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예년만 못한 ‘기부활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는 기부처의 ‘불투명성’ 때문

[트렌드모니터] 예년만 못한 ‘기부활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는 기부처의 ‘불투명성’ 때문

  • 최영호 기자
  • 승인 2019.12.18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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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19년 11월 15일~ 2019년 11월 19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6세~64세 남녀 1,000명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기부 경험’ 및 ‘기부문화’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반적으로 기부활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줄어드는 ‘기부 참여’ 경험(17년 87.3%→19년 77.1%), 대부분(77.3%) 국내 기부문화 수준을 선진국보다 낮게 평가

기부문화 수준을 저평가 하는 이유는 “기부금 횡령 및 개인 유용 사례가 많고, 기부 기관을 믿을 수 없어서”

기부활동 참여 경험이 점점 감소하고 있는 추세(17년 87.3%→18년 84.7%→19년 77.1%)가 뚜렷해 보였다. 이 중 올해 기부활동에 참여한 경험은 67.3%가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전체 응답자의 절반 정도(51.9%)만이 2019년 한 해 동안 기부를 해본 경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올해 기부 참여자들의 기부금액도 대체로 증가(12.3%)보다는 감소(28.3%) 쪽에 더 가까웠다. 기부 참여 경험은 물론 기부금액까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인 국내 기부문화의 수준도 낮게 평가되었다. 전체 77.3%가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국내 기부문화의 수준은 낮은 편이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그에 비해 기부문화가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생각(3.6%)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국내 기부문화 수준을 낮게 평가하는 사람들은 주로 기부금 횡령 및 개인목적의 유용 사례가 많고(63.1%, 중복응답), 기부 받는 기관이 투명하지 않고, 믿을 수 없다(60.2%)는 점을 많이 지적했다. 결국 최근 기부활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줄어든 근본적인 원인을 기부문화의 ‘불투명성’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부금 유용 및 횡령 소식이 기부활동 참여의지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71.8%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타인에 대한 믿음”, 86.7% “기부금 사용내역을 공개적으로 발표해야”

특히 기부금 유용 및 횡령 소식이 기부활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에 큰 타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86.9%가 기부금 유용 및 횡령 관련 뉴스가 기부자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라는 주장에 공감하는 것으로, 연령에 관계 없이 모두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기부금 유용과 횡령 뉴스를 접하면, 선량하고 정당한 기부까지 피해를 입을 것 같고(18년 77.6%→19년 86.4%), 지금까지 해온 기부활동도 주저하게 될 것 같다(18년 76.5%→19년 83.2%)는 우려도 많아졌다. 대부분 기부문화가 활성화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타인에 대한 믿음(71.8%)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기부문화의 불투명성을 해소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자연스럽게 기부금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체 86.7%가 기부금 사용내역이 공개적으로 발표돼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발표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6.1%)은 소수에 불과했다. 또한 자신이 낸 기부금의 사용내역을 알 권리가 있다는 주장(18년 74.3%→19년 85.2%)이 거세지는 모습으로, 그만큼 현재 기부금 사용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기부 경험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상당수(68.5%)가 기부금 사용 내역을 인지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기부금 사용내역을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는 소수(22.2%)에 불과했다.

 

기부활동은 의무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발적인 행동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아

다만 10명 중 6명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이 기부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바라봐

기부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특별히 불편한 마음을 갖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10명 중 2명(19.1%)만이 한 해 동안 기부나, 누군가를 돕는 소비를 하지 않으면 찜찜한 마음이 든다고 응답했을 뿐이었다. 기부활동을 할 때 남들이 알아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거나(21.8%), 남들이 인정해줘야 할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20%)고 말하는 사람들도 드물었다. 기본적으로 기부를 의무로 생각하기보다는 스스로의 마음에서 우러나올 때 하는 자발적인 행동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기부활동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시선이 강했다. 전체 61.6%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이 기부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에 공감을 했으며, 그들에게는 그것이 ‘사회적 의무’라는 인식도 절반(49%)에 달했다. 그만큼 부유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하는 사회적 요구가 큰 것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부유한 사람들이 기부를 많이 하는 것을 당연한(20대 45.6%, 30대 55.2%, 40대 69.6%, 50대 76%), 사회적 의무(20대 39.2%, 30대 42.4%, 40대 55.2%, 50대 59.2%)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실제 기부 참여경험자들은 ‘심리적 만족감’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모습

기부 참여 이유로 ‘사회적 의미가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심리적 만족감’을 많이 꼽아

기부활동 참여자의 경우 당위성만큼이나 개인의 ‘심리적 만족감’을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껏 기부 참여 경험이 있는 사람들(전체 77.1%)에게 기부활동에 참여한 이유를 물어본 결과, 사회적 의미가 있는 일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42.2%, 중복응답)과 함께 심리적인 만족감이 크다는 점(42%) 때문에 기부를 했다는 응답이 많이 나온 것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나눠야 할 것 같고(36.3%),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할 수 있다(31.9%)는 당위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만족감을 느껴야지만 기부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해볼 수 있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심리적인 만족감 때문에 기부를 하는 경향(20대 54.1%, 30대 43.1%, 40대 39%, 50대 33.2%)이 두드러진다는 사실이 의미하는 바가 커 보인다. 결국 기부문화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투명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젊은 세대가 공감하고,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여전히 기부활동 참여의향을 가진 사람들(65.2%) 많아, 다만 기부문화의 확산을 전망하는 시각(32.7%)은 적어

그래도 다행스러운 부분은 여전히 기부활동에 참여할 의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전체 응답자의 65.2%가 향후 기부를 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17년 67.4%→18년 63%→19년 65.2%)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중장년층이 향후 기부 의향(20대 56.4%, 30대 62%, 40대 70%, 50대 72.4%)을 많이 내비쳤다. 만약 기부활동에 참여할 경우 희망하는 기관 및 대상으로는 소년소녀가장(66.1%, 중복응답)을 단연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으로 불치병/희귀병 환우(35.9%)와 저소득층(35%), 독거노인(33%), 고아원(30.1%)에 기부를 하고 싶어한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선호하는 기부 방법은 비정기적인 온라인 직접 기부(36.8%, 중복응답)와 자동이체를 통한 정기 기부(36.3%), 구매금액 일부의 기부금 전환 방식(33.8%), 마일리지 포인트 기부(30.7%) 순이었다. 반면 가장 신뢰하지 않는 기부방법은 구세군 자선냄비(42.1%, 중복응답)와 ARS기부(40.6%)였다. 하지만 기부활동에 동참하려는 개인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국내 기부문화의 전망은 어두워 보였다. 10명 중 3명 정도(32.7%)만이 앞으로 한국에서 기부문화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기부문화의 확산 가능성(15년 42.6%→17년 38.9%→18년 31%→19년 32.7%)을 낮게 보는 시각이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기부문화 활성화의 가능성(20대 18.8%, 30대 25.6%, 40대 39.6%, 50대 46.8%)을 어렵게 바라봤다.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세금감면혜택’과 ‘IT기술의 접목’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해 보여

“IT기술 접목으로 요즘 기부활동이 보다 더 쉽고 간편해졌다”는 소비자(18년 61%→19년 71%) 많아져

기부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요구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투명한 기부문화의 조성과 함께 세금감면혜택 및 최신 IT기술의 접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우선 세금감면혜택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기부금에 따른 세금감면혜택이 기부활성화에 도움이 되므로(80.6%), 이런 혜택을 더 확대해야 한다(73.8%)는 것으로, 이런 주장은 지난해보다 더욱 강조되었다. 다른 한편으로 IT기술을 기부활동에 도입시키면 좋은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10명 중 7명(71%)이 최근 IT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기부방법이 기부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한 것이다. 실제 요즘 기부활동이 IT기술 접목으로 보다 더 쉽고 간편해진 느낌이며(18년 61%→19년 71%), IT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기부방법이 기부에 대한 거리감을 좁혀주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18년 60%→19년 67.2%)는 의견이 많아졌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모바일 및 QR코드를 통한 기부방법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시대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고(83.4%), 누구나 쉽게 기부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준다(68.6%)는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10명 중 6명(58%)은 누구든 반복적으로 기부에 참여하게끔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반면 모바일 및 QR코드를 통한 기부방법이 기부로서의 정감이나 순수함이 잘 느껴지지 않고(33.3%), 자칫 기부를 가볍게 여기게 되는 문화를 만들 것 같다(24.1%)는 부정적 시각은 적은 편이었다. 다만 개인정보가 노출될 것 같아 부담스럽다(40.7%)는 우려를 간과해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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