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한국과 중국은 미국(美國), 일본과 북한은 미국(米國)

[신인섭 칼럼] 한국과 중국은 미국(美國), 일본과 북한은 미국(米國)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0.07.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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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럽(Gallup)의 여론 조사에도 있겠지만, 세계를 대상으로 지금 미국에 대한 이미지 조사를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다. 내 생각이 아니라 미국에서 흘러나오는 여러 훌륭한 사람들의 이야기 때문인데, 미국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실례지만 그 나라 대통령의 말씀과 이미지도 작용한다.

그건 그렇고. 미국에 대한 한국, 북한, 일본, 중국의 표기는 두 가지이다. 이 네 나라 모두 한자 문화권이므로 미국 표기도 시작은 한자이다.

나는 일본이 미국을 "米國“이라고 쓰는 이유는 쌀이 귀한 일본이므로 쌀, 즉 먹을 곡식이 풍부한 미국을 쌀의 나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쓰는 줄 생각했다.

그게 아니란다. 일본이 개항한 것은 미국 페리(Perry) 제독이 함대를 이끌고 온 185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은 페리의 군함을 "구로부네(黑船)"라고 부르는데 군함 색깔이 까맣기 때문이다. 이때 일본은 "America"라는 나라 이름을 한문으로 표기할 때, 발음이 비슷한 한문 글자 “亞米利加“라고 썼다. 이것이 기원이 되어 줄인 말로 표기할 때에는 미국이라고 쓰게 되었다.

중국은 어떠했는가? 청나라 시대에 중국인은 America를 "미리견(美利堅)“으로 표기했다.

American의 발음은 악센트가 ”Me"에 있어서 “A(아)"자 발음은 빼 버린 ”미리켄“으로 표기한 것이었다. 그 결과 미국을 줄여 말할 때에는 미국(美國)이 되었다. 한국이 해방 전 일본이 사용하는 ”米國“ 대신 ”美國”을 쓰게 된 것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 “쌀 米“보다 ”아름다울 美“를 택한 것이다. 북한이 “米國”을 쓰는 이유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북에서는 “원수“와 ”원쑤“라는 말이 있는데, 앞의 원수는 군대 계급에 있는 元帥이고 뒤의 ”원쑤”는 원수가 된다는 따위의 뜻인 ”怨讐“라는 의미이다.

김일성이란 사람을 “태양”이라 해서 태양절을 만들고, 30대 초반의 젊은이를 “최고 존엄”으로 모시는 나라이니 굳이 따질 필요도 없다.

미국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무어라 할까?

 


신인섭 (전)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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