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점점 드문 일이 되어가는 ‘음성통화’, 자기과시적 성향 강해진 ‘SNS’

[트렌드모니터] 점점 드문 일이 되어가는 ‘음성통화’, 자기과시적 성향 강해진 ‘SNS’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0.09.24 15: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사 기간: 2020년 7월 1일~7월 3일
조사 대상: SNS 이용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

[ 매드타임스 채성숙 기자 ]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SNS 활동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인간관계’에 대한 인식과 ‘음성통화’ 및 ‘SNS’ 이용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늘날 한국사회는 인간관계의 형성 및 유지를 위해 노력하려는 태도가 약해 보였으며,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음성통화에서 모바일메신저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전체 38.4%만이 “평소 인간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을 많이 기울이는 편”, 2016년 조사 때 보다 크게 감소(16년 52.2%→20년 38.4%)

38.9%가 “요즘 코로나로 인해 인간관계가 많이 소원해진 느낌이다”, 10명 중 6명 “가끔 인간관계를 정리할 필요성을 느낀다”

우선 사회전반적으로 인간관계를 유지하거나 확장하려는 마음이 크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체 38.4%만이 평소 인간관계를 유지하는데 있어 노력을 많이 기울이는 편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이러한 태도가 예전보다 더욱 약해졌다(16년 52.2%→20년 38.4%)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30대~40대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20대 44.8%, 30대 31.6%, 40대 34.4%, 50대 42.8%)을 많이 기울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아무래도 한창 일에 치여 사는 시기인 만큼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대와 마무리하는 50대보다 주변 인간관계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또한 친구 사이에는 연락을 자주 해야 한다는 생각(16년 57.8%→20년 40.2%)도 많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는 인간관계를 더욱 고립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다 보니 오히려 전보다 연락을 좀 더 많이 하게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26.7%)보다 요즘 인간관계가 많이 소원해진 듯한 느낌을 받고 있는 사람들(38.9%)이 많았다. 기존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싶어하는 마음도 꽤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59.9%)이 가끔씩 인간관계를 정리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속내를 밝힌 것으로, 이런 마음은 연령에 관계 없이 비슷했다. 더 나아가 현재의 삶이 팍팍해서 인간관계에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는 사람들(29.3%)도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전체 72.9%가 “사회적인 관계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 가족과 친한 친구 몇 명에게 충실하고 싶다”고 밝혀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는 인식(16년 40.4%→20년 22.8%)도, 더 많은 친구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16년 54.4%→20년 38.1%)도 줄어

전반적으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크지 않고, 기존의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해서 모든 인간관계를 불필요하게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소수의 ‘친밀한 관계’에 집중하고 싶어하는 태도가 강하다는 해석이 타당해 보인다. 전체 72.9%가 사회적인 관계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 가족과 친한 친구 몇 명에게 충실하고 싶다고 응답한 것으로, 30대 이상에서 친밀한 소수에게만 충실하고 싶어하는 태도(20대 67.6%, 30대 74.8%, 40대 74.8%, 50대 74.4%)가 더욱 뚜렷했다. 소수의 친한 친구들 몇 명이 있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10명 중 8명(79.6%)에 달했다.

반면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는 인식(16년 40.4%→20년 22.8%)은 크게 옅어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만큼 요즘 사람들은 많은 관계를 맺기보다는 몇몇 친밀한 사람들과의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훨씬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인생에서 필요한 친구는 3~4명이면 충분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으며, 친구의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예전보다 높아졌다.

그런 면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싶어하는 태도가 강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었다. 전체 38.1%만이 앞으로 더 많은 친구들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을 뿐으로, 2016년 동일 조사에 비해 새로운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니즈(16년 54.4%→20년 38.1%)는 훨씬 약해진 것이었다. 상대적으로 20대만이 많은 친구들을 만들고 싶어하는 욕구(20대 53.6%, 30대 36%, 40대 31.6%, 50대 31.2%)가 큰 편이었다. 다만 자신과 비슷한 취향과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싶은 욕구(62.2%) 만큼은 강해 보였다.

평소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모바일메신저 비중(18년 44.9%→20년 52.5%)은 증가, 음성통화 비중(18년 38.1%→20년 34.4%)은 감소

2명 중 1명(49.6%) “과거 대비 음성통화 이용량이 감소했다”, 다만 감소세(18년 59.9%→20년 49.6%)는 한 풀 꺾여

인간관계에 대한 태도 변화와 함께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많이 달라진 것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평소 누군가와 연락을 주고받을 때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살펴본 결과, 2년 전에 비해 모바일메신저로 연락하는 비중(18년 44.9%→20년 52.5%)은 증가한 반면 음성통화(18년 38.1%→20년 34.4%)와 문자(18년 17%→20년 13.1%)로 연락하는 비중은 감소세가 뚜렷한 것이다. 연락을 하는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적고,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는 모바일메신저가 가장 일상적인 소통 방식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특히 젊은 층의 모바일메신저 이용 비중(20대 65.2%, 30대 62.4%, 40대 44.7%, 50대 37.5%)이 매우 높았다.

그에 비해 음성통화는 중장년층(20대 26.4%, 30대 29.5%, 40대 41.4%, 50대 40.4%)에게는 여전히 중요한 연락수단이었으나, 예전 같은 지위는 아니라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음성통화’ 이용량도 감소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절반 가량(49.6%)이 과거 대비 음성통화 이용량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오히려 증가했다는 응답은 소수(10.7%)에 불과했다. 다만 2018년과 비교했을 때 음성통화 이용량이 이전보다 감소했다는 응답(18년 59.9%→20년 49.6%)은 줄어든 것으로 보여졌다. 아무래도 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가족 및 친구들의 안부를 묻는 일이 많아졌다고 해석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전체 66% “요즘에는 누군가에게 전화하는 것이 드문 일”, 그러나 71.1% “서슴지 않고 전화 주고 받는 관계가 진짜 친밀한 관계”

절반 이상(53.4%) “평소 아무렇지 않게 전화를 걸 수 있는 사람이 얼마 없는 것 같다”, 젊은 층일수록 이런 경향 뚜렷해

대중들의 인식을 통해서도 음성통화로 연락을 주고 받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10명 중 7명 가까이가 요즘에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는 것(66%)과 전화가 오는 것(66.8%)이 점점 드문 일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응답할 정도였다. 이런 인식은 2018년 조사와 유사한 것으로, 음성통화를 잘 이용하지 않는 경향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여성 및 30대가 전화로 연락을 주고 받는 것을 낯설게 느끼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절반 이상(53.4%)이 평소 아무렇지 않게 전화를 걸 수 있는 사람이 얼마 없는 것 같다는 데 공감을 한다는 사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전반적으로 인간관계가 축소되면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눌 만큼 친밀한 관계의 사람들이 적어진 것이 음성통화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감소한 중요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는 것으로, 젊은 층일수록 전화를 걸 정도의 친밀한 관계가 얼마 없는(20대 58.4%, 30대 55.2%, 40대 52%, 50대 48%) 경우가 많은 편이었다.

실제 음성통화는 ‘친밀한 관계’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인식이 상당했다. 10명 중 7명(71.1%)이 서슴지 않고 전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관계가 진짜 친밀한 관계인 것 같다고 바라봤으며, 전화통화를 하는 것이 친한 관계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 같다는 데도 절반 가량(50.1%)이 공감을 한 것이다. 결국 음성통화가 감소하는 현상에는 인간관계의 깊이가 예전만 못한 현대사회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음성통화가 부담스러워 일부러 전화를 피해본 경험”(18년 65.1%→20년 50.7%)은 줄어들어, 그러나 절반 이상(53.2%)이 “음성통화를 하는 것보다 모바일메신저로 이야기하는 것이 편하다”고 느껴

‘음성통화’를 부담스러워하는 태도는 다소 약해진 것으로 보여졌다. 절반 가량(50.7%)이 음성통화가 부담스러워 일부러 전화를 피해본 경험이 있다고 밝혔는데, 2018년 동일 조사(65.1%)에 비해서는 꽤 많이 감소한 결과이다. 또한 누군가에게 먼저 전화를 거는 일을 부담스럽게 느끼고(18년 46.4%→20년 34.1%), 음성통화를 가급적 피하고 싶어하는(18년 28.4%→20년 24.9%) 사람들도 줄어든 모습이었다. 하지만 젊은 층의 경우 여전히 전화 거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20대 43.6%, 30대 35.6%, 40대 28%, 50대 29.2%), 피하려고 하는(20대 31.2%, 30대 28.8%, 40대 21.2%, 50대 18.4%) 태도가 결코 적다고 볼 수 없었다.

전반적으로는 음성통화보다 모바일메신저를 편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전체 절반 이상(53.2%)이 음성통화를 하는 것보다 모바일메신저로 이야기하는 것이 편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역시 젊은 층(20대 61.6%, 30대 57.6%, 40대 51.2%, 50대 42.4%)에서 이러한 태도가 뚜렷했다. 또한 모바일메신저에서는 친하게 느껴지다가도 실제 대화를 나누면 어색할 때가 있고(18년 57.6%→20년 45.1%), 음성통화와 모바일메신저로 대화할 때 친밀도에 차이가 나는 관계가 많다(18년 45.7%→20년 37.7%)는 인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모바일메신저로도 친밀한 관계를 쌓을 수 있다는 생각이 이전보다는 많아졌다는 해석을 가능케 했다.

전체 67.5%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요즘처럼 사람들을 못 만날 때는 SNS가 관계 유지에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2명 중 1명 “SNS로 맺는 관계도 중요한 관계”, 하지만 SNS 모습이 그 사람의 진짜 모습(3.8%)이라고는 전혀 생각 안 해

넓은 의미에서는 SNS도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실제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의 과정에서 SNS를 좋은 소통의 도구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65.1%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된 요즘 SNS로 소식을 주고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으며, 요즘처럼 사람들을 못 만날 때는 SNS가 관계 유지에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도 67.5%가 공감한 것이다.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인 요인으로 인해 대면 접촉 및 만남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SNS가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다른 연령에 비해 20대와 50대의 이런 인식이 좀 더 강한 편이었다.

SNS에서의 관계를 소홀히 대하지 않는 태도도 엿볼 수 있었다. 2명 중 1명(48.9%)이 SNS로 맺는 ‘관계’도 중요한 관계라고 인식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다만 그러면서도 SNS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라고 생각(3.8%)하지는 않는 모습으로, 대부분 SNS에 올려진 타인의 모습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지켜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SNS’의 필요성에 의구심을 갖는 모습 뚜렷해, 전체 34%만이 “현대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SNS 활동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

SNS 활동을 쓸데 없는 것 같다고 느끼는 이용자는 증가하고,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이용자는 감소해

그러나 이렇듯 SNS가 소통 및 관계 유지, 정보 공유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많이 이용되고는 있지만, 그 ‘필요성’을 크게 느끼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여졌다. 전체 응답자의 34%만이 현대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SNS 활동이 꼭 필요하다는데 동의하였을 뿐이다. 아무래도 평소 SNS 사용빈도가 높을수록 SNS 활동의 필요성을 많이 강조하는 가운데, 중장년층이 오히려 필요성을 많이 느끼는 모습(20대 34.8%, 30대 27.2%, 40대 37.2%, 50대 36.8%)이 눈에 띄었다.

반면 SNS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이상해 보인다고 바라보는 시각(3.4%)은 거의 드문 수준으로, 대부분 SNS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해석을 가능케 했다. 실제 SNS 이용 시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살펴봐도 예전에 비해 SNS를 하는 것을 쓸데 없는 것 같다(15년 22.3%→18년 26.1%→20년 29.7%, 중복응답)고 느끼는 이용자는 많아지는 반면 도움이 된다(15년 34.2%→18년 31.2%→20년 26.4%)고 느끼는 이용자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가 뚜렷했다. 그만큼 SNS의 효용성에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SNS는 시간을 많이 뺏기는 것 같다(31.7%)는 부정적 이미지 역시 상당했다. 비록 SNS를 할 때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은 ‘재미있다’(43.5%, 중복응답)이지만, 예전만큼(15년 54.6%→18년 50.6%→20년 43.5%)은 아니었다.

‘SNS’에 올려진 게시물의 성격이 ‘자기과시적’이라고 바라보는 시각(15년 36.1%→18년 36.7%→20년 42.4%)이 강해져

대중들이 SNS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효용성에 의구심을 많이 갖는 이유 중 하나는 SNS 게시물의 성격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찾을 수 있었다. SNS에 올려지는 게시물은 일상을 기록하거나(32.4%), 정보 공유를 위한(25.2%) 성격보다는 자기 과시를 위한(42.4%) 성격이 훨씬 강하다는 평가였다. 더욱이 SNS 활동을 자기과시적이라고 바라보는 시각(15년 36.1%→18년 36.7%→20년 42.4%)은 점점 강해지고 있는 모습으로, 그로 인해 SNS에 대한 피로도가 커지고, SNS의 필요성은 덜 느끼게 되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한편 SNS에서 주로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재미있는 이야기나 관심 있는 동영상을 보는 것(49.7%, 중복응답)이었으며, 좋은 글과 뉴스에 공감 및 관심을 표시하거나(37.6%), 뉴스(속보)를 보는(36%) 사람들도 많은 편이었다. 그에 비해 자신이 찍은 음식 및 경치 사진을 올리거나(26.8%), 일상생활과 관련한 글과 사진을 올리는(22.8%) 등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활동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