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왜 광고를 하나? 뉴욕 매디슨가의 기적 : DROGA5 이야기

[신인섭 칼럼] 왜 광고를 하나? 뉴욕 매디슨가의 기적 : DROGA5 이야기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0.05.20 0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10대 광고회사 순위에 이변이 일어났다. 2018년까지만 해도 세계 10대 광고회사 그룹 순위에서 1 ~ 5위는 전통적 광고 전문회사가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작년, 이 순위에서 6위였던 액센츄어 인터랙티브(Accenture Interactive)가 4위에 올라섰다.

매년 4월 말에서 5월 초에는 미국 Advertising Age (창립 1930)의 광고회사 특집이 나온다. 금년에는 5월 11일에 나왔다. 2018년까지는 10대 광고회사 순위 가운데 1 ~ 5위는 모두 전통 광고회사였다. 그러다가 2019년에는 액센츄어 인터랙티브 (Accenture Interactive. 이하 액센츄어)가 6위에서 4위로 올라섰는데. 원래 액센츄어는 본업이 컨설턴시 즉 기업의 회계 관련 자문을 하는 회사였다. 그러다가 몇 해 전부터 역시 컨설턴시가 본업이던 프라이스&워터하우스와 딜로이트와 함께 광고대행업으로 뛰어들었다.

쉽게 말하자면 돈 장사가 광고 장사를 한다는 것이다. 강력한 시장 경쟁자의 대두를 좋아하는 기업은 없다. 컨설턴시의 광고업 진출이 일어나자 전통 광고회사는 처음에는 비웃었다. 컨설턴시에서 광고대행업으로 진출한 회사들도 이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가장 손빠른 길을 열었다. 즉 뛰어난 창의력을 가진 광고회사를 사들인다는 것이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지난 수년 사이에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에서 세계를 휩쓴 광고회사는 드로가5(Droga5)였다. 개인회사이므로 정확한 수입액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2006년 창설한 드로가5의 2016년의 수입은 1억 7,000만 달러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창사 이래 대략 매년 20%씩 성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놀라운 성장의 비결은 무엇인가? 간단하다. 훌륭한 광고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 사이에 드로가5는 미국을 위시해 세계 저명한 광고상을 휩쓸었다고 해서 과언이 아니었다.

작년 5월 1일 액센츄어는 드로가5를 4억 7,500만 달러에 샀다. 시가(時價)를 훨씬 넘는 돈을 지불했다. 상장회사인 액센츄어의 이 매입은 월가의 뉴스가 되었다. “자본주의의 대변자”라는 별칭을 가진 포브스(Forbes)는 “드로가5 매입에 엄청난 돈을 지불한 숨은 이야기”라고나 옮길 기사를 썼다. 대기업 회계 컨설턴시가 본업인 액센츄어의 이 대담한 매입은 상식적인 계산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것이 있다.

Forbes 2019.5.28 기사
Forbes 2019.5.28 기사

드로가5가 작년에 받은 많은 상 가운데 하나는 New York Times의 기업 광고인 “Truth is Worth It"가 있는데 칸 국제광고제 TV 부문 창의상과 기술상 그랑프리 두개를 받았다. 기적적인 일이었다.

보거나 듣거나 만지거나 냄새를 맡거나 할 수도 없는 창의성을 위해 엄청난 돈을 지불한 것이다. 광고의 가치를 온 천하에 휜히 보여 준 Droga5 그리고 그 가치를 거액으로 살 줄 아는 Accenture에 할 말은 Oh, Happy Day! (Droga5라는 상호는 다섯째인 아들 옷에 바느질로 만들어 웃옷에 붙여 준 뱃지에서 생겼다 한다.)

 


신인섭 (전)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