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이야기] 스타트업에 입사하고 싶은 직장인에게
[스타트업 이야기] 스타트업에 입사하고 싶은 직장인에게
  • 정재호
  • 승인 2019.08.20 09: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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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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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15년 간 전형적인 직장인의 삶을 살았다. 공채 입사 후, 한 직장 내에서 성장 기회 포착 및 커리어 관리가 가능한 ‘성장의 끝물 세대’이자, 해외 어학 연수, 서태지와 아이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문화와 기술 혁신의 첫 세대’인 소위 ‘X세대’이다. 본인은 진보적 혁신적이라 생각하나, 전통적 시스템 안에서 성장한 ‘가장 답 없는 꼰대’라고도 할 수 있다.

40 대 초반, 전형적인 부장의 삶을 살고 있을 때, 커리어 사춘기를 심하게 겪었다. 전통적인 커리어 경로를 택하면, 회사에서 부여한 목표를 달성하고,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해 임원으로 가는 트랙이 있을 텐데, 솔직히 큰 조직의 임원될 자신도 없었고, 된다고 해도 행복한 삶이 될지, 왜 그게 유일한 커리어 목표인지 스스로 납득할 수 없었다. 사업 개발 업무를 15년 했지만, 몸 담고 있던 산업이 언제까지 혁신의 리더십을 가질 지도 의문이었다. 그래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동경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스타트업을 돕다가 업(業)이 된 경우이다.

스타트업 또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기관(투자, 보육 등)으로 커리어 전환에 대한에 대한 질문을 지인들에게 많이 받았고, 조언 및 강의를 한 적도 있다. 첫 번째 고객이, 나와 같은 성장통을 겪은 아내이고, 현재 스타트업의 Product Manager로서 도전적이지만 재미있는 삶을 살고 있다. 이 경험에서 몇 가지 팁을 드리고자 한다.

첫번째, 스타트업이 일하는 방식, 좀 더 거창하게 얘기하면 세계관의 차이 이해하기이다. 필자가 신규사업 기획할 때에는, ‘top-down approach’를 주로 하였다. 회사, 상사가 시켜서 top-down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중견기업, 대기업이 진입하여 의미가 있을 수준의 큰 시장을, 처음부터 직접 겨냥하고 들어간다는 의미이다. 내부 자원이 충분하니까 가능한 방법이다. 반면, 스타트업의 경우 철저히 ‘bottom-up’ 시도를 한다. 고객, 시장, 사회의 큰 문제 해결은 지향하되, 더 이상 쪼갤 수 없을 정도로 작은 niche에서 스스로를 검증하고 빠르게 확대하는 시도를 해야 한다. 가진 자원이 부족하니, 직접 고객을 만나서 가설 검증하고, 고객 반응이 없는 경우 빠르게 개선하거나 미련없이 중단해야 한다. 이 단계에는, 직장 그만두고 all-in 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업이 안될 수도 있다는 상황을 인정하고, 언제까지 무엇을 검증하고 한 페이지를 넘길지, 어떤 상황에서 미련없이 접을 지 생각하는 것이 좋다.

두번째, 현 직장에서 하는 일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기이다. ‘실력으로 인정받는 사회, 직장보다는 직업’ 등 뻔한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만난, 특히 중년 직장인 반 이상이,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스스로의 가치를 잊고 산다. 낀 세대인 나와 내 아내가 겪었던 일이기도 하다. 반면, 적어도 10년 이상 한 분야에서 성장했다면, 스타트업 필드에서 환영 받을 만한 edge가 분명히 있다. 위에서 말한, 작은 일부터 실행하고 검증하는 자세라면 충분히 기여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특히, 성장 단계에 따라,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고, 대규모 투자가 유치된 상황에서 조직의 규모가 2배, 3배 급성장 하는 시점에서 전문가, 경력자의 역량을 찾는 경우가 많다. [플래텀], [벤처스퀘어], [로켓펀치] 등, 스타트업의 소식을 전하는 매체,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디.캠프] 등 업계 네트워킹을 돕는 기관의 뉴스를 유심히 보고, 관심 분야를 좁히면 좋겠다. 그리고, 생각(막연한 동경), 짝사랑만 하지 말고 만나보자. 서로 가치를 주고 받을 수 있다면, 파트타임이라도 프로젝트 참여해서 성과를 내어보자. 나랑 맞는 회사, 시장인지, (한동안 힘들겠지만) 가족 건사하며 먹고 살 만 한지. 그것으로 막연하게 불안해하며 반대하는 가족 설득도 가능할 것이다.

세번째, 내부에서는 투명한 소통으로 시스템 만드는데 주력하자. 흔히, 스타트업은 자유롭고, 수평적인 문화의 천국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잘 되는 스타트업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내부를 자세히 보면 섬뜩할 정도의 역량과 책임이 뒷받침 되어있다. 모든 정보(심지어 대표이사의 카드 사용 내역)는 서로 공유하고, 누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이슈에 봉착했는지 서로 공개한다. 숨을 곳도, 묻어 갈 상황도 아닌 조직, 그래서 더 실력이 필요한 곳이 스타트업이다. 게다가, 협업 툴(잔디, 슬랙 등), 단체 톡방, 이메일에 이슈는 켜켜이 쌓이는데, 정작 뭘 하려고 보면 ‘이것도 없고, 저것도 없고…’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반면, 그 ‘없는 것’을 채워주기 위해 대표와 회사가 당신을 채용한 것이다. 투명한 소통에 참여하며, 이미 성장한 조직에서의 경험을 서서히 녹여 넣으면 좋겠다. 급성장하는 조직에서, 글로벌 컴퍼니, 대기업, 중견기업 출신을 경력사원으로 뽑는 이유가 있으니까.

스타트업이 힙하고 자유롭기만 한 곳은 아니다. 금전적 보상은 낮고, 스톡옵션 등 성장 후 꿀물이 있다고 하나 회사가 언제 망할지도 모르는 일이고, 끊임 없이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하는 피곤한 일이 기다리고 있다. 반면, 자기주도적 압축 성장을 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임에 틀림없다. 일반 직장에서 과도한 보고서 쓰고 회의하며 3년 걸릴 일을, 1년 만에 스스로 이뤄 낼 수 있다면, 적어도 밥 굶을 일은 없을 것이고, 더 큰 성장 및 독립의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Company B 파트너 정재호

필자소개: 초기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 고려대 경영대 스타트업연구원의 예비창업팀 육성 교수로 활동 중 / 앞으로 생태계에서 겪은 생생한 경험, 세상을 이롭게 하는 스타트업에 관한 얘기를 정기적으로 기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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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미러 2019-08-20 12:01:36
현장에서 느끼는 실감나는 조언과 지침, 잘 보고 갑니다
다음 칼럼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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