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HYUNDAI MOTOR: 정주영, 자유민주주의, 자유경제 그리고 광고의 신화 같은 이야기 (ii)

[신인섭 칼럼] HYUNDAI MOTOR: 정주영, 자유민주주의, 자유경제 그리고 광고의 신화 같은 이야기 (ii)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0.01.08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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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 HYUNDAI가 등장했다. 차종은 EXCEL.

우선 시장조사부터 시작했다. 사실상 미국 승용차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자동차 그리고 이 두 나라와 대비한 한국자동차 메이커 특성에 관한 조사였다.

조사할 항목은 기량(技倆) 즉 자동차 만드는 기능, 솜씨 서브콤팩트(Sub-compact) 자동차 디자인 능력, 엔지니어링 선진, 아이디어 연비(연료비), 매력적인 스타일 제작, 가격 대비 가치, 승차감, 경영 능력, 신뢰성, 안전도, 부품과 수리 서비스 가능성, 최저가격 등 12가지였다.

“자동차 메이커 평균 특성 평가(Mean Ratings of Automaker Attributes)”에서 나타난 첫조사 결과는 고무적이지 않았다. 열 두 가지 조사 항목 가운데 일제 자동차와 대등한 평가는 겨우 두 가지 뿐으로 연료비와 가격 뿐이었다. 속된 말로 값 싸고 기름 값 싸게 드는 차라는 인식이었다.

출처 JD Power
출처 JD Power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 진출에 고려할 세 가지 결론이 나왔다.

  •  현대자동차는 알려지지 않은 자동차이고,
  •  알려지지 않은 회사이며
  •  알려지지 않은 나라 회사라는 것이었다.

이런 전제 하에 미국 현대 자동차는 4개의 목표를 세웠다.

첫째. 현대는 고품질 수송제품 제조회사로 자리잡는다.

둘째. 엑셀 (Excel)의 이미지 및 브랜드 인지 기반을 제공한다.

셋째. 빠른 시작과 소매 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관심을 일으키고 쇼룸 방문을 증진한다.

넷째. 현대 자동차의 장래 필요에 도움을 줄 장기적 캠페인을 수립한다.

미국 시장 진출 초기 광고 가운데는 길이 기억되어야 할 현대 자동차 광고가 하나 있다.

“그의 아버지는 기관차였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선박이었습니다. (Its father was a locomotive. Its Mother was a ship.)“

10개 낱말 두 개 문장인 헤드라인으로 시작해서 10개 단락, 188개 낱말(콤마, 마침표, 따옴표, 마지막의 로고 제외)이다. 광고상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다. 독일차 폭스바겐 미국 진출에 성공한 광고처럼 유명하지도 않다. 다만 초기 현대자동차의 미국 시장 캠페인은 성공 사례의 하나로 콜롬비아대학 초청 강연을 했다 (앞에 적은 몇 가지 자료 출처이기도 하다.) 아마도 한국 기업의 국제 무대 진출시에 “고전(古典)”으로 살펴야 할 광고가 아닐까. 

북미진출시 현대자동차 광고
북미진출시 현대자동차 광고

자랑할 것이라고는 저렴한 가격과 연료비 그리고 불굴의 “정주영 정신”으로 시작한 현대자동차는 미국 시장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여러 광고 가운데 “그의 아버지... 그의 어머니...” 이야기로 시작한 광고와 “한 가족용 자동차(미제 자동차) 한 대 값이면 당신은 이 자동차, 그리고 이것, 그리고 이것을 살 수 있습니다” 광고, 그리고 “센스 있는 자동차 현대”로고가 있다.

HYUNDAI Cars that make sense. 로고
HYUNDAI Cars that make sense. 로고

금년 2월 2일(일요일)에는 12회에 걸쳐 광고주가 된 현대자동차의 슈퍼볼 광고가 방영될 것이다. 그 광고료가 30초에 510~53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30여년 전 아무도 알아 주지 않아 “아버지는 기관차, 어머니는 선박“이라고 호소하듯 외치며 미국 시장에 뛰어든 HMA(미국현대자동차)는 이제 세계 최대, 최고의 광고 쇼이기도 한 Super Bowl 스폰서가 되었다.

그리고 가난한 농군의 아들 정주영, 자유민주주의, 자유경제와 그 산물, 광고의 힘을 빌어 신화 같은 개가를 세계 도처에서 부르게 되었다.

Super Bowl LIV 로고

 


신인섭 전 중앙대학교 신방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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