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북한 주민들의 삶이 우리와 비슷해지고 있다”10명 중 3명

[트렌드모니터] “북한 주민들의 삶이 우리와 비슷해지고 있다”10명 중 3명

  • 유지영 기자
  • 승인 2019.08.0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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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보다 북한은 협력의 대상(18년 68.2%→19년 57.1%)이라는 의견은 줄고, 경계의 대상(18년 31.5%→19년 39.6%)이라는 의견은 많아져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6세~64세(1955년생~2003년생)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북한 사회’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본적으로는 북한을 협력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한반도 평화분위기가 강했던 지난해보다는 북한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평소 남북관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살펴보면, 북한은 우리와 서로 협력해야 하는 대상(57.1%, 중복응답)이자, 한민족 관계(54.8%)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북한을 경계해야 하는 대상(39.6%)이자, 적대적 관계의 대상(20.7%)이라고 생각하면서 날을 세우기보다는 함께 협력과 교류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이다. 다만 작년 조사와 비교해보면 북한이 협력의 대상(18년 68.2%→19년 57.1%)이자, 한민족 관계(18년 69.9%→19년 54.8%)라는 인식은 옅어진 반면 경계해야 하는(18년 31.5%→19년 39.6%) 적대적 관계(18년 15.7%→19년 20.7%)라는 인식은 강해진 모습으로, 아무래도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껏 무르익었던 평화분위기가 상대적으로 한풀 꺾인 영향으로 보여진다.

각 세대별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큰 차이가 존재했다. 우선 북한이 협력의 대상이라는 생각은 주로 30~40대(30대 61.7%, 40대 67.6%)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그에 비해 20대는 북한을 경계해야 하는 대상(50.9%)으로, 60대는 적대적 관계의 대상(33.8%)으로 인식하는 태도가 가장 뚜렷한 세대였다. 또한 남성은 여성보다 북한은 경계 대상이자 적대적 관계라는 생각을, 여성은 남성보다 북한은 협력해야 하는 한민족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특징을 보였다.

 

북한이 어려움을 겪을 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어렵다고 무조건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아

예전보다 북한과의 관계가 가까워졌다고 해도 북한에 무조건적인 지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만큼은 여전히 강한 모습이었다. 북한이 어려움을 겪을 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적합한 조치를 묻는 질문에 어렵다고 무조건 지원해서는 안 된다(70.8%, 중복응답)는 의견이 가장 많이 나온 것이다. 대부분 대북지원은 대북제제와 북한의 의도, 국제사회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할 신중한 문제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작년 조사에 비해 정부 및 민간 단체가 모두 나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18년 41.2%→19년 32.4%)은 줄고, 우리 경제도 어렵기 때문에 원조 및 지원을 해주면 안 된다는 목소리(18년 18%→19년 24.8%)가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역시 지난 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다소 냉랭해진 남북관계의 탓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북한 사회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 이미지 많이 가지고 있어, ‘독재’, ‘가난’, ‘억압’, ‘위협’ 등을 주로 많이 떠올리는 모습

전반적으로는 북한과의 관계를 다소 우호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은 것과는 달리 ‘북한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대체로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북한 사회의 이미지는 ‘독재’(80%, 중복응답)였으며, 가난하고(60%), 억압적이며(56.9%), 위협적인(52.4%) 사회라는 이미지도 매우 뚜렷한 것이다. 

이와 함께 북한 사회는 신뢰할 수 없다(18년 44.8%→19년 49.4%)는 인식이 좀 더 강해진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북한 주민들에 대해서는 세뇌를 당한 것 같다(68%, 중복응답)는 이미지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었으며, 안타깝고(64.9%), 불쌍하며(51.2%), 불행해 보이고(49.8%), 고통스러워 보인다(38.5%)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남북한의 차이가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로는 이념/사상(57.6%, 중복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으로 체제 유지 방식(42%)과 사회시스템(41.5%), 가치관 및 사고방식(34.1%), 생활수준(25.9%)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여전히 북한 사회를 잘 알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북한 사회를 매우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10명 중 1명에 그쳐

그러나 오랜 기간을 ‘분단’ 상태로 살아온데다가, 여전히 정보가 제한적인 만큼 북한에 대해 생각보다 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사회’를 매우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전체 10명 중 1명(10%)에 불과했을 뿐이다.

물론 어느 정도 북한 사회를 알고 있다(62.7%)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아예 잘 모르는 편이라는 응답(27.3%)도 적지 않았다. 북한 사회의 개별적인 특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였다. 우선 ‘북한의 생활문화’와 관련해서는 2명 중 1명(48.8%)이 잘 모르는 편이라고 밝혔다.

어느 정도 알고 있다(48%)는 응답과 비슷한 수준으로, 매우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3.2%에 그쳤다. 또한 ‘북한의 경제활동’과 ‘남북한 생활방식의 차이’, ‘북한사회의 특성’을 매우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각각 4.3%, 7.2%, 7.6%에 불과한 반면 잘 모른다는 응답이 각각 46.8%, 35.5%, 33.8%에 달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전히 북한에 대한 정보를 자세하게 알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북한 사람들은 자본주의 인식이 부족할 것이다”는 주장에 동의 47.7% vs. 비동의 35.7%

북한에는 재벌과 같은 기업인이 없고(27.7%), 부동산 문제가 없다(18.4%)고 생각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해

그렇다면 사람들은 북한 사회의 생활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북한의 ‘자본주의’와 관련된 의견이었다. 절반 정도(47.7%)만이 북한 사람들은 자본주의적인 인식이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습으로,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35.7%)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자본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북한의 입장과는 다르게 실제 북한 내부에 자본주의적인 요소가 확산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적지 않은 것이다. 

북한에는 재벌과 같은 기업인이 없고(27.7%), 부동산 문제가 없다(18.4%)고 생각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다만 연령이 높을수록 북한에는 기업인이 없고(10대 6.1%, 20대 19.5%, 30대 23%, 40대 24.8%, 50대 43.3%, 60대 53.5%), 부동산 문제가 없다(10대 4.1%, 20대 13.9%, 30대 17.7%, 40대 17.6%, 50대 26.3%, 60대 28.2%)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 고연령층의 경우 북한을 폐쇄적인 사회로 바라보는 시각이 더욱 강하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북한에는 에어컨과 같은 냉방시설이 안 되어 있을 것이고(18.9%), 놀이공원이나 놀이기구가 없을 것 같다(8.9%)는 생각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만 북한에는 자동차로 인한 도로 정체 이슈가 없을 것이고(54.7%), 놀이공원 및 놀이기구가 있다고 해도 아무나 타기 힘들 것(66.5%)이라는 생각은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나, 북한에서는 누구나 경제적 혜택을 누릴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인식만큼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북한 사람들은 해외뉴스나 트렌드에 둔감할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동의 40.6%, 비동의 45.7%)이 더 많아

10명 중 3명은 “북한 주민들의 삶이 우리와 비슷해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도 나타나

다른 한편으로 북한 사회 역시 글로벌 트렌드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은 편이었다. 북한 사람들은 해외뉴스나 트렌드에 둔감할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는 의견(40.6%)보다 동의하지 않는 의견(45.7%)이 더욱 우세한 것으로, 북한 역시 국제사회의 흐름을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적지 않아 보인다.

또한 북한 사람들은 자존심이 세서 쉽게 서양문물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고(동의 24.6%, 비동의 59.3%), 북한에서는 명품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통용되지 않을 것 같다(동의 22.2%, 비동의 63.8%)고 생각하지도 않는 모습이었다. 북한 사회에서도 ‘개방화’ 물결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체 10명 중 3명(29.3%)은 이제 북한 주민들의 삶이 우리와 비슷해지고 있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전체 62.4% “새터민은 우리 국민이다”, 10명 중 6명 이상은 새터민이 자신의 일상생활에 들어오는 것에 별다른 거부감 드러내지 않아

한편 북한을 탈출하여 한국사회에 정착한 새터민(탈북자)에 대해서는 대체로 스스럼없이 바라보는 편이었지만, 알게 모르게 차별의 시선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우선 전체 응답자의 62.4%가 새터민을 우리 국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대~30대의 경우에는 새터민을 우리와 같은 국민(10대 75.5%, 20대 49.8%, 30대 51.7%, 40대 64.3%, 50대 79.4%, 60대 80.3%)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가 비교적 강해 보였다.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아직까지 세터민을 우리 국민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도 존재한다(32.3%)는 것을 알 수 있다. 새터민이 자신의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특별한 거부감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10명 중 6명 이상이 새터민이 같은 직장 및 학교에 들어온다면 관심을 갖고 인간관계를 잘 맺을 의향이 있고(63.4%), 옆집으로 이사를 온다면 반갑게 맞이할 의향이 있으며(63.2%), 자녀가 새터민의 자녀와 어울리더라도 별로 신경 쓰지 않을 것 같다(62.5%)고 밝힌 것이다. 역시 20~30대는 새터민과의 교류를 상대적으로 꺼려하는 태도가 좀 더 강한 편이었다.

 

하지만 “새터민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리적 거리감이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 같다”는 인식(43.1%) 적지 않아

현재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새터민들이 남한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3명 중 1명에 그쳐

그러나 새터민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다소 거리감도 엿볼 수 있었다. 새터민과 아주 친해지더라도 보이지 않는 마음의 벽은 남아 있을 것 같고(18년 43.2%→19년 46.5%), 새터민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리적 거리감이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 같다(18년 38.2%→19년 43.1%)는 시각이 적지 않은데다가, 작년보다 더 증가한 것이다.

비록 새터민이라고 하면 일단 거부감부터 먼저 생기고(17%), 우리나라에 들어온 새터민은 영원한 이방인이라고(11.2%) 말하는 사람들은 매우 드물었지만, 여전히 새터민을 다르게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존재하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새터민은 자신이 탈북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할 것이라는 의견(46.4%)이 많은 것도 새터민을 바라보는 한국사회의 차별적인 시선을 뒷받침한다. 반면 현재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새터민들이 남한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3명 중 1명(33.3%)에 그쳤다.

새터민이 한국사회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체 17.8%만이 우리사회에 새터민이 많아지면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으며, 새터민이 우리나라에 경제적 부담을 주고 있다는 생각도 4명 중 1명(25.3%) 정도가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또한 새터민들이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고(11.7%), 우리사회의 범죄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10.6%)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다만 10명 중 8명(81.5%)은 북한에서의 경력과 자격은 일정한 시험과 과정을 거친 후에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새터민에게 무조건 혜택을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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