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긱 경제’의 확산 속 ‘평생직장’은 이제 요원한 꿈

[트렌드모니터] ‘긱 경제’의 확산 속 ‘평생직장’은 이제 요원한 꿈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0.07.25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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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자영업자를 제외한 전국 만 16세~65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평생직장 등의 ‘직업관’과 ‘긱 경제(Gig Economy)’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회전반적으로 불확실성과 고용불안감이 커지고,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긱 경제’가 확산되면서, 직장생활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직장생활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사람들 많아, 절반 이상 “요즘 직장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까 불안감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대인들, 전체 83.3% “요즘 직장생활은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요즘 직장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고(55.2%), 직장에서 오래 잘 버틸 수 있을지 염려가 된다고(56.3%) 밝힌 것이다. 특히 한창 일을 많이 하고 있고, 결혼과 자녀 양육 및 부모 부양 등 어깨에 짊어진 과제가 많은 30대~40대가 직장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지를 불안해하고(10대 30.8%, 20대 52.7%, 30대 58.9%, 40대 63.2%, 50대 55.6%, 60대 47.9%), 직장을 오래 다닐 수 있을지를 우려하는(10대 51.3%, 20대 56.2%, 30대 60.3%, 40대 61.7%, 50대 53.7%, 60대 45.5%) 태도가 가장 두드러졌다.

물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평생 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고(49.2%), 한 조직에 오래 얽매이기 싫다(43.7%)고 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이러한 선택도 안정적인 직장생활 환경이 갖춰졌을 때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재 일과 직업의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직장생활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 중 하나로는 ‘치열한 경쟁’을 꼽을 수 있었다. 10명 중 8명 이상(83.3%)이 요즘 직장생활은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고 느낄 정도였으며, 요즘은 선배들보다 실력 있는 신입사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62.7%에 달한 것이다.

 

3명 중 1명은 현재 자신의 일이 로봇과 기술발전으로 대체되거나,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해

불과 1년 사이 실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크게 증가한(19년 61%→20년 73.7%) 것으로 보여져

다른 한편으로 최근 사회의 빠른 변화도 직장생활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보여졌다. 3명 중 1명이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직업이 언젠가 로봇 등으로 대체되어 쓸모 없어질 것 같고(36.6%),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계로 대체되거나, 사라질 것 같다(35.7%)는 걱정을 내비친 것이다. 최근 기술발전으로 인해 일과 직업의 형태가 변화하고 있는데, 이런 변화가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불안감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73.7%가 실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러한 태도가 불과 1년 사이 크게 증가한(19년 61%→20년 73.7%) 것으로, 최근 사회전반적으로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모습은 산전수전을 다 겪은 6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10대 76.9%, 20대 77.3%, 30대 73.7%, 40대 76.1%, 50대 74.7%, 60대 59.5%)에서 모두 높은 수준이었다. 물론 대다수가 실패의 경험은 개인의 소중한 자산이고(75.3%), 실패를 경험해봐야 좀 더 성장할 수 있다(71.5%)고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직접 마주하기에는 두려움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한국사회는 여전히 실패에 관대하지 않은 사회로,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한국사회는 실패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소수(16.8%)에 불과했다.

 

‘안정적’인 직장생활 중시하는 태도 강해, 전체 81.5% “요즘 같은 불확실한 시대에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직장 선택 시 가장 고려하는 요인은 ‘연봉’이지만, 회사의 미래 전망을 고려하는 사람들 부쩍 많아진 모습

직장생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느끼는 만큼 직장생활을 바라보는 태도가 ‘안정지향적’인 성향을 띌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전체 응답자의 81.5%가 요즘 같은 불확실한 시대에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역시 연령이 높을수록 안정적인 직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10대 64.1% 20대 71.2%, 30대 80.4%, 40대 87.6%, 50대 88.9%, 60대 90.9%)가 훨씬 뚜렷했다. 또한 언제든지 나를 최고로 대우하는 곳으로 이직하고 싶어하는 마음도 조금은 옅어진(19년 69.1%→20년 63.2%) 모습이었다. 다만 30대의 경우에는 대우만 좋다면 이직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76.6%)이 유독 컸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대부분 경력이라는 것은 언제든 변할 수 있고(80.1%), 경력이 인생의 어느 한 시점에 변할 수 있다(73.7%)고 생각하지만, 변화의 파고가 높은 지금은 안정적인 선택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더욱 강한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회불안감이 더 커진 만큼 당분간은 안정적인 직장의 수요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 직장을 선택할 때 고려할 요인으로 회사의 미래 전망(19년 39.4%→20년 45.8%, 중복응답)을 꼽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록 가장 중요한 직장 선택 요인으로는 연봉(85.3%)을 꼽고, 시간적 여유(52.3%)와 적성(47.7%)에 대한 고려도도 높았지만, 이제는 회사의 전망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태도가 강해진 것을 뒷받침하는 결과로, 중장년층이 회사의 미래 전망(10대 46.2%, 20대 33.1%, 30대 43.1%, 40대 50.7%, 50대 55.6%, 60대 56.2%)을 더욱 강조했다.

 

이제는 ‘평생직장’이 가능하지 않다는 인식 뚜렷해, 전체 63.2% “요즘 시대에는 평생직장이 존재하기 어렵다”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고용불안감’이 존재하고, 경제상황의 악화도 회사가 도산되는 경우 많기 때문에”

사회전반적으로는 평생직장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인식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26.6%만이 요즘 시대에도 평생직장이 존재할 수 있다고 바라봤는데, 이러한 태도는 지난해 조사 결과와 비슷한(19년 27.6%→20년 26.6%) 수준이었다. 그에 비해 10명 중 6명 이상(63.2%)은 요즘 시대에는 평생직장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평생직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고(63.5%, 중복응답), 복지 수준이 좋다면 진로를 바꿀 이유가 없다(56%)는 이유를 주로 많이 꼽았다. 결국 평생직장은 본인이 하기 나름이며(48.5%), 현재 직업이 개인의 적성과 딱 맞을 수도 있다(46.2%)고 생각하는 것이다.

반면 평생 직장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고용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부분을 주로 많이 지적했다.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고용불안감’이 존재하는데다가(51.1%, 중복응답), 경제상황의 악화로 회사가 도산 및 파산하는 경우도 많기(49.7%) 때문이다. 또한 선택한 직장이 개인의 적성과 잘 안 맞을 수 있고(40%), 고령화로 인해 진로나 업무 선택을 다르게 할 수 있고(38.9%), 돈보다 시간적 여유를 중시하는 사람이 많은(38.8%) 등 일과 직업을 대하는 태도가 과거와 달라진 것도 평생직장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였다. 이렇듯 경제적 불확실성과 고용불안감이 증폭되고 외부환경의 변화가 큰 상황인 만큼 평생직장을 갖는 것이 이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보여진다.

 

점점 확산되는 ‘긱 경제’, 전체 74.4%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긱 워커의 비중이 증가할 것”

‘긱 경제’의 확산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긍정적 기대(37%)와 부정적 우려(37.8%)가 공존하는 모습

최근 디지털플랫폼의 발달과 함께 ‘긱 경제(Gig Economy)’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도 더 이상 평생직장이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한 고용주에게 대가를 받고 일하던 전통적인 노동개념이 옅어지고, 단기계약 노동력을 제공하며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긱 경제 시대가 도래하면서, 단기 계약직과 독립계약자, 프리랜서의 형태로 초단기 노동을 제공하는 ‘긱워커(Gig Worker)’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고용불안정성이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향후 긱 워커의 비중은 증가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74.4%가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긱 워커의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으로, 지난해 조사에 비해 이러한 인식은 더욱 강해진(19년 66.8%→20년 74.4%) 모습이었다. 특히 긱워커 일자리의 비중이 가장 많아질 것 같은 연령대로 20대(69.8%, 중복응답)와 30대(56.5%) 청년세대를 주로 많이 꼽고 있어, 향후 취업시장 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긱 경제가 확산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긍정적 기대(37%)와 부정적 우려(37.8%)가 공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긱 경제 시대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필요한 만큼만 일을 할 수 있고(55.7%, 중복응답), 자신의 일정을 스스로 조정할 수 있으며(53.8%),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하다(52.4%)는 기대를 많이 피력한 반면 긱 경제 시대로의 전환을 우려하는 사람들은 수입이 불규칙적이고(66.7%, 중복응답), 일자리의 안정성이 떨어지며(63.2%), 일용직 및 계약직이 많아질 것이라는(61.6%) 우려를 많이 내비쳤다. ‘긱 워커’를 보는 시각에도 역시 자유롭고(50.7%, 중복응답), 자발적이다(25.1%)는 긍정적 이미지와 별다른 기술이 없고(31.8%), 형편이 어렵다(27.9%)는 부정적 이미지가 공존했다.

 

전체 75.2% “긱 경제 시대로의 진입은 피할 수 없는 흐름”, 다만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우려가 강해

76.7% “노동자들이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69.6% “충분한 소득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고, 디지털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이제 ‘긱 워커’의 증가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는 주장에 대부분이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75.2%가 긱 경제 시대로의 진입은 피할 수 없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연령이 높을수록(10대 59%, 20대 69.2%, 30대 78%, 40대 77.5%, 50대 75.9%, 60대 83.5%) 이런 전망을 많이 했다. 앞으로 우리사회에는 긱 워커와 같은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고(19년 77.2%→20년 81.9%), AI와 로봇이 노동력을 대체하는 만큼 긱 워커의 비중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고(19년 67.2%→20년 71.7%) 바라보는 시각도 지난해보다 더욱 강해졌다.

앞서 긱 경제의 확산을 대하는 시선에서는 양가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었는데, 전반적으로는 부정적인 우려가 훨씬 커 보였다. 무엇보다도 고용 불안 및 소득 감소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전체 76.7%가 긱경제 시대에는 노동자들이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으며, 대부분의 긱 워커들은 충분한 소득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하는 응답자가 69.6%에 이르렀다. 특히 30대 이상에 서 긱 경제 시대에 긱 워커로 살아가는 것을 많이 걱정했다. 또한 긱 워커의 비중이 높아지면 일자리를 둘러싼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19년 63.4%→20년 68.1%), 전문적인 능력이 있는 소수만이 부와 성공을 맛볼 것 같다(19년 63.7%→20년 67.6%)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더 많아졌다. 10명 중 7명(73.5%)은 긱 경제 시대에는 세대간 일자리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긱 워커’로 일을 하면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42.9%) 적고, 부러워하는 모습(29.8%) 드물어

10명 중 7명 “긱 경제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복지시스템의 강화”, 기본소득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70.7%)도 많아

긱 워커로 일을 하면 시간활용이 훨씬 수월해져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42.9%)도 일부 존재했으나, 대다수의 공감을 받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긱 워커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태도(29.8%)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렇듯 긱 경제 시대에는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긱 경제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10명 중 7명이 긱 경제 시대에는 복지시스템의 강화가 가장 중요하며(71.1%), 기본소득제를 꼭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70.7%)고 주장한 것이다. 결국 복지시스템의 강화를 통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지만, 고용안정성이 약하고 외부환경에 취약한 ‘긱 워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연령에 관계 없이 복지시스템의 강화를 비슷하게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기본소득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에서는 세대별 의견 차이(10대 56.4%, 20대 59.2%, 30대 69.9%, 40대 80.4%, 50대 76.5%, 60대 76.9%)를 엿볼 수 있었다. 한편 이렇게 직장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일자리의 근본적인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보니 일과 직업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3.3%가 지금으로부터 10년 후에는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으며, 하나의 직업만 추구하기보다는 다양한 경로의 대안을 생각 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57.4%)도 상당히 많았다. 또한 이제는 어디에서 일을 하느냐 보다는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시대라는 인식(71.4%)이 팽배한 가운데, 대부분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무언가를 배워야만 한다는 생각(88.8%)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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