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시즌 돋보이는 스타벅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크리스마스 시즌 돋보이는 스타벅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 강소영
  • 승인 2018.12.11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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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알리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싶은 메시지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로고, 네이밍, 슬로건 등에 정확히 드러난다.

출처 11번가
출처 11번가

얼마 전 스타벅스를 들렀다가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 텀블러를 보고 거침없이 2개를 샀다. 평상시 작은 가게의 상권을 빼앗는 거대 프랜차이즈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있는 편이지만, 스타벅스는 가끔 예외다. 보고, 사고, 먹을 게 너무 많아서다. 그야말로 스타벅스 브랜드는 스토리텔링의 천국이다.

우선 스타벅스 로고 속 여인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이렌.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들을 유혹해 배를 난파시키는 마녀이다. 스타벅스 창업자들(제브 시겔, 제리 볼드윈, 고든 보우커)은 자신의 고향이자 창업 도시인 시애틀에 1호점을 뒀다. 이때 항구 도시의 뿌리를 나타내고자 바다와 관련 있는 사이렌을 로고로 선택했다고 한다.

스타벅스 브랜드 네임은 미국 작가 허먼 멜빌의 유명 소설<모비딕>의 고래 사냥꾼 스타벅이라는 항해사의 이름을 땄는데, 이 역시 바다와 연관 있다. 마침 일등항해사인 스타벅은 커피를 아주 즐기는 인물이다.

사이렌과 영화 '모비딕' 한 장면
사이렌과 영화 '모비딕' 한 장면

그리고 이후 스타벅스 창업자들로부터 이 회사를 인수한 한때 직원이었던 하워드 슐츠의 성공 스토리도 있다. 스타벅스 브랜드의 마케팅 담당자였다가 퇴사하고 이태리를 여행하며 에스프레소 커피맛을 알게 되고 고향으로 돌아와 일 지오날레라는 커피전문점을 창업했다는 얘기는 익히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창업과 인수 과정에도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스타벅스의 세 창업자는 원래 목표였던 최고 품질의 커피 원두 판매를 위해 스승 알프레드 피트(미국의 전설적인 커피 전문가)가 물려준 '피트의 커피와 차 (Peet's Coffee&Tea)' 사업에 집중하기로 하고, 스승의 근거지인 샌프란시스코 근교로 이사한다. 그리고 하워드 슐츠에게 ‘스타벅스’ 모든 권리를 380만 달러에 넘겼다. 그리고 프랜차이즈 형태로 매장을 늘려가되 각각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에는 서로의 브랜드가 침범하지 않는 ‘신사협정'을 맺은 걸로 알려져 있다. 상도가 무엇이고 업계 파트너쉽이라는 게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견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브랜드의 풍부한 스토리텔링이 만든다고 한다. 스타벅스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정석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로고와 네이밍은 신화와 소설에서 연유했고, CEO의 창업과 인수에 있어서도 스토리가 풍부하다.

스타벅스하면 감성 마케팅, 문화 공간이 떠오른다. 따뜻함이 필요한 크리스마스 시즌에 스타벅스의 고급 텀블러가 부담스럽지 않고 기분 좋게만 느껴지는 건,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그 안의 스토리 때문이 아닐까 한다.

강소영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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