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공정한' 납세와 과세? 직장인들 ‘증세’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이 커

[트렌드모니터] '공정한' 납세와 과세? 직장인들 ‘증세’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이 커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0.11.13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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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0년 6월 26일~6월 30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9세~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

[ 매드타임스 채성숙 기자 ]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세금’ 문제 및 ‘인구절벽’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 대다수가 기본적으로 증세에 반대하는 태도가 강한 모습으로, 무엇보다 공정한 과세 및 납세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졌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평소 ‘세금’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려고 노력하는 직장인들, 10명 중 6명 “내가 낸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관심이 있다”

그러나 66.5%가 실제로는 자신이 낸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잘 몰라, 2명 중 1명 “세금 내용은 들어도 잘 이해 안돼”

많은 직장인들이 평소 ‘세금’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69.3%가 본인의 납세액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자신이 낸 세금이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말하는 직장인도 10명 중 6명(61.4%)에 달한 것이다. 반면 본인의 납세규모에 관심이 없고(6.4%), 세금 사용처에 관심이 없다(10.8%)는 응답은 매우 적은 수준으로, 매달 월급에서 세금이 꼬박꼬박 빠져나가는 만큼 세금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직장인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태도는 과거 동일 조사 결과와도 유사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런 지속적인 관심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자신이 낸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모르는 직장인(66.5%)이 많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도 2017년 동일 조사와 비교했을 때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모른다는 응답(17년 77.7%→20년 66.5%)이 조금이나마 줄어든 것은 긍정적인 변화이다. 세금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는 있지만 실제 사용처를 잘 모르는 이유는 세금과 관련된 내용이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으로, 전체 절반가량(49.6%)이 세금에 관한 내용은 들어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냈다. 비록 대부분의 직장인들(89.5%)이 어렵더라도 자신이 낸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알아야만 한다는 주장에 공감은 하지만, 이해가 쉽지만은 않은 것이다.

 

공정한 과세에 의문을 제기하는 직장인들, 전체 77.1%가 “우리나라는 과세가 공평하지 않다”고 바라봐

전체 66.3% “세금을 다 내는 사람은 바보 취급 받는다”, 세금을 안 낼 수 있다면 안 내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인식 증가

전반적으로 공정한 과세에 의문을 제기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77.1%가 우리나라는 과세가 공평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20대 65.6%, 30대 76.4%, 40대 80.4%, 50대 86%) 이러한 불만을 많이 드러냈다. 반면 세금을 징수하는 방법과 대상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직장인(11.2%)은 드물었다. 다만 2017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는 과세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17년 85.9%→20년 77.1%)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어느 정도는 과세의 공정성을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대다수 직장인들은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고 법망을 피해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느끼는 모습이었다. 전체 66.3%가 우리나라에서는 세금을 다 내고 사는 사람은 바보 취급을 받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합법적으로 세금을 다 내고 부자가 되는 방법은 없다는 인식도 47.3%에 달한 것으로, 대체로 30대 이상 직장인들에게서 이런 인식이 두드러졌다. 가령 고소득 직종이라고 할 수 있는 의사와 변 호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세금을 투명하게 낸다고 생각하는 직장인(8.1%)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반면 대부분(92.5%) 우리나라에서 가장 세금을 잘 내는 사람은 직장인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직장인들이 납세 과정에서 느끼고 있을 허탈함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러다 보니 약간의 편법을 사용하더라도 세금을 절약하는 사람이 현명하고(17년 33.7%→20년 42.6%), 세금을 안 낼 수 있다면 안 내는 것이 가장 좋다(17년 33.8%→20년 42.4%)는 그릇된 인식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비록 합법적으로 내야 할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은 매우 큰 범죄행위라는 주장(86.5%)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런 잘못된 인식이 사회전반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된다.

‘증세’에 거부감 강한 직장인들, 전체 63.7%가 “세금 인상에 반대”, 2017년 조사(59%)보다 반대하는 목소리 커져

증세 반대 이유는 “세금을 낭비하는 경우 많기 때문에”, 증세 찬성 이유는 “국가가 집행해야 할 복지예산이 많이 필요”

직장인들은 기본적으로 ‘증세’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세금 인상 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직장인의 63.7%가 반대하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반면 세금 인상을 찬성하는 직장인은 14.4%에 불과했다. 증세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2017년을 기준으로 다시 높아진(15년 81.3%→17년 59%→20년 63.7%) 것으로, 그만큼 최근 납세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특히 보수성향일수록 세금 인상에 반대하는 주장이 강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증세에 반대하는 직장인들은 효율적인 세금 집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보여졌다. 지금까지 세금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60.4%, 중복응답) 세금 인상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은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세금이 잘 쓰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직장인(13.9%)은 많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효율적으로만 사용한다면 지금의 세금(54.9%) 및 세금 규모(52.9%)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세금을 투명하게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47.9%) 증세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으며,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국민들의 체감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45.1%) 세금 인상을 피해야 한다는 생각도 상당했다.

반면 증세에 찬성하는 직장인들은 ‘복지제도의 강화’에 초점을 두는 모습이었다. 앞으로 국가가 집행해야 할 복지 예산이 많이 필요하고(62.5%, 중복응답), 국가가 할 일이 점점 더 많아지기 때문에(54.9%) 세금 인상에 공감하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부자들이 세금을 적게 냈기 때문이라는(59.7%)는 의견도 많아, 부자 증세를 바라는 시각도 엿볼 수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코로나19로 예상하지 못한 예산 집행이 많이 이뤄졌기 때문에(52.8%) 세금 인상이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불가피하게 증세를 할 때는 ‘간접세’보다 ‘직접세’가 적절하다는 주장 많아, 다만 예전보다 간접세가 적절하다는 의견 증가

증세를 할 경우에 선행되어야 할 조건으로는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세 방지 대책’을 가장 많이 꼽아

만약 불가피하게 증세를 해야 할 경우에는 소득세와 법인세 등의 ‘직접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53.7%)이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 등 ‘간접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27.8%)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납세자와 부담하는 사람이 일치하는 직접세가 일치하지 않는 간접세보다 ‘공평한 과세’가 가능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2017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 간접세 인상이 적절하다는 의견(17년 16.6%→20년 27.8%)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나, 예전보다 직접세에 대한 저항이 커졌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직접세 인상은 진보층(진보 60%, 중도 진보 58.5%, 중도 보수 51.4%, 보수 40.8%)에서, 간접세 인상은 보수층(진보 29%, 중도 진보 26.2%, 중도 보수 30.7%, 보수 38.8%)에서 많이 주장하는 특징을 보였다.

불가피하게 증세를 할 경우 선행되어야 할 조건들이 있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가장 많이 주장하는 것은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세 방지 대책(65.5%, 중복응답)의 마련이었다. 또한 기존 세금 사용처의 투명한 공개(52.8%), 전문직 고소득 종사자들에 대한 엄정한 징세(49%), 현재 국가 재정상황의 투명한 공개(48.1%), 국민들이 체감 가능한 구체적인 세금 인상 혜택(45.2%)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무조건 증세에 반대하지는 않아, 72.8%가 “향후 직접적인 복지혜택을 반드시 받을 수 있다면 세금을 더 낼 용의 있다”

또한 10명 중 6명이 “세금이 투명하게 관리된다면, 어디에 사용되는지 분명히 알 수 있다면 더 낼 의향이 있다”고 밝혀

그러나 직장인들이 무조건 증세를 반대하는 것은 아닌 모습으로, 확실한 ‘복지혜택’이 보장된다면 얼마든지 세금을 더 낼 의향을 가지고 있는 직장인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 10명 중 7명(72.8%)이 향후 자신이 직접적인 복지혜택을 반드시 받을 수 있다면 세금을 더 낼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런 의향은 연령에 관계 없이 공통적이었으며, 정치성향이 진보적일수록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증세를 수용할 의사가 뚜렷한 모습도 살펴볼 수 있었다. 더 나아가 모든 사람에게 확실한 복지혜택이 돌아온다면 세금을 더 낼 용의가 있다고 말하는 직장인도 64.8%에 이르렀다. 또한 투명하게 관리되기만 한다면(62.3%), 내가 낸 세금이 어디에 사용되었는지 분명히 알게 된다면(58.4%)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다고 말하는 직장인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전체 82%가 “세금을 올려야 한다면 최상류층 사람들에게 더 내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바라봐

세금을 올려야 한다면 개인보다는 법인에게 더 내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직장인 다수(69.6%)의 공감 얻어

증세를 할 경우에는 먼저 부유세 및 법인세가 인상되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해 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82%가 세금을 올려야 한다면 최상류층 사람들에게 더 내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으며, 상류층은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하고 하류층은 세금을 더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직장인이 73%에 이르렀다. 주로 고연령층일수록, 그리고 진보성향일수록 ‘부자 증세’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큰 편으로, 세금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연령과 정치성향이 비례하지 않는 특징도 살펴볼 수 있었다. 다만 2017년 동일 조사에 비해 최상류층에게 세금을 더 많이 내게 하고(17년 92.9%→20년 82%), 상류층의 세금은 인상하고 하류층의 세금은 인하해야 한다(17년 85%→20년 73%)는 주장이 다소 옅어진 변화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반면 세금을 올려야 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다 내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36.7%)은 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 세금을 올려야 한다면 개인보다는 법인에게 더 내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직장인 다수(69.6%)의 공감을 얻고 있었는데, 역시 진보성향 응답자의 주장이 강했다. 대체로 세금 인하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주장이 강한 모습으로, 직장인 10명 중 7명(69.5%)이 세금을 깎아주면 결국 부자들만 더욱 부자가 된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전체 응답자의 86.4%가 “인구절벽 현상으로 세금 문제에 대한 관심이 현재보다 커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

대다수 직장인들(86%)은 향후 자신이 벌어들이는 수입 중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앞으로 더 높아질 것 같다고 우려해

저출산 문제로 인해 향후 생산가능인구(만 15세~64세)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인구절벽 현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구절벽 현상이 ‘세금’에 대한 더욱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리라는 예상도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86.4%가 인구절벽 현상으로 세금 문제에 대한 관심이 현재보다 커지게 될 것이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성별과 연령에 관계 없이 비슷한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자신이 벌어들이는 수입 중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앞으로 더 높아질 것 같다(86%)고 우려를 하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부양부담이 커지면서 세금도 많이 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모든 연령대(20대 87.2%, 30대 84.4%, 40대 82.8%, 50대 89.6%)에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꽤 많은 직장인(76.2%)들이 세금 정책에 대한 불신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 같다고 우려하는 것도 당연하게 느껴진다.

직장인 81.4% “인구절벽현상으로 인해 노년세대와 젊은 세대의 세대갈등이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것”

다만 이전 조사에 비해 “젊은 세대를 위한 복지정책이 늘어날 것 같다”(19년 48.6%→20년 62.6%)는 주장이 힘을 얻어

이렇게 생산가능인구 개개인의 부양부담의 증가하게 되면, 결국 세대갈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0명 중 8명(81.4%)이 노년세대와 젊은 세대의 세대갈등이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예상하였으며, 노인들에 대한 공경과 효에 대한 생각이 지금보다 현저히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직장인이 71.4%에 달한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각종 연금제도에 대한 갈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시각(88.5%)이 매우 강한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중장기 계획보다는 당장의 현실을 위한 정책들이 큰 지지를 받고(52.8%), 당장의 복지혜택을 늘리는 정책들이 시행될(53%)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납세로 인한 복지혜택이 주로 노년층에게 돌아가게 되면서 세대갈등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전체 75.7%가 향후 노인을 위한 복지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전 조사와 비교했을 때 젊은 세대를 위한 복지정책이 늘어날 것 같고(17년 44.7%→19년 48.6%→20년 62.6%),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가 꾸준히 늘어날 것 같다(17년 47.2%→19년 46.8%→20년 60.7%)는 인식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나, 최근 사회전반적으로 청년세대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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