치매’를 정면으로 응시하지 못하는 한국사회

  • 최영호 기자
  • 승인 2019.07.24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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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19년 5월 15일~ 5월 19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
이미지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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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치매’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령화 시대를 맞아 ‘치매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자신도 치매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체로 치매와 관련한 문제를 마냥 두려워하거나, 회피하려는 태도가 강해 보였으며, 사회 및 국가적으로 치매 문제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대부분 ‘치매 인구 증가’ 소식을 알고 있어, 10명 중 1명만이 “내가 치매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선 최근 사회전반적으로 ‘치매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잘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42.3%가 치매 인구의 증가 소식을 잘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자세한 내용은 잘 몰라도 들어본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절반 가량(50.3%)이었다. 특히 치매 인구의 증가와 관련한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주로 중장년층(20대 38.4%, 30대 35.6%, 40대 47.2%, 50대 48%)에 해당되었다. 전체 11.5%는 실제 가족구성원 중에 치매환자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신이 ‘치매’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드물었다. 10명 중 1명(11%)만이 스스로 치매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치매는 흰머리나 주름처럼 정상적인 노화의 한 부분이다”는 의견 29.9%에 그쳐, 절반 이상 “치매에 걸릴 위험은 나이에 비례한다”

우리사회가 치매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어느 정도 ‘선입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만이 치매가 흰머리나 주름처럼 정상적인 ‘노화’의 한 부분이고(29.9%),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질병이라는(29.5%)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고령화와 함께 치매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를 정상적인 노화현상과는 구분해서 바라보는 것이다. 치매를 감기처럼 흔하게 걸릴 수 있는 질병(15.2%)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물론 치매에 걸리는 이유를 그저 ‘불운’하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10명 중 1명 정도(11%)만이 치매에 걸리고, 안 걸리고는 순전히 운에 의해 좌우된다고 인식할 뿐 대부분은 ‘나이’와 ‘음주’,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이 치매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바라봤다. 가령 치매에 걸릴 위험은 나이에 비례하고(57.6%), 음주와 관련이 있다(56.2%)는 인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유전적 원인에서 치매의 원인을 찾는 시각도 적지 않았는데, 전체 44.2%가 치매는 유전적인 요인과 관련이 있다고 알고 있었으며, 부모가 치매환자면 자식도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40.5%)는 생각도 많은 편이었다.

 

“치매라는 진단을 받는 순간 그 사람은 한 인간으로서 더 이상 대우를 받지 못하게 된다”(27.9%)는 인식 결코 작지 않아

전체 73.8%가 “치매는 한 가정을 무너뜨리게 만드는 무서운 질병이다”, 여성 및 중장년층의 이런 인식이 강해

치매에 걸리게 되면 개인의 삶이 비루해진다는 시각도 엿볼 수 있었다. 치매라는 진단을 받는 순간 그 사람은 한 인간으로서 더 이상 대우를 받지 못하게 되고(27.9%), 중증 치매환자의 삶은 가치가 별로 없다(24.9%)는 인식이 결코 적지 않은 것이다. 고령층에 가까워지는 중장년층이 치매환자는 인간적인 대우를 받기 어렵고(20대 18.4%, 30대 26.4%, 40대 31.2%, 50대 35.6%), 중증 치매환자로 사는 것은 무의미하다(20대 19.2%, 30대 16.4%, 40대 29.2%, 50대 34.8%)는 생각을 많이 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더 나아가 치매에 걸리면 사회적으로 격리될 필요가 있다(19.5%)는 극단적인 시각도 일부 존재했다.

또한 치매환자의 존재가 한 가정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상당해 보였다. 전체 73.8%가 치매는 한 가정을 무너뜨리게 만드는 무서운 질병이라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남성(69.2%)보다는 여성(78.4%), 그리고 연령이 높을수록(20대 66.4%, 30대 73.2%, 40대 74.4%, 50대 81.2%) 치매가 가족 전체를 불행에 빠뜨릴 수 있다는 인식이 보다 뚜렷했다.

10명 중 8명(79.6%)은 우리나라에서 치매환자를 보살피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데 공감을 하기도 했다. 더욱이 치매는 약물로 완치될 수 있다(12.2%)는 기대감이 현저하게 낮은 모습이었다. 다만 일찍 치료를 시작하면 치매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79.5%)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평소 본인과 가족의 치매 예방 및 조기 발견을 위해 건강관리와 검진에 많은 신경을 쓸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국사회의 당면 과제로 떠오른 치매, 그러나 42.4%가 “가족이 치매에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을 아직 상상조차 안 해봐”

전체 75% “가족 중 누군가가 치매 진단을 받으면 앞이 막막할 것 같다”, 모든 연령대에서 비슷하게 예상하고 있어

이처럼 치매 인구의 증가가 오늘날 한국사회의 당면 과제로 부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과 가족에게 닥칠 수도 있는 일이라는 사실은 애써 외면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10명 중 4명 이상(42.4%)이 가족 중 누군가가 치매에 걸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아직은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다고 응답한 것으로, 상대적으로 20~30대(20대 45.2%, 30대 49.6%, 40대 42%, 50대 32.8%)에게 더 많이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아무래도 가족 구성원이 치매에 걸릴 수도 있다는 상상 그 자체만으로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전체 응답자의 75%가 가족 중 누군가가 치매 진단을 받으면 앞이 막막할 것 같다고 밝혔는데, 이런 막막함은 연령(20대 73.2%, 30대 73.2%, 40대 77.6%, 50대 76%)에 관계 없이 비슷했다. 무엇보다도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환자가 거의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에서 많은 두려움(64.3%)을 느끼는 것으로 보여졌다. 반면 나와 내 가족이 집에서 환자를 잘 보살필 수 있다는 자신감(12%)을 피력하는 사람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부분 치매환자를 돌보면서 겪게 될 정신적, 신체적, 경제적 고통을 우려, 결국 “가족이 예전처럼 잘 지내지 못할 것 같다”(57.8%)는 인식 강해

만약 가족 중에 치매환자가 생길 경우 환자를 간호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게 될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 대한 두려움도 커 보였다. 대부분 치매환자의 간호로 인해 나와 내 가족들의 몸과 마음이 고달플 것 같고(75.7%), 내 시간을 충분히 가지지 못할 것 같으며(72.5%),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을 것(72%)이라는 생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 청년층보다는 중장년층이 치매환자로 인해 보호자가 받게 될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클 것이라는데 더욱 많이 공감하는 편이었다. 또한 전체 72.2%는 나와 내 가족은 환자에게 드는 비용 때문에 걱정이 많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체적, 정신적 고통만큼이나 치료비 때문에 감내해야 할 경제적 고통도 클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다. 결국 치매환자가 있을 경우 우리 가족이 예전처럼 잘 지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57.8%)은 필연적인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타인의 시선은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가족 중 치매환자가 있다면 이 사실을 되도록이면 주변 사람들에게 숨길 것 같고(12.1%), 치매 진단을 받은 내 가족을 바라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걱정된다(29.5%)고 말하는 사람들은 적은 편이었다.

가족 및 본인이 치매 진단을 받을 경우 염려되는 부분으로는 ‘경제적 부담’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로 많이 꼽아

대체로 가족 및 본인의 치매 진단 시 집에서 돌봄을 받기보다는 ‘요양병원’과 ‘사회복지기관’에서 치료 받을 것이라고 예상

가족이나 본인이 치매를 진단 받을 경우 염려되는 부분으로는 ‘경제적 부담’(56.7%, 중복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물론 간병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48.5%)도 크겠지만, 무엇보다도 치매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수반될 경제적 비용에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이와 함께 가족을 영원히 못 알아볼 수 있다는 두려움(42.4%)도 상당했는데, 젊은 층일수록 치매로 인한 기억 감퇴를 못 견뎌 하는 태도(20대 53.2%, 30대 46%, 40대 33.6%, 50대 36.8%)가 강한 모습이었다. 그밖에 부양 책임감(33.5%)과 치매환자로 인한 가족의 불화(30.2%), 간병으로 인한 육체적 스트레스(28.4%)를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만약 가족 중 누군가가 치매 진단을 받을 경우 치료를 맡길 기관으로는 요양병원(62.7%, 중복응답)과 사회복지기관(57.2%)을 주로 꼽았다. 반면 집(17.9%)에서 직접 요양을 할 생각은 드물어 보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본인이 치매에 걸릴 경우에도 치료기관으로 대부분 요양병원(65.7%, 중복응답)과 사회복지관(56.1%)을 희망하고 있어, 가족에게 짐을 주고 싶어하지 않는 마음을 읽어볼 수 있었다.

고령화 사회에서는 ‘국가’가 치매 노인의 부양을 궁극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

이렇게 치매환자의 간병을 둘러싼 고민이 깊은 만큼 국가적, 사회적 차원에서 치매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것도 당연해 보인다. 고령화 사회에서 치매 노인의 부양은 궁극적으로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국가(80.2%, 중복응답)를 꼽는 사람들이 단연 가장 많은 것이다. 특히 중장년층(20대 70%, 30대 80.8%, 40대 85.2%, 50대 84.8%)과 자녀가 있는 기혼자(미혼 76.7%, 무자녀 기혼자 78.7%, 유자녀 기혼자 84%)가 치매 노인은 국가가 부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 다음으로 치매 노인의 가족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46.3%)도 많은 편이었으며, 지역사회(37.5%)와 사회단체(15.1%)에 치매 노인을 부양할 책임이 있다는 시각이 뒤를 이었다.

10명 중 8명 “치매는 더 이상 개인의 질병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 65.7% “한국은 곧 치매 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고 바라봐

이제 ‘치매 문제’는 우리사회가 정면으로 응시하고, 함께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는데 대부분이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10명 중 8명(79.3%)이 치매는 더 이상 개인의 질병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이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특히 30대 이상이 치매는 사회적 차원에서 다뤄야 할 문제라는 생각(20대 67.2%, 30대 82%, 40대 84%, 50대 84%)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바탕에는 치매는 이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인성 질환이고(74.5%), 우리가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81.6%) 현실적인 문제 인식이 자리하고 있었다. 또한 내 부모 중 한 명이 치매에 걸린다면 부양을 잘할 자신이 있다(18.6%)는 목소리는 적고, 치매에 걸리는 것은 자식들에게 큰 짐이 될 수 있다(86.9%)는 우려는 크다는 사실도 치매 문제를 개인 차원에서만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더욱이 앞으로 대한민국에는 치매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51.9%)이 많은 시점이다. 고령화 사회가 눈 앞으로 다가온 만큼 치매환자의 증가 속도도 가팔라질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으로, 전체 65.7%는 한국이 곧 ‘치매 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고까지 느끼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74% “우리나라는 아직 치매 관련 인식이 한참 뒤떨어져”, 90.9%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국가적으로 치매 인구 부양 위한 노력해야”

아직 우리나라는 치매에 대한 인식이 한참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 대다수(74%)의 시각이었다. 이런 만큼 국가적, 사회적 차원에서 치매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매우 높을 수밖에 없었다. 전체 응답자의 90.9%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여 국가적으로 치매 인구의 부양을 위해 힘쓸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치매가 있더라도 숨기지 않고 안전하게 공존하고 치료할 수 있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90.2%)는 주장에도 이견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치매환자들도 일상에 일반인들과 함께 지내게 해야 한다는 인식(동의 34.7%, 비동의 24.5%)보다는 요양원에서 따로 모아서 지내게 하는 편이 낫다는 인식(동의 48.6%, 비동의 21.3%)이 더 강한 모습으로, 아직은 치매환자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토양이 조성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비록 많은 사람들(71.6%)이 치매에 걸렸다고 해서 일상생활을 포기하라는 법은 없다고 목소리를 내고는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과 함께 하는 생활을 경계하고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치매 보험’의 필요성(66%) 많이 느끼는 모습, 10명 중 6명은 향후 치매 보험에 가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한편 치매 인구가 급증하고, 치매가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치매 보험’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아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66%가 치매 관련 보험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내비쳤으며, 치매 보험이 부모님은 물론 자식에게도 꼭 필요한 상황이라는 의견이 72.1%에 달했다. 또한 치매 관련 보험의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사람들(52.7%)도 적지 않았으며, 앞으로 국내 치매 보험에 대한 관심이 지금보다 많아질 것 같다(83.5%)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성인 10명 중 6명(61.6%)이 향후 치매 관련 보험에 가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는데, 연령에 관계 없이 치매 보험에 가입할 의향(20대 60.8%, 30대 63.6%, 40대 62%, 50대 60%)은 비슷했다. 아무래도 치매 보험을 들어둔다면 간병 등의 병원비 부담을 조금 덜어낼 수 있을 것 같다(82.6%)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출시되는 치매 보험은 보장범위가 제한적일 것 같다(65.5%)는 인식이 강한 편으로, 보험 상품 내용의 개선 및 보장범위의 확대를 요구하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예상도 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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