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코로나의 위협 속 더 강조되는 ‘공동체 의식’, 그러나 ‘사회 갈등’의 심각성은 여전해

[트렌드모니터] 코로나의 위협 속 더 강조되는 ‘공동체 의식’, 그러나 ‘사회 갈등’의 심각성은 여전해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0.08.05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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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0년 7월 2일~7월 7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갈등’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회전반적으로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태도가 더욱 강해진 것으로 보여졌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지난해보다 ‘공동체 의식’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태도(19년 76.4%→20년 82.2%)가 더 강해진 모습

코로나 사태를 겪는 상황과 연관이 있다고 보여져, 여성 및 중장년층이 공동체 의식의 필요성 더 많이 느껴

전체 응답자의 82.2%가 우리사회에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남성(80%)보다는 여성(84.4%), 그리고 연령이 높을수록(20대 74.8%, 30대 78.8%, 40대 85.2%, 50대 90%)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공동체 의식’의 필요성을 더욱 많이 느끼고 있었다. 정치 성향에 따른 차이 없이 비슷한 시각(보수 84.4%, 중도 보수 80.1%, 중도 진보 83.8%, 진보 85%)을 가지고 있는 부 분도 눈에 띄었다. 특히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태도는 지난해 다소 감소했다가 올해 다시 증가한 것(17년 82.3%→19년 76.4%→20년 82.2%)으로, 최근 국민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 코로나 사태가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지난 일년 동안 다른 사람들이 싫어할만한 행동은 조심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부쩍 많아져(19년 63.6%→20년 75.8%)

예전보다 우리나라 사람들과의 친밀감(19년 42.1%→20년 51.9%) 및 더불어 살아간다는 느낌(19년 34.7%→20년 44.2%)을 많이 느껴

공동체를 위해 스스로의 ‘행동거지’를 조심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커진 것으로 보여졌다. 다른 사람들이 싫어할만한 행동은 조심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지난 일년 동안 부쩍 많아진(19년 63.6%→20년 75.8%) 것으로, 성별과 연령에 관계 없이 이런 마음가짐은 비슷했다. 전체 응답자의 73.8%는 자신의 행동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해가 된다면 기꺼이 행동을 고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런 주장도 지난해보다 더 강해졌으며(19년 63.1%→20년 73.8%),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행동을 조심하려는 태도(20대 58.8%, 30대 72.8%, 40대 79.2%, 50대 84.4%)가 강한 특징을 보였다.

사회적 화합의 중요성도 더 많이 강조되고 있었다. 모두가 힘을 합쳐야만 우리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고(19년 72.9%→20년 80.9%), 우리나라 사람들과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19년 69.8%→20년 77.5%)는 인식이 더 커진 것으로, 역시 중장년층이 보다 많이 공감을 하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인식 변화 속에 사회구성원과의 유대감은 좀 더 두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2명 중 1명(51.9%)이 우리나라 사람들과 친밀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것으로, 지난해(42.1%)에 비해 사회적 친밀도가 높아졌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고 느끼고(19년 34.7%→20년 44.2%), 일체감을 느낀다(19년 30.6%→20년 38.7%)는 사람들이 조금은 많아진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10명 중 7명(70.2%)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잘하면 마치 내가 잘한 것처럼 기쁘다는 감정을 밝히기도 했다.

 

‘사회적 갈등’은 여전히 심각하다는 평가, 전체 77.1%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각종 갈등 수준 심각하다”

이렇듯 지난 일년 사이 공동체 의식의 필요성과 사회적 연대 및 화합의 중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은 더욱 많아졌으나, 한국사회 전반에 깊게 깔려 있는 ‘사회 갈등’의 양상은 여전한 것으로 보여졌다. 전체 응답자의 77.1%가 현재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각종 갈등의 수준이 심각하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성별과 연령에 관계 없이 비슷한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2017년 이후 한국사회의 갈등 양상이 심각하다는 의견은 다소 감소했다가 다시금 증가하는 추세(17년 85.9%→19년 75.4%→20년 77.1%)로, 최근 사회전반적으로 크게 의견이 대립되는 사안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예전보다 사회적 갈등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증가한(19년 70.3%→20년 77.8%)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령이 높을수록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20대 73.6%, 30대 77.2%, 40대 79.2% 50대 81.2%)는 것을 더 많이 체감하는 모습이었다.

 

가장 심각한 갈등으로는 ‘부의 양극화’로 인한 갈등을 꼽아, 주로 30대 이상에서 많이 우려해

‘남녀 갈등’과 ‘세대 갈등’이 심각하다는 인식이 일년 동안 부쩍 증가한 모습, 특히 남녀 갈등은 젊은 층이 주로 많이 체감해

현재 한국사회의 갈등 양상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중에서도 ‘부의 양극화’로 인한 갈등(53.6%, 중복응답)을 가장 심각하게 바라봤다. 빈부격차가 커지고 부가 대물림 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그로 인한 불만과 분노의 표출이 잦아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주로 30대 이상(20대 42%, 30대 55.9%, 40대 57.1%, 50대 59.2%)에서 우려를 많이 했다.

그 다음으로 남성과 여성의 성별 갈등(44.6%), 진보와 보수의 이념 갈등(40.1%), 여당과 야당의 정치적 갈등(38.8%), 갑을 관계의 갈등(29.6%), 세대 갈등(27.2%)이 심각하다는 평가가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남녀 갈등(19년 35.9%→20년 44.6%)과 세대 갈등(19년 22.7%→20년 27.2%)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 변화가 눈에 띄었다. 이 중 남녀 갈등은 젊은 세대가 현재 가장 많이 체감하는 갈등(20대 71.5%, 30대 52.7%, 40대 40.7%, 50대 14.9%) 이슈였다.

사회 갈등의 원인으로는 경제 양극화 및 빈부차이의 확대(53.8%, 중복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사회지도층의 지나친 자기이익 추구(34.6%)와 고용불안 및 실업률의 증가(34.1%), 경제적∙사회적 불안감 상승(30.7%)을 한국사회에 갈등 양상이 심각한 이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갈등 발생을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아, 71.9% “민주사회에서는 다양한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해”

그러나 전체 66.8%가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만 본다면 아직 우리나라는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바라봐

사회전반적으로 갈등 수준이 심각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갈등’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8.2%가 갈등과 관련한 이슈는 어느 사회나 존재하는 문제라고 바라봤으며, 민주사회에서는 다양한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10명 중 7명(71.9%)에 달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갈등은 사회발전 과정에서 당연하게 생겨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뚜렷한 것으로, 이러한 인식은 연령에 관계 없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오히려 다양한 갈등이 생겨나는 것을 한국사회가 그만큼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진(19년 49.3%→20년 54.9%) 것이 긍정적으로 보여진다. 특히 50대가 여러 갈등 양상을 성장의 결과물로 받아들이는 태도(20대 49.6%, 30대 55.2%, 40대 55.2%, 50대 59.6%)가 강한 편이었다.

이렇게 갈등이 발생하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 태도가 강하다는 것은 결국 갈등 자체가 생겨나는 현상보다는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나가느냐가 더 중 요한 과제라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갈등의 해결 측면에서 한국사회는 결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10명 중 7명(66.8%)이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만 본다면 아직 우리나라는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으로, 30대(70.4%)와 50대(72.4%)가 한국사회의 갈등 해결 능력을 좀 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10명 중 7명 이상 “우리나라의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 것은 정치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

“우리나라에서 갈등이 많은 것은 그 동안 공정한 중재자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59.3%)도 상당히 많아

무엇보다도 사회적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정치의 부재’를 원인으로 많이 꼽는 모습으로, 10명 중 7명 이상(73.1%)이 우리나라의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 것은 정치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높을수록 사회적 갈등의 심화에는 정치의 책임이 있다는 생각(20대 62.4%, 30대 70.4%, 40대 74.4%, 50대 85.2%)을 많이 하고 있었다. 오히려 정치집단이 사회갈등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82.6%)이 대부분이었다. 그에 비해 정치가 다양한 갈등을 해소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38.9%)는 적은 편이었다.

이와 더불어 사회갈등을 중재할 ‘어른의 부재’을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전체 응답자의 59.3%가 우리나라에서 갈등이 많은 것은 그 동안 공정한 중재자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의견을 밝힌 것으로, 역시 중장년층(20대 47.2%, 30대 55.6%, 40대 63.2%, 50대 71.2%)에서 이런 지적을 많이 했다. 반면 우리사회에 사회 화합을 이끄는 믿을 만한 어른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21.5%)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른 한편으로 사회 갈등이 생겨나는 배경에는 합의와 양보의 부족이 존재한다는 지적도 곱씹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10명 중 8명(81.2%)이 사회적 갈등은 자기 입장만을 주장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바라봤으며, 대다수가 우리나라의 사회적 갈등은 서로 의견을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고(77%), 서로 양보를 하지 않기 때문에(72%) 생긴다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이 합의와 양보가 부족한 사회 분위기를 더 많이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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