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aboration Likelihood Model (정교화 가능성 모델)과 광고

The Elaboration Likelihood Model (정교화 가능성 모델)과 광고

  • 김동후
  • 승인 2018.12.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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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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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aboration Likelihood Model (ELM- 정교화 가능성 모델)은 광고 및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설명하는데 유용한 소비자 심리학 모델 중의 하나이다.

Richard E. Petty와 John T. Cacioppo (1986)가 제안한 이 모델은 소비자의 관여도 (involvement)와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 (capacity of information processing)에 따라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가정한다. ELM에 따르면 소비자는 보통 두 가지의 경로를 통해 정보를 처리하는데, 제시되는 정보에 대한 관여도가 높을수록 중심 경로 (central route)를, 관여도가 낮을수록 주변 경로 (peripheral route)를 선택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제시되는 정보가 소비자와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거나, 관심이 높은 주제일 경우, 소비자는 중심 경로를 통해 이를 처리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많은 인지적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메시지를 분석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때 투영된 인지적 노력이 소비자로 하여금, 중심 경로를 통해 처리한 정보를 좀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들고, 더 안정적 형태의 소비자 태도를 형성하게 만든다.

반면에, 소비자가 제시된 정보에 대해 그다지 관여도가 높지 않을 경우, 소비자는 주변 경로를 통해 정보를 처리하고, 이 경우 정보 메시지 내용 자체보다는 정보를 전달하는 정보원의 매력이나 주변 환경 등의 부차적인 요소에 더 영향을 받게 된다. 소비자가 주변 경로를 선택할 경우 정보 처리는 좀더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으나, 처리된 정보는 쉽게 잊혀지거나 소비자 태도 변화에는 그다지 영향을 주지 못한다.

소비자 이해와 광고 메시지 제작에 효과적인 ELM

ELM이 광고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이유는 이 모델이 소비자의 상황을 고려하여 차별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가령, 소비자가 고가의 제품을 구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그 소비자는 제품에 대해 관여도가 높아지게 된다. 고가의 제품일수록 구매에 대한 위험도가 증가하고, 그 위험도를 상쇄하기 위해 소비자는 더 많은 정보를 찾고, 인지적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따라서 고관여 제품을 광고할 경우 자세한 제품 정보를 제공하여 소비자의 인지적 노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광고물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반면에 소비자가 스낵이나, 음료와 같은 저 관여 제품을 구매할 경우에, 그들은 인지적 노력을 그다지 기울이지 않는다. 제품 구매에 따른 위험도가 낮기 때문에 인지적 정보 처리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굳이 소비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관여 제품일 경우, 유명한 연예인이나, 재미있는 광고를 통해 제품이나 브랜드를 상기시키는 것만으로도 광고는 충분히 효과적일 수 있다.

ELM은 미디어 전략을 수립하는데도 참고가 될 수도 있다. 같은 고관여 제품일지라도 소비자가 언제 제품을 구매할 지에 따라 소비자의 관여도는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노트북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최종 구매 단계의 소비자의 노트북에 대한 관여도는 잠재적 구매 소비자보다는 높을 수 밖에 없고, 따라서 그의 정보 탐색 행태는 상당히 구체적일 것이다. 이럴 경우, 상세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홈페이지로 그 소비자를 유인하는 것이 그의 구매 의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반면, 관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잠재적 구매 소비자의 경우, 소셜 미디어 상의 브랜드 커뮤니티로 유인해서, 다른 소비자의 경험이나, 대략적인 제품 평을 접하게 하는 등의 부차적 요인을 접하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최근의 디지털 마케팅 환경에서, 소비자의 이전 정보 탐색 행태가 트랙킹을 통해 파악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소비자의 대략적인 구매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 하지 않고, ELM을 기반으로는 하는 미디어 활용 전략은 설득력이 있다.

사실 위에서 설명했던 관여도와 소비자와의 관계는 업계 종사자들이 대부분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부분이다. 고관여 제품일수록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은 FCB모델에서도 언급이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경험적으로 아는 것과 왜 그러한 일이 벌어지는 것을 아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ELM을 통해 소비자가 2가지의 다른 경로를 통해 정보를 처리한다는 것이 증명됨으로 해서, 소비자를 이해하고 더 나은 광고 메시지를 제작하는 이론적 토대가 마련된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 할 수 있다. ‘현상’이 아닌 ‘이유’에 대한 고찰이 소비자 심리 모델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김동후 (교수, UNC Chapel Hill, dan.dongf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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