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신뢰성'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일상화와 장례절차의 어려움에 점점 자리매김하는 상조서비스

[트렌드모니터] ‘신뢰성'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일상화와 장례절차의 어려움에 점점 자리매김하는 상조서비스

  • 최영호 기자
  • 승인 2019.12.01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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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19년 5월 23일~ 2019년 5월 27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죽음’ 및 ‘상조서비스’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럽지 않게, 외롭지 않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으며, 향후 ‘상조서비스’의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주장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외면할 수 없는 ‘죽음’의 두려움, 고통스럽지 않게, 외롭지 않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마음 커

87.8% “임종의 순간에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고 싶다”, 82% “죽음을 맞이할 때 곁에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먼저 사람들에게 ‘죽음’은 외면할 수 없는 두려움의 대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0명 중 6명(59%)이 죽음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왠지 모르게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응답한 것으로, 성별과 연령에 관계 없이 죽음이라는 어두운 그림자에 두려움을 느끼는 정도는 비슷했다. 더욱이 이런 결과는 지난해(18년 59.1%→19년 59%)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죽음을 두려워하는 태도는 쉬이 변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다. 특히 죽음의 과정에서 느낄 수 있을지 모를 ‘고통’을 많이 두려워하는 모습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65.7%가 자신이 ‘고통스럽게’ 죽을까 두렵다는 속내를 드러냈으며, 중병이나 불치병에 걸리더라도 온갖 기계에 둘러싸여 고통스럽게 죽고 싶지는 않다는 주장에 대부분(86.7%)이 공감한 것이다. 임종을 맞이하는 순간이 온다면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며 죽고 싶다는 바람(87.8%)도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외롭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엿볼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향후 나이가 들어 죽음을 맞이할 때는 곁에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82%)과 자신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누군가 슬퍼해줄까라는 생각(68.9%)을 드러낸 것이다.

 

'좋은 죽음’은 무엇일까? “죽음을 앞뒀을 때 후회가 없는 죽음”이라고는 의견이 가장 많아

대체로 죽음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죽음이 아직 자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은 10명 중 4명(39.2%)에 그쳤으며, 상대적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젊은 층(20대 51.6%, 30대 44.8%, 40대 31.2%, 50대 29.2%)이 이런 생각을 비교적 많이 하는 편이었다. 오히려 절반 이상(53.4%)은 죽음이라는 것도 현명하게 준비하고, 맞이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평소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좋은 죽음’이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죽음은 죽음을 앞뒀을 때 후회가 없는 죽음(47.4%, 중복응답)이었다. 잠을 자다가 조용히 생을 마감하거나(44.1%), 통증 등 괴로운 상황이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43.6%) 것처럼 죽음에 이르는 순간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컸지만, 무엇보다도 현재의 삶에 후회를 남기지 않은 채 죽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장례 방식은 ‘자연장’, 가장 개선이 필요한 장례 문화로는 ‘경제적 부담’을 꼽아

누군가의 죽음 이후에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장례’ 절차가 진행되는데, 요즘 사람들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장례 방식은 수목장, 잔디장 등의 ‘자연장’(35.8%, 중복응답)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여성(41.8%) 및 50대(40%)가 자연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납골당/납골묘 안치(25.2%) 및 산과 강, 바다에 유골을 뿌리는 ‘산골’(21.4%)을 이상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았다. 전반적으로 ‘화장’을 통한 장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반면 가족합장(4.7%)과 선산매장(4.4%)이 이상적인 장례 방식이라는 의견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국내 ‘장례문화’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보였다. 가장 개선이 필요한 장례문화로는 장례준비 및 장례절차에 따른 경제적 부담(68.2%, 중복응답)이 첫손에 꼽혔다. 성별과 연령, 결혼 및 자녀 유무, 종교에 관계 없이 장례를 치르는데 들어가는 경제적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그 다음으로 매장(묘지) 문화의 개선(38.1%)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중장년층(20대 26.4%, 30대 35.2%, 40대 39.6%, 50대 51.2%)에서 많이 나왔으며, 장례식장에서의 도박 문화(35.1%)와 밤샘 문화(29.7%), 음주 문화(26%), 부의금 부담(24.4%) 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대중적으로 이용하는 ‘상조서비스’, 그러나 미리 가입해 있는 소비자(21.2%)는 많지 않아

결국은 ‘신뢰’ 문제인 듯, 전체 13.9%만이 “국내 상조서비스 회사를 믿을 수 있다

한편 최근 복잡하고, 어려운 장례 절차를 돕는 ‘상조서비스’의 역할이 커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그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현재 상조서비스에 가입되어 있는 소비자가 전제 응답자의 21.2%에 그친 것이다. 지난 조사에 비해 소폭 증가한(14년 17.8%→18년 16.8%→19년 21.2%) 결과이나, 체감하는 것보다는 가입자가 많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중장년층(20대 8%, 30대 16.4%, 40대 27.6%, 50대 32.8%)과 기혼자(미혼자 10.5%, 무자녀 기혼자 28.2%, 유자녀 기혼자 29.5%)의 상조서비스 가입율이 높은 편이었다. 상조서비스 가입자의 만족도도 썩 좋다고는 보기 어려웠다. 가입자의 24.1%만이 가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응답했을 뿐 실제 도움이 될까 하는 걱정을 하거나(46.7%), 손해만 없다면 지금이라도 해약하고 싶다며 후회하는(10.4%) 가입자가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상조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큰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결국 ‘신뢰’의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조서비스와 관련한 전반적인 인식을 살펴본 결과, 전체 응답자의 13.9%만이 국내 상조서비스 회사를 믿을 수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상조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품질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10명 중 2명(22.2%)에 불과한 것이다.

 

자녀 숫자 적고, 자녀의 부양 부담이 커지는 만큼 ‘상조서비스’의 이용은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 많아

소비자 절반 이상(52.3%) “앞으로 상조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다만 상조서비스의 미래는 비교적 밝게 예상해볼 수 있었다. 절반 이상(53.8%)이 요즘 상조서비스가 점점 대중화 되어가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데다가, 앞으로 상조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하는 소비자가 2명 중 1명(52.3%)에 달한 것이다. 상조서비스가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 현재 가입자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어느 정도 상조서비스의 필요성에 공감을 하는 소비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령 자녀들의 부양의무가 커지는 만큼 상조서비스가 꼭 필요한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예상(45.1%)이 적지 않았으며, 2명 중 1명(50.6%)은 자녀가 1명인 가정에서 꼭 고려해볼 만한 서비스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아무래도 국내 장례문화가 복잡하고 어려우며, 형식에 치우쳐 있는 만큼 형제자매가 적은 요즘 같은 시대에는 상조서비스가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 아직 상조서비스에 가입을 하지 않은 소비자 중 21.8%가 향후 가입 의향을 밝혔는데, 그 이유가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것까지 알아서 해줄 것 같고(46.5%, 중복응답), 한번에 목돈을 마련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37.2%)는 점을 꼽는다는 것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당장은 신뢰문제로 가입을 주저하지만, 앞으로 상조서비스가 입지가 좀 더 확대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특별히 장례절차에 상조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을 꺼려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가족의 장례에 상조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왠지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고(21.1%), 장례에 정성을 다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12.2%)는 의견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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