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남성 육아’의 활성화를 위한 시스템 보완 필요해

[트렌드모니터] ‘남성 육아’의 활성화를 위한 시스템 보완 필요해

  • 신성수 기자
  • 승인 2020.06.26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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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0년 4월 8일~2020년 4월 13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6세~65세 남녀 1,000명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6세~65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남성(아빠)육아’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육아는 여성만의 몫이 아니며 남성의 육아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전히 한국사회에서는 남성의 육아 참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기본적으로 남성의 육아 참여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위기, 전체 88.4% “아빠들이 육아의 일부 담당하는 것은 당연해”

전체 67.2% “이번 코로나 사태가 남성들도 여성의 육아 어려움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남성의 육아 참여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요즘 사회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 10명 중 9명 정도(88.4%)가 아빠들이 육아의 일부를 담당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이다. 여성(93.2%)은 물론 남성(83.6%) 스스로도 아빠들의 육아 참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매우 뚜렷했으며, 연령에 관계 없이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더 나아가 남편이 혼자 돈을 번다고 하더라도 남성의 육아활동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66%)도 상당했다. 육아활동이 얼마나 힘든지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엄마와 아빠 모두의 역할이 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해졌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육아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이해하는 남성들이 더 많아졌으리라는 예상이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67.2%가 코로나19가 남성들도 여성의 육아 어려움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40대 이상(10대 53.8%, 20대 53%, 30대 63.5%, 40대 75.5%, 50대 77.4%, 60대 82.3%)이 더욱 많이 공감을 했다.

 

10명 중 1명 정도만 “육아는 여성만이 완벽하게 할 수 있고, 엄밀히 말해 남성의 몫은 아니야”

81.7% “남성 육아의 등장은 사회발전과정에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 다만 절반 가량 “남성육아라는 표현 마음에 안 들어”

육아활동을 여성만의 몫이라고만 바라보는 시각은 드물었다. 10명 중 1명 정도만이 육아는 여성밖에는 완벽히 할 수 없으며(10.6%), 엄밀히 말해서 남성의 몫은 아니라는(12%) 생각을 드러냈을 뿐이다. 육아는 본래 엄마의 몫이지만 아빠가 약간 거들어 주는 것(13.1%)이라거나, 아직은 남성이 육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그렇게 좋게 보이지만은 않는다(16.1%)는 목소리도 적었다. 상대적으로 남성 및 중장년층의 경우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을 좀 더 많이 가지고 있었으나, 그 역시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이렇듯 남성의 육아활동을 당연하게 바라보는 시각은 사회전반적으로 육아활동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양성평등의 가치가 중요하게 다뤄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회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 10명 중 8명(81.7%)이 남성 육아는 한국사회가 발전하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바라본 것으로,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10대 74.4%, 20대 71.7%, 30대 83.4%, 40대 84.2%, 50대 87.6%, 60대 92.7%) 이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 그에 비해 혹자의 말처럼 남성 육아를 몇몇 TV프로그램을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사회현상(12.4%)이라고 이해하는 경우는 매우 적었다. 다만 ‘남성육아’ 또는 ‘아빠육아’라는 표현 자체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상당수였다. 절반 가량(48.1%)이 남성 육아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응답했는데, 기본적으로 공동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 육아활동에 이러한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 마치 육아의 ‘영역’과 ‘역할’을 나누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전체 응답자의 88.6% “우리사회에서 남성 육아는 필요한 활동이다”, 부부라면 당연히 나눠야 하는 부담이기 때문에

다만 남성의 ‘육아활동’ 참여를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시각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

실제 응답자 대부분이 남성의 육아활동 참여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88.6%가 우리사회에는 남성의 육아활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아무래도 남성(81.2%)보다는 여성(96%)이 필요성을 더욱 많이 체감했으며, 연령별로는 10대의 응답값이 상대적으로 낮았을 뿐 모든 세대(10대 76.9%, 20대 88%, 30대 89.5%, 40대 91.3%, 50대 86.6%, 60대 92.7%)가 다 함께 공감을 하는 모습이었다. 남성의 육아 활동이 필요하다고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부부라면 당연히 나눠야 하는 부담이라는 생각 때문(76.5%, 중복응답)이었다. 앞서 살펴봤듯이 육아는 부부 공동의 몫이라는 인식이 사회전반적으로 뚜렷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맞벌이 를 하는 부모가 많아졌고(62.4%), 여성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줘야 하며(48.8%),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야 하기에(38.6%) 남성의 육아활동 참여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다만 남성의 육아활동 참여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여전히 세대별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기본적으로 젊은 세대는 남성의 육아활동에 긍정적인 것 같다는 평가(72.7%, 중복응답)가 많은 가운데, 기성세대에 대해서는 요즘은 긍정적인 것 같다는 시각(28.6%)과 여전히 부정적인 것 같다는 시각(22.4%)이 엇갈린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로 대표되는 기성세대 중 일부는 여전히 남성의 육아 참여에 좋지 않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평소 체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

 

아빠들의 육아활동은 자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인식 뚜렷해, 전체 91.5% “자녀의 정서 함양을 위해 꼭 필요해”

아빠들의 육아 참여가 가장 필요한 시기로는 자녀가 ‘만 4세~7세’이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를 많이 꼽아

아빠들의 육아활동 참여는 자녀에게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강해 보였다. 대부분(93.5%) 한창 보살핌이 필요할 때 아빠가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데 공감을 했으며, 남성 육아는 자녀의 긍정적인 정서 함양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응답자가 10명 중 9명(91.5%)에 달한 것이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아빠들의 육아활동 참여가 자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있었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84.1%는 아빠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아이일수록 사회성이 좋은 것 같다고 바라봤는데, 대체로 연령이 높을수록 이런 인식(10대 69.2%, 20대 80.9%, 30대 85.6%, 40대 85.3%, 50대 85.7%, 60대 90.6%)이 강한 편이었다. 특히 아빠들의 육아 참여가 가장 필요한 시기는 자녀의 연령대가 만 4세~7세(63.3%, 중복응답)이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50.5%)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 다음으로 만 1세~3세(41.4%)와 초등학교 고학년(35.4%) 시기도 아빠 육아가 필요한 시기로 꼽혔다. 물론 아빠들의 육아 참여는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계속 함께 이뤄지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모유를 먹이거나 엄마의 손길을 많이 필요로 하는 만 1세 이전(27.2%)의 영아기 때보다는 그 이후의 시기에 아빠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특별히 남성의 육아 활동 범위에 제한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육아 활동은 남성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바라본 것이다. 다만 가장 보람 있는 남성 육아활동으로는 자녀와 자주 이야기하는 것(51.2%, 중복응답)을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자녀와 몸으로 놀아주고(40.6%), 여행을 가고(36.2%), 함께 운동을 하는 것(33%)이 보람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뒤를 이었다.

 

한국사회에서는 여전히 남성의 육아 참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

10명 중 7명 “남성의 육아 참여 수준 낮은 편”, 다만 적정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조금은 증가해

남성 육아의 필요성에 대부분이 공감을 하고, 육아는 부부 공동의 몫이라는 인식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사회에서는 남성의 육아 참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남성의 육아 참여 수준이 어떠한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71.4%가 참여도가 낮은 편이라고 응답한 것이다. 10명 중 2명 정도(19.1%)만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바라봤으며, 남성들의 육아 참여도가 높은 편이라는 평가(4.7%)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만 2018년에 20대~5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와 같은 연령으로 비교했을 때 남성의 육아 참여가 적정한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20대: 18년 14%→20년 20.5%, 30대: 18년 8.8%→20년 22.7%, 40대: 18년 7.2%→20년 13.6%, 50대: 18년 10.4%→20년 18.4%)가 조금은 늘어난 것을 긍정적인 변화로 바라볼 수 있다.

 

61.1% “우리나라 직장 현실에서 과연 남성의 육아 참여 가능할까”, 91% “사회적 시스템이 더 보완될 필요 있다”

전체 92.9% “남성 육아휴직제도의 사용이 필요하다”, 77.6% “그러기 위해 제도의 ‘법적 구속력’이 필요해”

여전히 부족한 남성의 육아 참여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결국 제도와 정책의 활성화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전체 10명 중 9명(91%)이 아빠들의 자녀 육아 및 돌봄을 위해서는 사회적인 시스템이 지금보다 더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바라본 것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직장 현실에서 과연 남성들의 육아 참여가 가능할까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61.1%)이 많은 가운데, 결국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사회시스템의 변화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는 ‘남성 육아휴직제도’의 사용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92.9%가 자녀 양육을 위한 남성 육아휴직제도의 사용이 필요하다는데 공감을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을 위한 제도의 ‘법적 구속력’이 필요하다는 의견(77.6%)이 많았다. 남성들의 육아휴직은 복직 후 인사상의 불이익이 있을 것 같다는 우려(63.2%)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육아휴직의 사용이 자유로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 환경이 갖춰질 경우 보다 많은 남성들의 육아휴직 사용을 예상해 볼 수 있었다. 실제 향후 자녀 양육을 위해 ‘육아휴직제도’를 사용하고 싶다는 의향(68.5%)을 여성(63.2%)보다는 남성(73.8%)이 더욱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또한 연령이 낮을수록 육아휴직 사용 의향이 높아(10대 76.9%, 20대 80.2%, 30대 77.9%, 40대 64.7%, 50대 53%, 60대 55.2%) 앞으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남녀 불문하고 육아휴직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해볼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최근 시행되고 있는 주52시간 근로시간제도로 인해 남성의 육아 참여가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65.9%)이 많았으며, 10명 중 9명(89.2%)은 자녀 양육을 위해 남성의 재택근무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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