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빅데이터는 사람을 이해하는 힘 - 이노션 이수진 팀장

[인터뷰] 빅데이터는 사람을 이해하는 힘 - 이노션 이수진 팀장

  • Kate 기자
  • 승인 2019.07.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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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브랜드, 마케팅에서 성공적인 캠페인을 만들고자 할 때 빅데이터 정보는 필수불가결해졌다. 그만큼 데이터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서 최근 대부분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일명 종합광고대행사라고 부르는)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팀을 두고 있다.

이노션 DCC (데이터 커맨드 센터) 이수진 팀장

이노션 월드와이드(Innocean worldwide)의 데이터 커맨드 센터(DCC:Data Command Center)도 그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이노션의 DCC를 이끌고 있는 리더, 이수진 팀장을 만났다. 그녀는 모바일, SNS 등을 거치면서 디지털 업계의 흐름을 따라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10년동안 이노션에서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등 굵직한 기업 브랜드의 디지털 캠페인과 소셜 커뮤니케이션 프로젝트들을 총괄해왔다. 또한 기업의 중요한 디지털 허브을 만드는 작업 - 현대닷컴, 제네시스닷컴 등의 플랫폼 통합 - 및 데이터 분석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수진 팀장을 만나, 빅데이터 분야의 최신 흐름과 인사이트(Insight)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질문) 최근에 "Do you speak Data?"라는 강연을 하면서 미래의 핵심역량으로 Data Literacy(데이터 리터러시)를 언급했다. 어떤 의미로 쓰인 건가?

가트너(Gatner :IT리서치기업으로 트렌드를 분석하는 전문기업)자료를 보면, 미래에 키워야 할 핵심 역량 리스트 중에 Data Literacy가 있었다. 해석하면 "데이터를 잘 읽어내는 능력"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는 데이터의 과도한 넘침, 즉 정량적인 것 보다는 데이터 분석을 잘 해내는 능력 - 즉 정성적인 능력이 점점 중요해진다. 가트너의 자료는 이런 점에서 '데이터 리터러시가 핵심 역량'임을 강조하고 있다.

조직이나 사람들이 변화에 대한 저항감이 가장 큰 순서를 나열했는데 그 중에 첫번째가 바로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에 관한 부분이었다. 기술적인 관점에서는 양질의 빅데이터 관리를 위한 저장공간을 만들어야 하고, 핵심 인재로 데이터를 잘 읽고 쓰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미래의 핵심 역량으로 "데이터를  잘 이해하고 해석해서, 가치있는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능력,"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가 필요한 시대다.

질문)  전문가 입장에서 가치있는 데이터 스토리텔링을 찾아내는 노하우는 어떤 것들이 있나?

데이터 분석 전문가들에게 모든 소스가 콘텐츠다. 텍스트, 숫자는 물론 영상, 이미지도 주요 콘텐츠다. 웹로그 데이터도 중요하다. 매체 집행에서 클릭율, 전환율 등이 자료가 된다. 고객 데이터까지 포함한다. 숫자로만 된 시트보다 도표, 그래프 등 시각화가 된 결과치가 중요하다. 시계열 추이, 기간별 차이, 증감, 등으로 데이터를 내러티브화해야 한다. 

내러티브화와 시각화 이후 검증과 반증을 반복하면서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을 Debating이라고 한다. 이 모든 과정이 스토리텔링이다. 한편의 소설처럼 디베이팅 과정의 Up&Down(굴곡)이라는 흐름(Flow)까지 존재한다. 이야기의 막힘과 풀림까지도 있다. 데이터 분석 전문가의 역량은 흐름을 잘 타면서 Next Action(다음 플랜)을 위한 좋은 인사이트를 뽑아내야 한다.

가치있는 데이터 스토리텔링을 찾기 위해, 중요한 3가지 과정은 1)내러티브 2)시각화 3) 컨텍스트이다. 여기서 컨텍스트(Context)란 앞뒤의 맥락을 찾아내는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그 이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툴(Tool)을 사용한 분석 외에 '키워드 연구' 등을 통해, 논리를 제시해야 한다. 브랜드가 새로운 캠페인을 만들려고 할 때, "왜 이런 캠페인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의 과정을 위해 꼭 필요하다.    

출처 이노션 DCC [인공지능이 찾아낸 Driving Life 키워드]

질문) 빅데이터가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과 결합하면서 더 발전하고 있는지?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들어간 툴(tool)들은 이미 사용 중이다. 머신러닝도 언제든지 가능한다. 인공지능이 만능은 아니다. 인공지능 관련 기술이 영어(text)기반의 툴이다 보니, 가끔 엉뚱한 결과를 내뱉기도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으로 인해 좋아진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인공지능에서 다면체의 벡터값을 보여주기 때문에 다른 차원의 분석 결과를 볼 수도 있게 되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사람의 역할, 인간의 영역이 커지고 있다. 1차적으로 기계가 하지만 결국은 사람들이 수정 혹은 보완해야 현업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쉐프들에게 최신 도구를 주더라도, 결국은 쉐프의 기본적인 능력과 경험치가 중요하다. 애널리스트와 쉐프는 그런 측면에서 닮았다. 고객이 원하는 맛을 쉐프가 만들어내듯이, 마케터가 원하는 걸 찾아내는 것은 애널리스트의 몫이다. 원하는 결과치를 도출하기 위해, 단계별로 전문가의 개입이 필요하다.

빅데이터 전문가의 호칭은 다양한다. 기술적인 측면을 다루는 데이터 공학자(Data Engineer)나 데이터 분석 전문가(Data Analyst)보다 최근에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를 선호한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다양한 측면을 보고 융합적인 데이터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전문가를 말한다.    

질문) Data-Driven을 기반으로 한 캠페인과 콘텐츠 사례를 소개해 주신다면?

올해 초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2019 CES에서 기아차와 이노션의 협업으로, 데이터 분석 기반의고객경험 캠페인을 만들었다. 미래형 모빌리티를 준비하고 있는 기아차에서는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가상체험을 통한 고객의 반응을 알고 싶어했다.  

고객들이 기아의 미래형 모빌리티를 체험할 수 있도록, 부스 안에 모빌리티 모형을 만들었다. 그리고 모빌리티를 가상체험한 사람들의 반응을 분석했다. 여기에 사용된 중요한 기술은  MIT의 어팩티바(얼굴인식 기능을 가진 인공지능)였다. 어팩티바를 통해 Driving Life (차를 운전하면서 느낄 수 있는 감성어 도출)의 키워드를 크게 4가지로 나누었다. 즉 지루함. 즐거움, 놀람, 피곤함 등 4가지 감정에 집중해서 결과치를 뽑았고, 차에 타는 사람의 숫자(1.2.4인승 모두 다르게)에 따라 차별화를 두어 분석했다. 직접 체험한 참관객의 피드백을 개더링했으며 서베이를 통한 결과를 분석했다. 최종 분석에 대한 리포팅 결과, 기아차 마케팅팀의 만족도가 높았다.

2019 CES에서 선보인 기아차 미래형 모빌리티

질문) 빅데이터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현재 우리 팀원들은 경영학, 통계, 광고, 등 전공이 다양하다. 통계를 잘하면 좋겠지만, 전략 방향이나 결과 도출이 중요하기 때문에 플래닝 역량이 있어야 한다. 호기심이 많고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결과치를 찾아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결국 데이터 분석은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능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 평소 책을 많이 읽거나 만화를 많이 보는 것도 좋다.   

전문가의 영역은 3가지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 공학적, 수학적, 논리적 지식을 바탕으로 분석환경과 알고리즘를 개발하는 데이터 공학자(Data Engineer), 인문학적 소양과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강조되는 애널리스트(Data Analyst), 그리고 두 분야를 융합할 수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가 있다. 마지막 과학자 영역은 통계학적 지식과 비즈니스 도메인에 대한 이해도가 강조되고 있다.    

질문) 앞으로 이노션 내에서 DCC의 역할과 기능은? 빅데이터의 미래는?

현재 분기별로 진행 중인 트렌드 분석은 지속적으로 트래킹을 하려고 한다. 이미 팬덤이 생기고 있다. 캠페인을 만들 때, 전략 필요할 때, 경쟁 피티할 때, 모두 반영되고 있다. 반려견 트렌드는 2018년의 트렌드 분석 결과였다. "펫미족" 이란 키워드를 통해 "반려견과 함께 응원을"이란 성공 캠페인을 만들어냈다. 때로는 광고모델을 추천할 때 '데이터 분석'을 통해 버즈나 적합성 분석으로 논리를 만들어 준다.

우리는 데이터를 본다. 하지만 결국은 데이터가 크리에이티브를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우선은 고객 기반 데이터 업무에 집중하겠지만, 좀 더 크리에이티브에 영감을 줄 수 있고 크리에이티브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이노션 사내에서 트렌드를 공유하거나 협업하는 기회도 많아졌다. 이미 칸(Cann Lions)에서도 Data & Creative 분야가 따로 생겨서, 그 분야만 집중적으로 다르고 있다.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이수진 팀장은 칸 수상작 중에 인간의 안면인식 기술이 강아지에게 적용된 사례를 언급하면서 앞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지막으로 빅데이터의 본질은 바로 "사람을 이해하는 일" 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결국 빅데이터도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문제는 인간의 몫이다. 풍요로운 인류의 미래를 위해 빅데이터의 힘이 활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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