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 걱정 잊고 따라해봐요, 틱톡

근심 걱정 잊고 따라해봐요, 틱톡

  • 유지영 기자
  • 승인 2019.08.09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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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틱톡’을 깔아보면 알게 되는 것이 있다.

틱톡은 스마트폰 사용자들만을 위한 앱이라는 것, 모든 영상이 최대 15초를 넘기지 않는다는 것, 저작권 걱정을 할 필요 없다는 것, 사람들이 똑같은 표정으로 똑같은 동작을 흉내 내더라도, 은근히 질리지 않는다는 것, 틱톡의 뽀샤시 필터와 스티커들은 내가 보고 싶어하는 얼굴만을 보여준다는 것, 이것저것 누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디 내놓기에 나름 부족함 없는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손댄스를 추는 사람이 생각외로 굉장히 많고, 발차기로 병뚜껑을 여는 신무술이 최근 전파되었다는 것. 마지막으로 하나 더, 우리나라 사람들이 휴대폰 앞에서는 다들 저렇게 끼가 많으면서 거리에선 완전히 아닌 척 하고 산다는 것.

숨도 안 쉬고 나열한 위의 사실들 중 ‘틱톡’을 한국 앱 다운로드 수 순위권에 오르게 만들어준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일까?

일단, 쉽다.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면 영상이 완성되고, 그걸 바로 친구들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 편집을 할 줄 모르더라도, 모델급 인상이 아니더라도 걱정말라. 다 방법이 있다. 못생긴 외모는 필터로 해결했고, 딸리는 제작 능력은 쉬운 인터페이스로 커버치면 된다.

막상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게 없다고? 그것 또한 다 방법이 있다. 매일매일 제공되는 #챌린지를 따라해보자. 벌써 많은 사람들이 따라하고 있으므로 당신도 그냥 따라하면 된다. 기획이나 분석 같은 머리아픈 것 안해도 된다. 절벽에 떠밀리는 것 같은 창작의 고통을 겪을 필요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그냥 이 쿨한 앱을 켜고 친구들과 함께 놀면 된다. 이상하게 용기가 생기지 않는가?

뭐라고 정의하기 어려운 모호한 시기에 산다. 수많은 정보가 시시때때로 쏟아져 나오고, 잠시라도 한 눈 팔았다간 시류를 놓치고 허우적거리게 되기 십상이다. 세상을 뒤집을 정도로 특별한 사람들의 시대는 지나간 것 같고,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이나 ‘안나 카레리나’ 같은 길고 진지한 소설들은 이제 쓰는 사람도 봐주는 사람도 쓰라고 시키는 사람도 없다. 제5의, 제6의, 제7의 물결이 쓰나미처럼 밀어닥치고,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고 공부해도 공부해도 한이 없는 오늘날, 매일매일 해야 할 일을 친절히 제시해주는 틱톡이 얼마나 고마운가. 그러니 오늘은 틱톡의 인기 해시태그 챌린지를 따라 모두 함께 신나게 춤을 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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