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 것은 정치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트렌드모니터]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 것은 정치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 최영호 기자
  • 승인 2019.10.17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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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19년 7월 15일~ 2019년 7월 17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갈등’ 및 ‘노동조합’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우리사회의 갈등 수준이 심각하고, 공동체 의식은 옅어졌다는데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75.4%가 “한국사회의 갈등 수준은 심각한 편”, 다만 예전보다 심각하다는 평가(17년 85.9%→19년 75.4%) 다소 줄어

우선 현재 한국사회의 갈등 양상은 심각한 수준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75.4%가 우리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각종 갈등의 수준이 심각한 편이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심각하지 않다는 평가는 단 1.4%에 불과했다. 대체로 연령이 높을수록 사회 갈등의 수준을 심각하게 느끼는 모습(20대 71.2%, 30대 74%, 40대 76.8%, 50대 79.6%)이 뚜렷했다. 다만 예전에 비해 갈등 수준이 심각하다는 평가(13년 85%→14년 84.3%→17년 85.9%→19년 75.4%)가 다소 줄어든 것은 희망적인 부분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예전보다 사회적 갈등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70.3%)이 많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사회 갈등의 수준이 다소 완화된 측면이 있으나 갈등의 종류는 보다 다양해졌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가장 갈등이 심각한 분야로는 ‘부의 양극화’로 인한 갈등을 꼽아, ‘정치 갈등’이 심각하다는 의견도 많아

20대의 경우에는 ‘남성과 여성의 갈등’이 심각하다는 의견 많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젠더 갈등’의 심각성 엿볼 수 있어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여러 갈등 중에서도 부의 양극화로 인한 갈등(51.7%, 중복응답)이 가장 심각하다고 느끼는 모습이었다. 양극화로 인해 발생하는 상대적 박탈감이 심각한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은 주로 30대~40대(20대 44.4%, 30대 55.7%, 40대 60.4%, 50대 46.2%)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진보와 보수의 이념갈등(45%)과 여당과 야당의 정치적 갈등(39.1%)이 심각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일련의 사회적 이슈에서 알 수 있듯이 ‘정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정치노선에 따른 이념갈등(14년 44.4%→17년 39.2%→19년 45%)과 정당간 대립(14년 46.7%→17년 33.2%→19년 39.1%) 모두 이전보다 심각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연령에 비해 50대가 진보와 보수의 이념갈등(59.8%)과 여당과 야당의 정치적 갈등(49.7%)에 대한 우려를 더욱 많이 내비쳤다. 그밖에 갑을 관계에서의 갈등(37.3%), 남녀 갈등(35.9%), 각종 이해관계로 인한 갈등(25.5%)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은 편이었다. 이 중 남성과 여성 사이의 ‘젠더 갈등’은 특히 20대 젊은 층(20대 62.4%, 30대 40.5%, 40대 21.9%, 50대 21.6%)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심각성도 많이 느끼는 분야였다.

 

‘사회 갈등’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빈부격차의 심화’를 가장 많이 꼽아, 예전보다 ‘고용불안’을 지적하는 목소리 많아져

사회 갈등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빈부격차의 심화(53.1%, 중복응답)가 첫 손에 꼽혔다. 다양한 유형의 갈등이 생겨나는 이유를 쫓다 보면 결국 양극화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또한 사회지도층의 지나친 이익 추구(39.9%)와 고용불안 및 실업률 증가(35.3%), 경제적·사회적 불안감(27.1%), 정치적 불안 및 리더십 부재(23.3%)에서 사회 갈등의 원인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 보였다. 예전에 비해 고용 불안(23년 29.5%→14년 24.3%→17년 32.7%→19년 35.3%)을 갈등의 원인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꾸준하게 증가한 반면 정치 불안(13년 39.4%→14년 45.1%→17년 23.5%→19년 23.3%)이 갈등의 원인이라는 인식은 줄어든 변화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경쟁을 강화하는 교육시스템(21%)과 소통부족으로 인한 낮은 공감대(17.9%), 세대간 문화적 경험의 차이(17.6%)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전체 74.5% “사회적 갈등은 자기 입장만 주장하기 때문에 생겨”, 서로 양보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 갈등이 생긴다는 목소리(67.1%)도 상당해

다양한 유형의 사회 갈등이 끊임 없이 발생하는 배경에는 각자의 주장과 의견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 ‘사회 갈등’과 관련한 인식들을 살펴본 결과, 전체 응답자의 74.5%가 사회적 갈등은 자기 입장만을 주장하기 때문에 생긴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고연령층일수록 이런 인식(20대 68.4%, 30대 69.6%, 40대 76%, 50대 84%)이 뚜렷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과도하게 주장을 하는 이유는 목소리를 크게 내야지만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다수(71.2%)의 의견이었다. 또한 서로 의견을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고(67.2%), 서로 양보를 하지 않기 때문에(67.1%) 사회적 갈등이 생긴다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그러나 10명 중 7명 “민주사회에서 다양한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사회전반적으로 다양한 갈등이 존재하는 것을 무조건 나쁘게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었다. 10명 중 7명(69%)이 민주사회에서 다양한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을 내비쳤으며, 갈등에 관한 이슈는 어떤 사회에서나 존재하는 문제라는 의견이 전체 71.3%에 달한 것이다. 갈등의 수준이 심각해지고, 이를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일 뿐 갈등 자체는 사회발전의 과정에서 생겨나는 당연한 부산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2명 중 1명(49.3%)은 다양한 갈등이 생겨나는 것은 한국사회가 그만큼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하기도 했는데, 주로 중장년층이 갈등의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사회가 성장해나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20대 44.8%, 30대 39.6%, 40대 53.6%, 50대 59.2%)를 많이 하고 있었다.

 

문제는 갈등 해결 능력, 전체 64% “우리나라는 많은 갈등을 공권력으로 해결해 온 경향 있다”, 68.8% “갈등 해결 과정이 선진국에 못 미쳐”

사회 갈등의 근본적인 문제는 ‘갈등’이 발생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다양한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모르는 것이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72.1%)이 사회적 갈등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당사자들에 대한 충분한 의견 청취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한국사회에서는 이런 과정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전체 응답자의 64%가 우리사회는 많은 갈등을 공권력으로 해결해 온 경향이 있다는 주장에 공감을 했으며, 갈등이 자주 발생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공정하게 갈등이 수습된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10명 중 6명(58.8%)에 달했다. 대체로 연령이 높을수록 그 동안 한국사회가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이 미숙했으며, 제대로 수습해본 경험도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만 본다면, 아직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다수(68.8%)의 지적을 쉽게 흘려 들어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21.6%만이 “사회 화합을 이끄는 믿을 만한 어른 있다”, 10명 중 7명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 것은 정치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 갈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재자’가 없다는 지적도 상당했다. 절반 이상(55.2%)이 우리나라에서 갈등이 많은 것은 그 동안 공정한 중재자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주로 40대~50대 중장년층이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는 역할을 기대할만한 대상이 없다(20대 42.8%, 30대 49.6%, 40대 64%, 50대 64.4%)는 사실을 많이 안타까워하는 모습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21.6%만이 사회의 화합을 이끄는 믿을 만한 어른들이 있다고 생각하였으며, 사회적 갈등을 다루는 언론보도를 신뢰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전체 16.6%에 불과했다. 사회적 갈등 문제의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의 큰 어른이 없고, 공정한 보도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시키는 역할을 해야 할 언론은 오히려 한 쪽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사회적 갈등을 직접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정부 및 정치권에 대한 비판도 상당했다. 10명 중 7명(69%)이 우리나라의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 것은 정치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치의 부재’를 탓하고 있었다. 특히 50대 중장년층이 정치권이 사회갈등의 해소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20대 58.8%, 30대 66%, 40대 68.8%, 50대 82.4%)을 많이 내비쳤다. 반면 정치가 다양한 갈등을 해소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37.6%)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오히려 전체 응답자의 74.6%는 오히려 우리사회의 갈등을 정치 집단이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고 바라보기도 했다.

 

전체 76.4% “한국사회에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한 편이다”, 다만 2017년에 비해 공동체 의식을 강조(17년 82.3%→19년 76.4%)하는 태도 옅어져

사회전반적으로 갈등의 양상이 다양해지고, 심각성도 큰 반면 사회 갈등을 누그러뜨리고, 사회 구성원의 화합을 다지기 위해 필요한 ‘공동체 의식’은 점점 옅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우선 기본적으로 한국사회에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대다수(76.4%)가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공동체 의식의 필요성(20대 70.8%, 30대 72.4%, 40대 77.6%, 50대 84.8%)을 더욱 많이 강조했다. 그러나 2017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회적 태도(17년 82.3%→19년 76.4%)가 조금은 약해졌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실제 예전보다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이 덜 부각되는 모습을 쉽게 엿볼 수 있었다. 모두가 힘을 합쳐야만 우리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고(17년 79.4%→19년 72.9%), 우리나라 사람들과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은 중요하다(17년 72.4%→19년 69.8%)는 생각이 다소 줄어든 것이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모두 힘을 합쳐야 우리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고(20대 64%, 30대 68.8%, 40대 74.8%, 50대 84%), 사람들끼리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20대 64%, 30대 68%, 40대 69.6%, 50대 77.6%)는 생각에 공감하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2명 중 1명(51.5%)에 불과했는데, 역시 젊은 층은 이런 인식(20대 40%, 30대 40%, 40대 57.2%, 50대 68.8%)이 상당히 적은 수준이었다.

 

전체 34.7%만이 “우리나라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는 느낌이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잘 느끼지 못하는 모습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공동체 의식도 결코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가령 전체 응답자의 34.7%만이 우리나라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역시 젊은 층일수록 다른 사회 구성원과 함께 살아간다는 인식(20대 22.4%, 30대 30.8%, 40대 40.4%, 50대 45.2%) 자체가 굉장히 옅은 편이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과 친밀감을 느끼고(42.1%), 일체감을 느끼는(30.6%) 사람들도 많지 않았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저지른 잘못이 마치 나의 책임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고(35.8%),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는 일이면 옳고 그르건 편을 들어준다(18.7%)고 말하는 사람들도 적은 편이었다. 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한 일에는 마치 내가 잘한 것처럼 기쁘다(59%)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은 편이었으며, 우리나라나 사람들이 어려운 일에 처했을 때 내 일처럼 돕는다는 목소리(17년 33.5%→19년 41.7%)가 조금은 많아진 것은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태도도 옅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전보다 다른 사람들이 싫어하는 행동을 조심하고(17년 70.5%→19년 63.6%), 자신의 행동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해가 된다면 기꺼이 행동을 고칠 것(17년 69.9%→19년 63.1%)이라는 응답이 줄어든 것이다.

 

10명 중 6명이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느껴, “노동자들이 스스로를 보호할 장치가 없고, 기업 횡포의 차단이 가능해서”

한편 한국사회의 주요한 갈등 중 하나로 ‘노사갈등’을 꼽을 수 있는데, 대체로 ‘노동조합’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10명 중 6명(60.8%)이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밝힌 것이다.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모든 연령대(20대 62%, 30대 59.6%, 40대 59.2%, 50대 62.4%)에서 비슷했다. 다만 직업별로 생각의 차이가 존재했는데, 노동조합의 필요성에 가장 공감하는 집단은 교사/공무원(69.2%)이었으며, 필요하다는 인식이 적은 집단은 자영업/개인사업자(52.2%)와 자유직/프리랜서(48.1%)였다. 직장인(61.2%)의 생각은 평균 수준이었다. 한국사회에서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노동자들이 스스로를 보호할만한 장치가 없기 때문(67.3%, 중복응답)이었다. 또한 노동조합이 있으면 기업주의 횡포나 잘못된 행동의 중재 및 차단이 가능하다(66.1%)는 기대가 컸으며, 부당한 상황이나 처우가 개선되지 않기 때문에(65.3%)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밖에 노동자에게 주어진 노동3권을 보장받아야 하고(45.4%), 비정규직을 보호해주는 곳이 없기 때문에(41.6%)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반면 노동조합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파업 등으로 일반 소비자 및 국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 같고(77.2%, 중복응답), 무리한 임금상승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74.7%)는 이유를 주로 많이 꼽았다. 노동조합은 과격한 이미지가 있고(63.3%), 사회적으로 갈등을 유발하는 곳이라는(53.2%) 이미지가 어느 정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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