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여유로운’ 농어촌 이미지를 쫓는 도시인들, 그러나 현실은 관심으로만 남겨둬

[트렌드모니터] ‘여유로운’ 농어촌 이미지를 쫓는 도시인들, 그러나 현실은 관심으로만 남겨둬

  • 최영호 기자
  • 승인 2019.09.19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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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19년 7월 17일~7월 23일
조사 대상: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귀촌’과 ‘귀농’, ‘귀어’ 생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농어촌 지역에서의 삶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많은 편이었으나, ‘귀촌’과 ‘귀농’, ‘귀어’ 생활의 어려움을 인식하기 때문인지 아직은 관심 수준에서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수도권 거주자 64.2% “농촌에서는 이웃들간 유대감이 강하다”, 45.4% “만약 농어촌 생활을 하면 지역에서 활발하게 교류할 의향 있어”

우선 수도권 거주자가 바라보는 ‘농어촌 지역’의 생활은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눠져 있는 모습이었다. 무엇보다도 농촌은 도시에 비해 자연환경과 경관이 더 좋다는 인식(82.1%)이 뚜렷했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도시인들에게 농어촌 지역에서의 생활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대상인 것으로 보여진다. 이웃간 교류 및 유대도 큰 장점으로 비춰졌다. 전체 64.2%가 농촌에서는 이웃들간의 유대감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연령에 관계 없이 이런 생각은 비슷했다. 수도권 사람들이 생각하는 농어촌 지역은 이웃끼리의 관계가 좋은 곳으로, 세월이 지났더라도 여전히 서로 기대어 살아갈 수 있는 곳이고(42%), 서로서로 어려울 때 도움을 주는 좋은 이웃이 많다(44%)는 생각이 적지 않았다. 절반 가까이(45.4%)는 만약 귀촌과 귀농, 귀어 생활을 선택하게 되면 지역에서 활발하게 교류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농촌이라도 생활에 불편함은 없다”는 시각(36.7%) 적어, 24.7%만이 “귀농, 귀촌, 귀어 생활은 도시보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 가능”

하지만 농어촌 지역에서의 생활은 도시생활에 비해 ‘불편’하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리 농어촌 지역의 여건이 예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더라도 수도권에는 못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요즘은 농촌이라고 해도 생활에 불편함이 없다는 시각(36.7%)은 적은 편이었다. 특히 농촌에서 도시에서와 같은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21.2%)이 현저하게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절반 이상(54.9%)이 귀농이나 귀촌은 젊었을 때보다는 은퇴 이후의 삶을 위해 고려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주목해볼 부분은 농어촌 생활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적다는 사실이었다. 전체 24.7%만이 귀농과 귀촌, 귀어 생활을 하면 도시보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바라봤을 뿐이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농어촌 지역에서의 생활이 경제적으로 여유롭다(20대 20%, 30대 21.6%, 40대 26%, 50대 31.2%)는 생각에 동의하지 못하는 태도가 강했다. 이러한 인식은 수입원이 마땅치 않다는 생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가령 농사일로도 얼마든지 고정적인 수입이 가능하다는 의견은 4명 중 1명(26.4%)에 불과했다. 물론 도시생활보다는 농촌생활이 생활비가 적게 들 것이라는 의견(51.7%)이 많은 편이었지만, 아무래도 안정적이고 충분한 소득을 기대할 수 없다 보니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귀촌 생활과 귀농 생활 모두 ‘여생을 보내는’ ‘노년의 삶’의 이미지 강해, 다만 귀농생활이 더 ‘용기가 필요하다’고 바라봐

그에 비해 ‘귀어 생활’에는 상당한 거리감을 느끼는 모습, ‘나와는 거리가 멀다’는 이미지가 가장 강해

언뜻 비슷하게도 느껴지는 농어촌 생활이지만, 귀촌과 귀농, 귀어 생활을 바라보는 이미지에는 각각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우선 ‘귀촌 생활’에 대해서는 여생을 보내고(52.5%, 중복응답), 여유가 있으며(48.5%), 노년의 삶(46%)이라는 이미지를 많이 떠올리는 모습이었다. 정년 은퇴 이후의 여유로운 귀촌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귀촌 생활은 낭만이 있고(33.7%), 중심에서 멀어지며(32.1%), 경제력이 있는(28%) 생활이라는 이미지도 많이 떠올렸다. ‘귀농 생활’ 역시 여생을 보내는(46.9%, 중복응답) 노년의 삶(43%)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작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 귀농 생활이 여생을 보내고(18년 32.7%→19년 46.9%), 노년의 삶을 살기에(18년 27.6%→19년 43%) 적합하다는 평가는 더 많아진 것으로, 귀농 생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커졌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귀농 생활은 여유가 있다(34.5%)는 이미지도 강한 편이었다. 다만 귀농 생활에서 가장 많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용기 있는(48.1%)으로, ‘농사’를 업으로 삼는 만큼 도시생활에 비해 훨씬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이미지는 귀촌 생활(용기가 있는 25.3%)과도 비교되는 것으로, 귀촌 생활보다는 귀농 생활을 더 어렵게 생각하는 시각을 엿볼 수 있다. 반면 ‘귀어 생활’에 대해서는 거리감을 많이 느끼는 듯한 모습이 역력했다. 귀어 생활은 나와 거리가 멀다(34.9%, 중복응답)는 이미지가 가장 강한 것으로, 이는 귀농 생활(25.4%) 및 귀촌 생활(16.7%)의 이미지와 크게 대비되었다. 또한 귀어 생활은 용기가 있어야 하고(30.9%), 중심에서 멀어지며(28.2%), 남들과는 다르다(27.9%) 이미지가 대체로 많았다.

 

수도권 거주자 절반 이상(54.2%)이 ‘귀촌’과 ‘귀농’, ‘귀어’ 생활에 관심, ‘귀촌 생활’에 대한 관심이 가장 많아

귀촌, 귀농, 귀어 생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전원생활을 하고 싶고”, “바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실제 수도권 거주자의 절반 이상(54.2%)이 ‘귀촌’과 ‘귀농’, ‘귀어’ 등 농어촌 지역에서의 삶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주로 ‘귀촌 생활’에 좀 더 관심(36.2%)이 많았으며, 농업과 어업을 하며 살아가는 ‘귀농’(13.4%)과 ‘귀어’(4.6%)에 대한 관심은 적은 편이었다. 가장 많이 관심을 보이는 귀촌 생활의 경우 중장년층(20대 25.2%, 30대 34.4%, 40대 40.8%, 50대 44.4%)과 유자녀 기혼자(미혼 28.9%, 무자녀 기혼자 32.1%, 유자녀 기혼자 44.9%)의 관심도가 확실히 높아 보였다. 반면 전체 10명 중 4명 정도(40.7%)는 농어촌 지역에서의 생활에 아무런 관심도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20대 48%, 30대 42.4%, 40대 37.6%, 50대 34.8%)의 관심이 적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귀촌과 귀농, 귀어 생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중요한 이유는 전원생활을 하고 싶고(45.4%, 중복응답), 공기 좋은 곳에서 살고 싶다(43.5%)는 바람 때문이었다. 특히 50대가 전원 생활(58.1%)과 공기 좋은 곳에서의 생활(51%)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커 보였다. 이와 더불어 바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40.2%)도 농어촌 지역에서의 생활을 고민하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로, 바쁜 도시생활에 대한 염증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20대(45.5%)였다. 그만큼 도시생활을 답답해 하고(24.9%), 도시생활에 회의감을 느끼는(20.8%) 수도권 거주자가 적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귀촌’과 ‘귀농’, ‘귀어’ 생활을 할 경우 가장 고려할 것 같은 요인은 ‘주변경관’과 ‘도시와의 접근성’

→ 귀촌과 귀농, 귀어 생활을 하게 될 경우 중요하게 고려할 것 같은 요인으로는 주변경관/자연환경(40.8%, 중복응답)과 도시와의 접근성(39.1%)을 주로 많이 꼽았다. 이왕이면 경치 좋은 곳에서 살고 싶은 마음과 그래도 도시에서 멀어지고 싶지는 않다는 마음이 함께 공존하는 것으로, 그런 점에서 볼 때 향후 귀촌과 귀농, 귀어 생활은 수도권 외곽지역에서 많이 이뤄질 것이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 병원과 약국의 유무(34.7%), 각종 편의시설 여부(32.7%), 대중교통의 편리성(27.1%)을 고려할 것 같다는 의견도 적지 않아, 해당 지역의 기반 시설 및 편의 시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도 엿볼 수 있었다. 반면 자녀 교육에 대한 고려도(5%)는 낮게 평가되었는데, 대체로 자녀가 독립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농어촌 지역에서의 생활을 고민하게 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 귀촌·귀농·귀어의 예상시기로 대부분 자녀 출가 이후(63.8%, 중복응답)를 꼽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자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39.3%) 고민하거나, 결혼 후에 배우자와 합의해서 결정할 것 같다(24.9%)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만약 귀촌과 귀농, 귀어 생활을 하게 될 경우에는 연고지가 있는 농어촌 지역으로의 이주(37.3%)보다는 연고지가 없는 농어촌 지역으로의 이주(62.2%)의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전체 91.2% “도시생활을 하다가 귀농과 귀촌, 귀어 생활을 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야”

물론 기본적으로 귀촌과 귀농, 귀어 생활이 쉽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전체 10명 중 9명(91.2%)이 도시생활을 하다가 귀농과 귀촌, 귀어 생활을 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바라볼 정도로 농어촌 지역에서의 생활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대부분 잘 인지하고 있었다. 농촌이나 어촌 모두 도시 사람이 생활하기에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는 의견(77.9%)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가령 ‘농사’를 지으며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57.9%)이 상당한 편으로, 결국 귀농이나 귀촌 생활은 어떻게 수입을 벌어들이고 생활을 유지할지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뒤따라야만 한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또한 성공적으로 농어촌 지역에 정착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이웃들과 교류를 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전체 84.2%가 농촌에서 이웃들과 교류를 잘 하지 못하면 농촌 생활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바라봤으며, 성공적인 귀촌, 귀농, 귀어 생활을 위해 시골 문화와 관습을 배울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77.7%에 달했다.

 

아직 주변에 성공한 귀농인, 귀촌인이 있는 경우(13.8%) 드물어, 다만 2명 중 1명 “접근성 편리해져 귀농, 귀촌, 귀어 인구 늘어날 것”

그래도 요즘 귀촌과 귀농, 귀어 생활을 결심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준비들을 잘 하는 것 같다는 평가가 많았다. 절반 이상(56.2%)이 충분한 준비 후에 귀농과 귀촌, 귀어를 결정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응답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성공적으로 정착한 사례는 많지 않아 보였다. 주변에 성공한 귀농인과 귀촌인이 있거나(13.8%), 성공한 귀어인(7.3%)이 있다는 응답은 소수에 그쳤다. 다만 향후 귀촌과 귀농, 귀어 인구는 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비교적 많은 편이었다. 2명 중 1명이 요즘 귀농과 귀촌, 귀어 인구는 세대에 상관없이 증가하는 것 같고(51.8%),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편리해져서 앞으로 귀농, 귀촌, 귀어 인구가 늘어날 것 같다(48.3%)고 바라봤다. 대체로 중장년층이 농어촌 지역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이고(20대 39.6%, 30대 48.4%, 40대 55.2%, 50대 64%), 편리해진 접근성으로 인해 귀촌, 귀농, 귀어 인구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20대 34.4%, 30대 41.6%, 40대 55.6%, 50대 61.6%) 예상을 많이 하는 모습으로, 농어촌 이주에 대한 관심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많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한편 귀농, 귀촌, 귀어 인구를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전체 73.4%가 정부의 농업인 지원책이 지금보다 더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으며, 젊은 영농인에 대한 지원 및 육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86.7%에 이르렀다. 마찬가지로 정부의 어업인 지원책이 지금보다 더 늘어나야 하고(67%), 젊은 어업인에 대한 지원 및 육성이 필요하다(78.8%)는 주장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귀촌과 귀농, 귀어 생활을 선택하게 될 경우 우려되는 부분으로는 ‘의료시설의 접근성’과 ‘소득 및 수입원’ 주로 꼽아

귀촌과 귀농, 귀어 생활을 선택하게 될 경우 우려되는 부분으로는 의료 시설 및 기관의 접근성 문제(46.9%, 중복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도시와는 다르게 아플 때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 기관이 거주지 근처에 없을 수 있다는 걱정을 많이 하는 것으로, 특히 여성(남성 40.4%, 여성 53.4%)과 중장년층(20대 41.2%, 30대 37.6%, 40대 53.6%, 50대 55.2%)의 우려가 큰 부분이었다. 이와 함께 소득 및 수입원(41.8%)에 대한 걱정도 매우 많았다. 성별(남성 43.8%, 여성 39.8%)과 연령(20대 38.4%, 30대 43.2%, 40대 43.2%, 50대 42.4%)에 관계 없이 고정적인 수입에 대한 걱정이 많기는 마찬가지였다. 그 다음으로 귀촌, 귀농, 귀어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26.6%)가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으며, 도시생활과의 단절(24.3%)과 문화생활 영유의 어려움(22.7%), 농사법 및 어업 습득의 어려움(18.5%)이 뒤따를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고향’의 의미는 예전 같지 않아, 전체 10명 중 6명 “요즘 사람들에게 고향은 별로 큰 의미를 주지 않는다”

한편 현대사회에서 ‘고향’의 의미는 예전 같지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0명 중 6명(58.7%)이 요즘 사람들에게 고향은 별로 큰 의미를 주지 않는다는 주장에 공감하는 것으로, 연령에 관계 없이 이런 생각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전체 64.1%는 고향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요즘 사람들은 고향의 의미를 주로 태어난 곳(71.7%, 중복응답) 또는 성장기 시절을 보낸 곳(63.9%)으로 많이 받아들이는데, 아무래도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많고, 이사를 자주 다니며, 이웃 및 친척과의 관계가 많이 단절되어 있는 현대사회의 특성상 고향에 대한 느낌이 그리 각별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그래도 고향이 같으면 반갑고(65.7%), 나이가 들면 새삼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54.6%)고 말하는 사람들은 많은 편으로, 고향이 가끔씩 추억과 기억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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