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 Tech] Open your back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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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종필
  • 승인 2019.12.0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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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진화한다. 

새로운 트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행동이 마치 페로몬에 이끌려 움직이는 개미의 조건 반사적 행동처럼 보이지만, 실상 소비자는 사회, 경제, 문화, 예술의 발전을 지켜보고 그 안에서 함께 호흡하면서 형성한 그들의 생활 양식의 일부를 소비의 형태로 드러내는 것이다.  

2019년, 대한민국 소비자의 생활 양식은 어떤 방향으로 흐르고 있을까? 이름을 붙이자면, 'Identity consumption(정체성 소비)'이 어떨까?  

소비자는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을 지키고 싶어하며,  최소한 자신의 가치관과 상충되지 않는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하고자 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새벽배송을 통해 전달되는 신선제품은 단촐한 가구수에 적합하고 바쁜 생활 패턴을 효율화하는 좋은 서비스다. 하지만, 대파 한 개가 1m 길이의 스티로폼 상자에 담겨 배송되는 것은 심히 불편해한다. 단순히 재활용 쓰레기가 많아져 처리하기 귀찮기 때문이 아니다. 

스웨덴 학생으로 환경운동을 펼치고 있는 그레타 툰베리 정도의 열정은 없으나, 그녀의 UN 연설에 동감하고, 스타벅스의 종이 빨대가 불편하지만, 그 취지를 이해하는 나의 Identity와 결이 어긋나기 때문이다. 

정체성 소비를 하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상품과 서비스의 이면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겨울을 맞아 아웃터 한 벌을 사고자 할 때, 겉으로 보이는 디자인과 방풍/보온 효과에 대한 정보는 기본이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온 효과가 뛰어난 그 소재는 어디서 어떤 경로로 만들었는지 알고 싶어한다. 혹시나, 나도 모르게 지구 환경 파괴범이 되어 있거나, 아동 노동 착취로 만든 저렴한 상품을 부지불식간에 소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두려운 것이다. 

Backstage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아야 자신의 identity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광고가 이런 변화하는 소비 패턴을 따라가고 있다. 

항공업은 산업 특성상 지속적으로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여행지를 소개한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라는 생각을 소비자의 인식에 투영하는 것이 항공 서비스 이용의 첫 출발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광고도 같은 맥락에서 그 특유의 '어디까지 가 봤니'라는 도발적 문구로 여행에 대한 로망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최근 대한항공 50주년 캠페인으로 공개된 '방울토마토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라는 광고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우선, 광고의 주인공은 여행지가 아니라 방울토마토다. 제주도 청정 지역에서 재배된 방울토마토가 비행기로 공수되어 대한항공 기내식으로 변모하는 내용이다. 

광고 내러티브의 전체를 휘감고 있는 것은 얼마나 세심하게 식재료를 선별하고, 깨끗하게 가공하며, 정성스럽게 기내식으로 담아내는지를 보여준다. 

방울토마토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는 '여행 가고 싶다'라는 욕망의 문은 두드리진 않지만, 여행 가고 싶을 때는 대한항공의 기내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Identity의 영역에 들어온 것 같다.    

소비자는 진화한다. 

생존을 위한 소비에서 실존을 위한 소비로 가고 있는 소비자의 눈높이는 Backstage에 맞춰있다. 

 


주종필 E Commerce 전략 및 Design Thinking 전문가 / 11번가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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