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항의 反轉 커뮤니케이션] 반전시키면 새로운 해석의 길이 열린다

[박재항의 反轉 커뮤니케이션] 반전시키면 새로운 해석의 길이 열린다

  • 박재항 대기자
  • 승인 2020.07.27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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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can be serious without a suit. (정장을 입지 않아도 진지해질 수 있어.)

구글의 사내표어란다. 구글다운 말이다.

그런데 반대로 정장을 입어야 할 이유도 이걸 뒤집어 보면 나온다.

You can look serious with a suit. (정장을 입으면 진지해 보일 수 있어.)

‘집 근처 공원이 있는 게 결혼의 1/3, 취업의 1/10 정도의 행복감을 가져다준다’라는 어떻게 조사를 했을까 싶은 내용을 공중파 TV 뉴스에서 보도했다. 공원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걸 알리려 한 것 같다. 그런데 그걸 본 아들이 말했다.

"취업하면 집 근처 공원이 있는 것보다 10배 더 행복하군요. 취업의 기쁨은 정말 크군요. “

보는 각도에 따라서 이렇게 다르게 해석하고 의미를 끄집어낼 수 있다. 한 발 더 나가면 취업이 결혼보다 3배 이상의 행복감을 준다는 얘기도 성립한다. 반대로 취업이 안 될 때, 실직했을 때의 아픔은 집 근처 공원이 사라지는 것의 10배나 된다는 말도 가능하다. 이 기사를 두고 반 농담처럼 대화하니 이런 말도 나왔다. 보도에서 원한 방향과는 완전히 다른 식이다.

“취업 안 되는 이태백과 결혼 못 한 노처녀 노총각이 수두룩한 이 마당에 집 앞 공원 없어지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어느 기혼여성은 ‘결혼이 취업의 3분의 1이나 행복하다고??’라고 반문을 제기했다. 그 여성의 이의 제기에 수긍하는 태도를 보이는 여성들이 많았다.

<뉴타입의 시대>(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인플루엔셜 펴냄, 2020) 38쪽에 이런 내용이 나왔다. 1960년대 중반에 ‘왜 꼭 인간을 우주선에 태워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대두되었다고 한다. 그에 대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반론 요체는 이러했단다.

‘인간은 비선형 처리가 가능한 가장 값싼 범용 컴퓨터 시스템이며 심지어 중량이 70㎏ 정도로 매우 가볍기 때문’

가성비가 좋고 가벼워 컴퓨터 대신에 인간이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를 뒤집어 보면 컴퓨터가 가벼워지고 성능이 개선되며, 가격이 저렴해지면 인간은 빼고 컴퓨터만 태울 수 있다는 얘기이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 부문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반전시키면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다. 거기서 멋진 창의성이 발현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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