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from Tokyo] ADK : 업계 3위 광고회사의 성장 전략

[Trend from Tokyo] ADK : 업계 3위 광고회사의 성장 전략

  • 양경렬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1.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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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일본의 총광고비는 6조9,381억엔으로 미약하나마 8년 연속 플러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의 총광고비가 11조원이라고 보았을 때, 환율을 고려하면 한국 시장의 6배 정도의 규모이다. 불투명한 세계 경제, 빈발한 자연재해, 소비세율 변경에 따른 개인 소비의 감소, 관광객의 감소로 인한 인바운드 소비 급감 등의 부정적인 환경에서도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 광고 영역과 이벤트 등이 총광고비 전체를 바쳐 주기 때문이다. 인터넷 광고비는 TV광고비를 넘어서 처음으로 2조엔을 넘어섰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Digital Transformation)이 더욱 진행되면서 디지털을 기반으로 기존 미디어와 결합하는 통합 솔루션도 가속화되면서 광고업계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일본의 광고업계는 덴츠, 하쿠호도 그리고 ADK로 3자 구도로 정착되어 있다. 매출 규모로 보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덴츠가 1조5,262억 (19년 12월), 2위 하쿠호도가 9,989억엔 (19년 3월)이다. 일본의 2019년도 국가 예산이 대충 101조엔 규모이니 이들 두개 회사의 규모가 어느 수준인지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ADK가 3,528억엔 (2017년 12월)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사이버 에이전트라고 하는 디지털 에이전시가 4,536억 (22019년 9월) 매출을 달성하고 있어서 디지털 부문을 포함해서 순위를 정하면 ADK는 업계 4위라고 할 수 있다.

취업 시즌이 되면 위의 세 개 회사가 광고업계에 발을 딛으려는 취업 준비생의 관심 대상이다. 덴츠가 가장 강한 점은 글로벌 전략이다. 영국의 이지스 (Aegis)라고 하는 광고회사를 인수 합병하면서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풍부한 자금력을 무기로 해서 중국, 캐나다, 프랑스 등지에서 광고 커뮤니케이션 관련 기업을 매수하면서 세계 각지에서의 광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글로벌 사원 6만명 중 70%가 해외 사업에 관여하고 있고 매출 총이익의 59%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2위인 하쿠호도의 해외 매출 총이익이 12.5% 밖에 되지 않은 점을 봤을 때 덴츠가 얼마만큼 해외 시장에 힘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국내 시장에 있어서는 덴츠가 24%, 하쿠호도가 21%를 점하고 있어서 그다지 큰 차이라고 볼 수 없다.

2위 하쿠호도는 1895년에 창업해서 1901년에 탄생한 덴츠보다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쿠호도의 강점은 디지털과 크리에이티브 부문이다. 디지털 부문에 있어서는 사이버 에이전트에 이어 업계 2위를 고수하고 있다. 덴츠와 비교하면 약 2배의 차이가 난다. 크리에이티브 분야에 있어서는 Cannes Creative Festival에서 많은 상을 획득하는 등 수준 높은 실력과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부분의 에이전시이면서 애플의 마우스, P&G의 제품 디자인으로 이름이 알려진 IDEO사의 일부 사업을 매수하면서 크리에이티브 분야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종합 광고회사 3위인 ADK는 1999년 아사히 통신사 (아사츠)와 다이이치기카쿠(第一企画)가 합병하면서 탄생한 회사이다. 이 때 세계 최대의 광고 커뮤니케이션 그룹인 WPP가 자본 참가를 하게된다. WPP가 ADK의 지분 24%를 보유함으로써 필두 주주로 나섰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초기만큼 시너지가 나지 않았다는 평가이다.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서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려고 해도 WPP의 리소스를 활용하도록 강요당하는 등 자율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는데 한계에 봉착하였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2017년 WPP와 결별을 하고 TOB를(주식 공개 매입) 실시했다. 비상장으로 전환하고 펀드 회사인 베인 캐피탈과 파트너가 되었다. 베인의 산하로 들어간 사건은 광고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일반적으로 펀드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을 매수해서 경영에 관여하고 매출, 이익을 키워서 기업 가치를 높인 후에 그 기업을 매각함으로써 얻어진 기업 가치의 차액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 매수라고 하면 어쩐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다. 베인 캐피탈의 경우는 펀드 회사이지만 컨설팅 측면이 강해서 사업 변화의 방향이나 광고업계의 문제 의식에서 많은 공감을 하고 있다. 베인이라고 하는 투자, 경영의 프로가 경영 개선 활동에 주력하면서 역으로 향후 ADK의 성장에 기대가 된다.

덴츠, 하쿠호도와는 다른 제3의 모델

변화의 하나로서 전문성 강화를 위해 분사화를 실시했다. ADK 홀딩스라고 하는 지주회사를 두고 그 산하에 사업 단위로서 ADK Marketing Solutions, ADK Creative One, ADK Emotions 3개 회사로 재편성했다.

ADK Marketing Solution은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하는 마케팅 영역에 있어서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함과 동시에 마케팅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및 매스 미디어의 기획과 구매를 메인 비즈니스로 하고 있다. ADK Creative One는 소위 말하는 광고회사의 크리에이티브와 프로모션 영역의 기획 및 제작을 원스탑으로 처리한다. ADK Emotions는 종래부터 ADK만의 강점이 있었던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사업이다. 독자성을 더욱 발휘해서 Right Marketing Business의 기반을 더욱 확고하게 다져 나갈 것이다. ADK의 큰 특징 중의 하나가 애니메이션 비즈니스이다. 오래전부터 도라에몽, 크레용 짱구 등 컨텐츠 애니메이션 제작 등의 노하우가 있다. 콘텐츠 비즈니스의 해외 활성화에 더욱 주력한다. 게임을 중심으로 중국에서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는 구마모토현의 캐릭터인 구마몽이 인기이다. 독점 계약으로 세계에 진출을 추진 중이다.

ADK 라운지
ADK 라운지

ADK 합중국

베인 출신의 임원, 외부에서 영입된 재무 전문가, 경쟁사 출신의 임원 등 현재 경영진은 외부 영입된 사람이 대부분이다. 부족한 분야에 스페셜리스트를 영입해서 회사를 리드하면서 사원의 부족한 부분을 교육시켜 나가고 있다. 경력 입사가 과반수를 넘어서면서 미국처럼 이민 합중국이 되었다. 그런 만큼 개인의 재량을 중요시한다. 외부에서 들어온 전문가들의 새로운 시각이 있었기에 조기의 구조개혁이 가능했다. 예를 들면 과거의 ADK 방식대로라면 1년 걸렸을 프로젝트가 반년 아니면 4개월에 완료되는 사례가 있었다.

ADK는 창립 65년이 경과했다. 재상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것이 목표는 아니다. 인간으로 말하면 노년기이다. 다시 태어나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시기이다. 이를 위한 토대 만들기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가 향후 추이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창업자 이나가키 마사오 (稲垣正夫)씨는 아이디어 즉, 지혜를 짜 내어라라는 말을 자주 했다. 창업 초기에 자료청구 엽서가 들어 있는 새로운 형식의 잡지 광고, 증권 붐을 예상하여 증권회사가 모여 있는 가부토쵸(兜町)라는 지역으로 사무실을 이전해서 증권회사 대상 영업 실시하고 가계부를 새로운 미디어로 개발하는 등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다수 만들어 내면서 회사를 키워왔다. 그리고 현재 ADK의 CEO는 우에노 신이치(植野伸一)씨이다. 76년 아사츠에 입사해서 2013년에 사장에 취임했다. 51세 암에 걸려서 회사 생활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지만 회사가 지속적으로 보살펴 주었다고 한다. 회사에 감사하고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으로 경영에 임하고 있다. 주변 의견을 경청한 후에 결정을 내리는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주관이 너무 강하면 반드시 후회하는 결정을 할 것이라고 한다. 우에노 사장의 경영 철학과 오너이기도 한 베인의 성장 전략이 잘 섞여서 상승효과를 내야할 것이다.

ADK Group CEO, Ueno Shinich

ADK는 덴츠나 하쿠호도에 비해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역으로 움직이기 쉬운 적절한 규모의 회사이다. 덴츠처럼 TV 매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아 균형 잡힌 비즈니스 모델을 구사할 수 있다. 다양성이 있는 조직이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룰이 매년 변한다. 그리고 스피드가 매우 중요하다. TV 광고 판매 방식의 기본은 변하지 않지만 디지털 매체 환경은 수시로 변하고 있다. 배너 광고, 소셜 미디어, 콘텐츠 마케팅 등 매일 새롭게 변하고 있다. 게임의 룰이 수시로 변하고 경우는 가볍고 순발력 있는 조직이 바로 대응할 수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흐름에 보조를 맞춰서 변화하는 기업들과 같이 발전해 나간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길을 선택한 ADK가 향후 어떻게 성장해 나갈 지, 재상장후에는 시장 반응은 어떨지, 10년후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 지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양경렬 박사 ADK Korea대표를 지냈고 현재는 ADK 본사에서 글로벌 인사 업무를 담당. NUCB (Nagoya University of Commerce and Business)의 객원 교수로 활동하며 Global BBA, Global MBA에서 마케팅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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