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아티클] 카카오택시, 타다를 대체할 수 있을까?

[트렌드아티클] 카카오택시, 타다를 대체할 수 있을까?

  • 오픈서베이
  • 승인 2020.04.0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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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대한민국 20~50대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모빌리티 트렌드 리포트 2020’ 내용을 활용해 작성한 글입니다.

타다, 인지도∙이용률 올라도 웃을 수 없는 이유

오픈서베이 모빌리티 트렌드 리포트 2020(이하 리포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을 하나 꼽자면 무엇일까요? 바로 타다의 엄청난 성장세입니다. 전년과 비교할 때 타다의 인지도∙이용률이 큰 폭으로 성장했기 때문입니다(각 +46.1%p, +8.0%p). 19년 응답자 수가 적어서 비교 해석에 주의해야 하지만, 타다 이용자의 만족률 역시 전년 대비 크게 올랐습니다(45.3%▶61.3%).

오픈서베이 모빌리티 트렌드 리포트 2020 (p.12)
오픈서베이 모빌리티 트렌드 리포트 2020 (p.12)

그렇지만 타다는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지난 3월 6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타다 베이직 사업 운영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한국일보 19년 11월 2일자 기사에 따르면 “현행법상 렌터카 차량을 유상으로 운송에 사용하거나 알선하는 것은 금지돼 있습니다. 다만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에 한해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다는 예외 조항이 있는데, 타다는 이를 근거로 영업”을 해왔는데요. 타다가 근거로 삼은 예외조항을 수정하는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인해 택시 면허 없이 운영되는 타다 베이직은 불법이 되는 상황에 놓인 겁니다.

이에 타다는 위 법안과 관련된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4월 10일까지만 운영한 뒤 잠정적으로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장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더라도 1년 6개월의 유예 기간 중 서비스 지속 운영에 필요한 운송 면허를 확보해야만 하는 상황이죠. 이에 일각에서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두고 타다 금지법이라도 표현하기도 합니다.

 

사실상 카카오택시가 독점하고 있는 시장

다른 서비스는 사정이 어떨까요? 카카오 T 택시의 경우, 여전한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타다가 인지도∙이용률 면에서 크게 성장했지만, 차량 호출 서비스 시장은 사실상 카카오택시가 독점하고 있죠. 참고로 카카오 T 택시는 기존 카카오택시 앱이 내비∙대리∙셔틀 등 다양한 이동수단 서비스를 통합하면서, 카카오 T 앱 안에서 택시 서비스만 따로 지칭할 때 부르는 이름입니다(이하 카카오택시).

리포트에 따르면 이러한 카카오택시는 인지도∙앱 설치율∙주 이용률까지 주요한 여러 지표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각 96.1%, 66.9%, 63.1%). 소폭이지만, 만족률 역시 전년 대비 상승했습니다(57.3%▶60.9%).

오픈서베이 모빌리티 트렌드 리포트 2020 (p.13)
오픈서베이 모빌리티 트렌드 리포트 2020 (p.13)

이에 타다의 빈자리를 카카오택시가 채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지난 몇 년간 비즈니스 리스크 관리를 착실하게 해온 카카오택시의 행보를 높게 사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카카오택시도 사업 초반에는 기존의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었는데, 택시 가맹회사 인수 및 택시 면허 확보 등 적극적인 행보를 통해 갈등요소를 점차 줄여나갔거든요.

기사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이미 택시 면허 23만대, 회원 수 2,600만 명을 보유”했다며, “인프라에서부터 동종업계 내 독보적 지위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타다가 열어놓은 대형 택시 호출 시장에서도 ‘카카오 벤티’라는 이름의 서비스를 시작해 운행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계획을 이행하고 있고요.

그래서인지 일각에서는 2020년이 카카오모빌리티가 처음으로 흑자 매출을 기록하는 시점이 아닐까 전망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7년 모회사인 카카오로부터 분사 독립한 이후 지금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는데, 타다의 서비스 중단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비즈니스포스트 20.03.06).

 

카카오택시가 타다를 대체할 수 있을까?

소비자들은 타다의 빈자리를 카카오택시가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요? 쉽게 답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카카오택시와 타다를 이용해본 사람들이 각각 꼽은 두 서비스의 장점을 살펴보면, 소비자들이 두 서비스에서 얻고 있는 주요 편익이 서로 꽤나 다르기 때문입니다.

먼저, 타다 이용 경험자가 꼽은 장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운전기사가 친절하다(44.7%), 차량 실내가 깨끗하고 잘 관리되어 있다(38.7%), 불필요한 대화를 하지 않아도 된다(29.1%)가 타다의 장점 TOP 3에 꼽혔습니다. 타다가 기존의 불편하던 택시 이용 경험을 크게 개선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카카오택시∙티맵택시보다 서비스 이용 가격이 높은 편인데도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죠(21.6%).

그럼 카카오택시 이용 경험자가 꼽은 장점은 어떨까요? 앱 이용이 편리하다(60.8%), 차가 가장 빨리 잡힌다(38.0%), 탑승 전 경로 및 예상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37.0%), 요금 지불 방법이 편리하다(35.8%)가 카카오택시의 장점 TOP 4에 꼽혔습니다. 모두 앱 사용성과 관련한 사항입니다. 타다의 주요 장점과 중복되는 항목이 하나도 없습니다.

오픈서베이 모빌리티 트렌드 리포트 2020 (p.16)
오픈서베이 모빌리티 트렌드 리포트 2020 (p.16)

정리해보죠. 소비자들은 카카오택시는 앱의 기능적인 측면에서 장점이 많은 반면, 타다는 차량 호출 이후 탑승 경험 측면에서 장점이 많은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앱 이용 경험은 모바일 안에서 이뤄지고 탑승 경험은 오프라인에서 이뤄진다는 걸 생각하면, 소비자들이 두 서비스에 기대하는 점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타다를 애용하던 소비자들이 아쉬워하는 이유는 바로 이 대목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카카오택시는 타다의 만족스러운 탑승 경험을 제공하지 못할 거라고 우려하는 겁니다.

이에 위에서 던진 질문은 소비자 관점에서 고쳐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카카오택시가 타다를 대체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타다의 만족스러운 탑승 경험을 카카오택시도 제공할 수 있을까?’라고요. 2020년 흑자 매출 전환을 앞둔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T 플랫폼 안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프리미엄 택시를 통해 활로를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 콜택시 중계 넘어 직접 택시 운영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제 콜택시 중계 플랫폼을 넘어서 자체적으로 택시 서비스를 운영합니다. 택시 면허를 직접 확보해 법리적인 이슈를 해소한 프리미엄 택시 서비스인데요. 타다처럼 11인승 승합차로 운행되는 대형 택시 ‘벤티’와, 카카오 모빌리티가 직접 운행하는 프리미엄 중형 택시 ‘카카오T블루(전 웨이고블루)’입니다. 둘 다 기존의 택시 이용 경험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탑승 경험의 만족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엿보이는 행보입니다.

이중 벤티는 타다가 제공하던 11인승 대형 택시의 직접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쾌적하고 넓은 실내 공간과 여러 명이 함께 이동하고자 하는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벤티는 지난 19년 차량 100대 규모의 베타 테스트 일환으로 시작했는데요. 기사에 따르면 올해는 890개 면허를 기반으로 연내 서비스 규모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 합니다. 올해는 카카오 T 앱을 통해 대형 택시를 호출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을까요?

타다의 외형을 쏙 빼닮은 카카오 벤티 (출처. 카카오 벤티 홍보자료)
타다의 외형을 쏙 빼닮은 카카오 벤티 (출처. 카카오 벤티 홍보자료)

한편, 카카오T블루는 기존 택시 호출 앱의 고질병이던 ‘손님 골라태우기’의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대 3,000원의 콜비를 추가하면 특별 교육을 이수한 친절한 운전기사가 승차 거부를 할 수 없는 강제 배차 시스템에 따라 호출을 받는다는 컨셉입니다. 중앙일보 20년 3월 18일자 기사에 따르면 “서울과 성남의 경우 기존 택시업에 종사하지 않았던 신규 기사가 전체 모집 인원의 34%에 달했다”고 합니다. 새로운 택시 기사의 유입이 기존 택시의 문제 해소에 어떤 도움을 줄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이러한 카카오T블루 역시 벤티처럼 초창기에는 100대 규모로 시작했는데요. 20년 3월 기준 3,600대까지 차량 수가 늘어났습니다. 불과 1년 새 빠른 속도로 서비스 규모를 확대하고 있죠. 이를 통해 차량 호출 서비스 이용 시 가장 불편한 점으로 꼽히는 ‘차가 잘 잡히지 않는다(38.7%)’는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까요? 2020년은 카카오택시의 행보를 면밀히 지켜보면 좋겠습니다.

오픈서베이 모빌리티 트렌드 리포트 2020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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