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유통채널로의 경쟁력을 잃어버린 ‘백화점’,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나?

[트렌드모니터] 유통채널로의 경쟁력을 잃어버린 ‘백화점’,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나?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0.09.03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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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0년 7월 7일~7월 13일
조사 대상: 작년과 올해 백화점 방문 경험이 있고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

[ 매드타임스 채성숙 기자]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와 올해 백화점 방문 경험이 있고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백화점’ 이용 경험 및 관련 인식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예전에 비해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가 눈에 띄게 줄어든 가운데, 백화점을 찾는 목적과 백화점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큰 변화가 있는 것으로 조사 되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 발걸음 확연하게 감소, 2명 중 1명 “예전보다 백화점 이용 감소했다”

주 이용자라고 할 수 있는 여성 및 중장년층에서 백화점 이용의 감소세가 두드러진 모습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의 발걸음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비자 2명 중 1명(49.3%)이 과거 대비 백화점 이용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예전보다 이용이 증가했다는 응답은 8.9%에 불과했다. 특히 백화점 이용의 감소세가 주 고객층으로 여겨지던 여성(남성 46.2%, 여성 52.4%)과 중장년층(20대 33.2%, 30대 41.6%, 40대 62.4%, 50대 60%)에서 훨씬 뚜렷하다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기존에 백화점을 많이 찾던 소비자들이 대거 이탈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또한 2014년 동일 조사와 비교했을 때 백화점 이용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소비자가 더욱 많아진(14년 31.6%→20년 49.3%)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이런 현상이 지속되리라는 예상도 해볼 수 있었다. 실제 향후 백화점 이용 수준이 이전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는 시각(14년 14.2%→20년 23.5%)이 확대되는 중이었다.

 

‘코로나 19’라는 외부 영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유통채널이 다양해진 것인 이유로 보여져

백화점 이용이 줄어든 소비자들은 그 대신에 ‘인터넷쇼핑몰’을 주로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백화점 이용이 예전보다 줄어든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인한 외출 자제(53.1%, 중복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올해 모든 분야가 그러하듯 백화점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백화점이 유통채널로서의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바일쇼핑과 해외직구 등 유통채널이 다양해지고(37.3%), 다른 채널에서 싸고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36.3%), 백화점 제품의 가격은 비싸다(26.8%)는 이유로 백화점 이용이 줄어들었다고 말하는 소비자가 매우 많은 것이다. 백화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다양한 유통채널이 등장하면서, 더 이상 백화점을 찾아야 할 이유를 느끼는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이용이 줄어든 소비자들은 그 대신에 인터넷쇼핑몰(61.9%, 중복응답)을 주로 많이 이용하였으며, 소셜커머스(33.7%)와 복합쇼핑몰(24.7%), 대형할인마트(24.5%)를 이용한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백화점 방문 빈도도 줄어들어, 다만 예전에 비해 한 번 방문할 때 좀 더 오래 체류하는 모습

백화점 방문 시 주로 고려하는 요인은 ‘가까운 거리’와 ‘다양한 브랜드 및 제품 구비’, ‘교통 편리성’

전체적으로 백화점에 방문하는 빈도 자체도 줄어든 것으로 보여졌다. 평균적으로는 한 달에 2~3번 정도 방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는데, 이 비중이 2014년보다 감소(14년 40.7%→20년 30.6%)한 것이다. 그에 비해 한 달에 1번 미만(14년 11.5%→20년 16.7%) 또는 이보다 더 드물게(14년 4.6%→20년 11.4%) 방문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예전에 비해 백화점을 적게 방문하는 대신 체류시간은 다소 증가한 모습이었다. 보통 한 번 방문하면 1~2시간(14년 40.1%→20년 31.6%) 내지 2~3시간(14년 32%→20년 38.9%)을 머무는데, 2014년 조사와 비교해보면 백화점에서 좀 더 오래 머물다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백화점은 주로 배우자/연인(43.4%, 중복응답)과 함께 방문하거나, 혼자(41.1%) 찾는 경우가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동성친구(32.8%)나 가족(22.6%), 부모님(19.5%)과 방문한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2014년에는 혼자 백화점을 다닌다는 응답이 단연 가장 많았던 것과는 달리 누군가와 함께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이용은 주로 평일(31.7%)보다는 휴일(68.3%)에 많이 이뤄졌다. 한편 백화점을 방문할 때 주로 많이 고려하는 요인은 집이나 회사, 학교에서 가까운 거리인지 여부(34.8%, 중복응답)와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의 구비 여부(33.9%), 교통 편리성 여부(33.1%)였다. 그에 비해 할인 행사 여부(14년 35.6%→20년 25.6%)와 저렴한 가격(14년 23.7%→20년 15.7%)과 같은 가격 요인에 대한 고려도는 더욱 줄어들었다.

 

제품 구매를 위한 방문 비중(14년 49.2%→20년 46.2%)은 감소, 쇼핑 외 목적의 방문 비중(14년 28.9%→20년 32.4%)은 증가

이제 백화점은 먹으러 가는 곳? 백화점 방문 시 주로 가장 많이 찾는 매장으로 ‘푸드코트’를 꼽아

백화점 이용이 줄어들고 있는 것만큼이나 눈에 띄는 변화는 백화점을 방문하는 ‘목적’에서 찾을 수 있었다. 소비자들이 백화점을 방문하는 목적을 살펴본 결과 구매할 상품이 있어서 백화점을 방문하는 비중(14년 49.2%→20년 46.2%)은 소폭 감소한 반면 휴식과 만남 등 쇼핑 이외의 목적으로 방문하는 비중(14년 28.9%→20년 32.4%)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특정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을 찾는 대신 다양한 활동을 하기 위해 백화점을 방문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실제 백화점 방문 시 주로 어떤 매장을 이용하고 있는지를 보면 그 힌트를 찾을 수 있었다.

소비자들이 백화점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매장은 다름 아닌 ‘푸드코트’(45.7%, 중복응답)로, 성별과 연령에 관계 없이 푸드코트 매장을 많이 찾고 있었다. 그만큼 맛있는 음식과 디저트를 먹기 위해 백화점을 찾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백화점 업계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맛집 및 디저트가게를 유치하고 있는데, 이런 노력이 소비자들의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푸드코트 다음으로는 영캐쥬얼(44.7%)과 식품/주류(31.8%), 스포츠/아웃도어(23.7%), 잡화(21.5%), 화장품(19.4%) 매장을 방문한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백화점 이용 목적의 변화 뚜렷해, 10명 중 6명 “과거 대비 쇼핑 이외의 목적으로 백화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요즘에는 다양한 유통채널이 생겨 굳이 백화점을 찾을 필요성 못 느낀다”는 사람들(14년 47.4%→20년 60.3%) 부쩍 많아져

백화점을 이용하는 목적이 변화하고 있는 모습은 백화점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인식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과거 대비 맛집과 문화센터 등 쇼핑 이외의 목적으로 백화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느끼는 소비자(14년 53.6%→20년 62.8%)가 2014년 동일 조사에 비해 더욱 증가한 것이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쇼핑 이외의 목적으로 백화점을 찾는 비중의 증가 정도(20대 67.2%, 30대 64.8%, 40대 61.6%, 50대 57.6%)가 커 보였다. 이와 동시에 제품을 구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백화점을 찾는 경우가 거의 드물다고 말하는 사람들(14년 29.3%→20년 41.5%)도 부쩍 많아졌다. 요즘 소비자들에게는 백화점이 다양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유통채널보다는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장소로 인식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 만큼 ‘유통채널’로서 백화점의 경쟁력은 약해졌다는 생각도 충분히 해볼 수 있었다. 실제 소비자 10명 중 6명(60.3%)이 요즘에는 다양한 유통채널이 생겨 굳이 백화점을 찾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인가를 구입하기 위해서 백화점에 갈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들도 예전보다 더욱 많아진(14년 47.4%→20년 60.3%) 모습으로, 성별(남성 59.8%, 여성 60.8%)과 연령(20대 61.2%, 30대 60%, 40대 61.2%, 50대 58.8%)에 관계 없이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신뢰도만은 높은 편으로, 소비자 10명 중 6명(58.7%)이 같은 제품이라도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믿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61.2% “아무리 세일을 해도 백화점 제품은 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다른 유통채널과 비교했을 때 백화점이 가지고 있는 최대 약점으로도 대부분 ‘가격’을 꼽아

백화점이 다른 유통채널에 비해 뒤쳐지는 원인으로는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을 꼽을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61.2%가 아무리 세일을 해도 백화점 제품은 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응답한 것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백화점 제품의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20대 55.2%, 30대 61.2%, 40대 61.2%, 50대 67.2%)을 많이 했다.

반면 백화점에서 실시하는 세일 행사와 판촉 이벤트는 큰 매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상품권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가 있을 때 백화점에서의 구매가 싸게 느껴지고(42.6%), 사은품 행사가 소비자에게 이득이 된다(35.2%)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만큼 가격 측면에서 백화점이 이렇다 할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으며, 설령 할인을 하더라도 가격경쟁력의 우위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 실제 소비자들은 다른 유통채널과 비교했을 때 백화점이 가지고 있는 최대 약점으로 가격을 첫 손에 꼽았다. 제품의 가격이 비싸고(63.9%, 중복응답), 가격 거품이 심하다(56.6%)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이다.

 

다른 유통채널에 비해 ‘백화점’이 가진 경쟁력으로 ‘구경하는 재미’와 ‘다양한 활동’을 꼽는 사람들 많아져

백화점이 ‘시간 때우기 좋은 장소’이자, ‘가족과 함께 하기 좋은 장소’이자, ‘데이트하기 좋은 장소’라는 이미지 강해진 모습

다른 유통 채널과 비교했을 때 백화점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일까? 소비자들은 제품을 직접 확인한 후 구매가 가능하다(46.5%, 중복응답)는 점을 첫 손에 꼽았다. 다만 오프라인 유통채널이라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이기 때문에 백화점만의 차별화 된 특징으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구경하는 재미가 크고(14년 34.7%→20년 40.8%) 쇼핑 외 나들이 및 데이트 같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14년 31.7%→20년 37.2%) 부분을 백화점의 경쟁력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증가했다는 사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제품의 품질에 신뢰가 간다(37.3%)는 목소리도 많았으나, 전반적으로 최근 백화점은 유통채널로서의 경쟁력보다는 다양한 목적의 활동을 가능케 하는 장소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더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들이 백화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서도 이런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기본적으로 백화점은 깨끗하고(91.9% 동의율), 편리하며(76.2%), 안전하다(72.5%)는 이미지가 강한 ‘쾌적한 쇼핑시설’이었다. 또한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가격이 비싸고(88.6%), 제품을 믿을 수 있다(79.5%)는 이미지도 공고했다. 하지만 그보다 눈에 띄는 것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졌다는 사실이다.

2014년 조사에 비해 백화점은 시간 때우기 좋은 장소이고(14년 67.6%→20년 77.2%), 가족과 함께 하기 좋은 장소이며(14년 45.1%→20년 63.3%), 데이트하기 좋은 장소라고(14년 40.6%→20년 58.4%) 생각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진 것으로, 오늘날 소비자들에게 백화점은 유통채널보다는 복합문화시설이자 여가활동공간으로 많이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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