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상호존중’과 적절한 ‘보상’

[트렌드모니터]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상호존중’과 적절한 ‘보상’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0.11.1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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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0년 6월 11일~6월 15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9세~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

[ 매드타임스 채성숙 기자 ]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생활 ‘스트레스’ 및 ‘번아웃 증후군’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많은 직장인들이 일상적으로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으며,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직장인들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직장인 91.5% “평소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특히 30대 직장인이 스트레스를 매우 자주 경험하는 편

다만 예전보다 스트레스 수준이 높다고 말하는 직장인(16년 51.1%→20년 48.3%)은 다소 줄어 들어

대다수 직장인들이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달고 산다는 것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91.5%가 평소 직장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10명 중 3명(31%)은 스트레스를 매우 자주 경험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였다. 스트레스를 매우 자주 받는 모습은 특히 30대 직장인(40.8%)과 서비스/영업직 종사자(40.4%)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반면 스트레스를 거의(8%) 또는 전혀(0.5%) 느끼지 않는다는 직장인은 드문 편으로, 직장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가 상당히 일상적인 경험이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다만 예전보다 스트레스의 정도는 다소 약해진 모습이었다. 전체 절반 가량(48.3%)이 직장 내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편이라고 응답했으나, 과거 동일 조사와 비교(14년 57.5%→15년 58.7%→16년 51.1%→20년 48.3%)했을 때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직장인은 줄어든 것이다. 직장생활 스트레스의 강도 역시 30대(56%)가 느끼는 정도가 가장 강했으며, 직급별로는 대리급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강도(평사원 43.7%, 대리급 53.8%, 과장/차장 49.5%, 부장/팀장 51.7%, 임원급 38.7%)가 높은 특징이 뚜렷했다.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주는 대상은 직장 상사, 직장인 2명 중 1명 “직장 상사로부터 스트레스 받고 있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사로는 ‘팀원 및 직원을 존중하지 않고’, ‘업무를 잘 모르는’ 상사를 주로 많이 꼽아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주는 대상은 역시 ‘상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2명 중 1명(50.9%, 동의율)이 직장 상사가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사와 상무, 사장 등 회사 임원들이 스트레스를 주는 편이라고 말하는 직장인도 절반 가량(50.1%)에 달했다. 위계질서가 분명한 직장생활의 특성상 ‘높은 직급’의 사람들로부터 받게 되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상대적으로 50대와 임원급에서 생각하는 스트레스 수준이 낮았을 뿐이었다. 그 다음으로 외부 고객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직장인(47.5%)도 꽤 많은 모습으로, 특히 서비스/영업직 종사자(61.7%)의 고충이 커 보였다. 반면 직장 동료(26.1%)와 직장 후배(20.1%)가 일상적으로 스트레스를 준다고 느끼는 직장인들은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사의 유형으로는 팀원과 직원들을 존중하지 않는 상사(47.5%, 중복응답)와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상사(45.7%)를 주로 많이 꼽았다. 부하 직원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없고, 업무 이해도가 낮은 상사를 꺼려하는 태도는 성별과 연령에 관계 없이 공통 적이었다. 여기에 더해 권위적이고(37.5%),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바뀌고(36.8%), 불가능한 시간에 업무 처리를 요구하는(32%) 상사에 대한 반감도 커 보였다. 한편 젊은 직장인들은 야근을 강요하거나(20대 28.8%, 30대 25.2%, 40대 14%, 50대 9.6%), 주말에 일 처리를 명령하는(20대 23.2%, 30대 20.8%, 40대 18%, 50대 12%) 상사에게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으로, 젊은 층일수록 일과 개인의 삶을 철저하게 분리하려는 태도가 강하다는 사실도 엿볼 수 있었다.

‘감정노동’도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보여, 10명 중 6명이 “실제 감정을 숨기고 업무상 요구되는 감정을 꾸면서 표현하다”고 밝혀

직장인 71.3%가 “내 일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겉으로는 밝고 긍정적으로 말하고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해

직장생활에서 많이 요구되는 ‘감정노동’도 스트레스의 원인이라고 바라볼 수 있었다. 직장인 10명 중 6명이 회사 업무에서 요구되는 감정 표현이 자신이 실제 느끼는 기분과 다를 때가 많고(63.6%), 실제 감정을 숨기고 업무상 요구되는 감정을 꾸며서 표현한다(59.4%)고 말할 정도로 직장생활에서는 감정을 억눌러야만 하는 상황이 많은데, 이런 상황이 주는 스트레스가 상당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실제 느끼는 감정을 숨기고 업무상 요구되는 감정을 꾸며서 표현하는 직장인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13년 50.5%→16년 57.4%→20년 59.4%)는 점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또한 대다수 직장인이 자신의 일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겉으로는 밝고 긍정적으로 말하고 표현해야 하고(71.3%), 부정적인 감정을 숨겨야 하며(67.7%),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거나, 행동을 할 때는 본래의 감정을 숨겨야 한다(62.6%)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상대적으로 여성과 30대~40대 직장인들이 보다 일상적으로 직장생활에서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반면 회사에서 표현하는 감정은 대부분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라고 말하는 직장인(35.9%)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감정노동으로 인한 직장인들의 스트레스가 상당히 높을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했다.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스스로 ‘번아웃 증후군’에 해당된다고 바라봐, 여성 및 젊은 직장인이 증상을 많이 앓고 있어

직장생활 스트레스는 ‘극도의 피로감’과 ‘의욕상실’, ‘무기력함’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대체로 ‘번아웃 증후군’과 유사해 보여

직장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는 여러 가지 증상으로 발현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느끼는 증상은 극도의 피로감(63.8%, 중복응답)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의욕 상실(55.1%)과 이유 없는 분노(44.6%), 무기력함(40.6%)과 집중력 저하(38.8%)도 직장인들이 스트레스 때문에 많이 경험하는 증상이었다.

이러한 증상들은 요즘 사회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번아웃 증후군’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은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으로 인해 일할 의욕을 잃고, 직장에 적응하지 못하는 등 슬럼프에 빠지는 현상을 일컫는데, 직장생활의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피로감 및 무기력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직장인 10명 중 4명 정도(38.6%)가 자신이 번아웃 증후군에 해당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번아웃 증후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직장인(36.3%) 과 비슷한 수준으로, 꽤 많은 직장인들이 일상적으로 피로감과 무기력함을 느끼면서 일할 의욕을 잃어버린 상태에 빠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번아웃 증후군을 느끼는 직장인들은 2016년 이후 다시 많아진(14년 39.5%→15년 39.6%→16년 32.2%→20년 38.6%) 것으로 직장인들의 정신건강 관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특히 남성(34%)보다는 여성(43.2%), 그리고 20대~30대 젊은 직장인(20대 45.2%, 30대 49.6%, 40대 32.8%, 50대 26.8%)이 번아웃 증후군을 많이 겪고 있는 모습이었다. 주변에 번아웃 증후군에 해당되는 사람이 있다고 느끼는 직장인(64%)은 이보다 더 많았는데, 역시 여성 및 20대~30대가 번아웃 증후군의 사례도 많이 목격하고 있었다.

실제 번아웃 증후군 증상에 시달리는 직장인은 더 많아 보여, 절반 이상 “일을 마치고 퇴근할 무렵에는 완전히 소모된 느낌”

10명 중 7명(70.8%) “일에 지쳐 업무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이다”

꼭 ‘번아웃 증후군’이라고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많은 직장인들이 번아웃 증후군의 증상을 겪고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가령 전체 응답자의 66.2%가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생각만 하면 피곤함을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일에 지쳐 업무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라는 직장인도 10명 중 7명(70.8%)에 달한 것이다. 그만큼 직장생활에서 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일할 의욕을 갖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업무로 인해 정서적으로 메말라 감을 느끼고(57%), 일을 마치고 퇴근할 무렵에는 완전히 소모된 느낌을 받고 있는(54.2%) 직장인들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특히 20대~30대 직장인들이 업무로 인해 정서적 메마름을 느끼고(20대 58.8%, 30대 64%, 40대 56.8%, 50대 48.4%), 퇴근 후 완전히 소모된 느낌을 받는(20대 58%, 30대 64.4%, 40대 50.8%, 50대 43.6%) 모습이 뚜렷했다.

다만 업무로 인해 ‘완전히’ 탈진됐다고 느끼는 직장인(14년 51%→15년 52.5%→16년 43.1%→20년 36.6%)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로, 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다른 대상을 찾았거나, 일에 덜 몰두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한편 직장인들의 번아웃 증후군은 결국 업무 성과 및 조직 문화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구성원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가끔씩 직장을 그만두고 싶은 충동을 느끼거나(70.8%), 조금이라도 여건이 나아지면 직장을 그만둘 것이라고 말하는(52%) 직장인들이 많은 만큼 번아웃 증후군 문제는 조직 관리와도 직결된 이슈이기 때문이다. 현재 다니는 직장에 대해 사내 복지가 좋고(24.8%), 급여수준이 높으며(14.3%), 승진 및 보상체계가 좋다(13.1%)고 평가하는 직장인들이 매우 적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게 보여진다.

 

‘번아웃 증후군’의 해결을 위해서는 상호 존중의 직장 문화 형성과 급여 인상 및 성과급 지급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 강해

‘번아웃 증후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원 상호간 서로 노력을 인정하고, 힘을 북돋아 주는 문화를 형성해야 하고(66%, 중복응답), 급여 인상 및 성과급의 지급이 이뤄져야 한다(66%)고 주장하는 직장인들이 많았다. 상호 존중의 직장문화를 만들어가는 한편으로, 일에 대한 적절하고 충분한 보상을 제공해야만 직장생활에서 육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덜 느끼고, 일할 의욕도 커질 것이라고 바라보는 것이다.

다만 중장년층은 상호간 노력을 인정하는 문화 형성(20대 58.4%, 30대 59.2%, 40대 72%, 50대 74.4%)의 필요성을, 젊은 층은 급여 인상 및 성과급 지급(20대 75.6%, 30대 77.6%, 40대 63.2%, 50대 47.6%)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는 모습으로, 세대별 직장인들의 시각 차이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자기계발의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51.8%)는 의견도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법정 휴가 등의 이행에 대한 정부의 관리 감독(34.2%), 직장인 스스로의 자기계발 노력(30.4%)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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