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타의 영감기록_심촉] 생존보고, 소셜생활

[심타의 영감기록_심촉] 생존보고, 소셜생활

  • 심타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1.26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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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심타 칼럼니스트 ] 인간님, 님은 하루 몇 시간이나 SNS(이하, 소셜)을 하시요. 아니, 어떻게 몇 시간 이나 하지? 말도 안 돼. 중독이야. 화들짝 놀라는 님도 있겠지만, 무조건 놀랄만한 일은 아니지요. 작심하고 아침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소셜 이용시간을 의식적으로 체크해보세요. 못해도 1시간 이상 하실 겁니다. 참, 소셜 이용 시간을 알아보는 것은 이번 글의 주제가 아닙니다. 하루에 몇 시간 이용하는 소셜의 역할에 대한 색다른 영감이랄까요.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아침에 눈 뜨면 침대에서 포털 뉴스를 터치하고, 밤 동안 온 카톡과 밴드를 확인합니다. 가족이 보낸 톡, 회사 일 관련 메시지, 동창 밴드 새 글들을 확인하죠. 다른 인간들의 글을 체크하면서, 님의 글과 톡도 보내고 하루의 소통을 시작합니다. 화장실에서 아떵(아침떵)을 해소하기 전까지, 벌써 몇 분 이상은 소셜에 매달려 있네요.

아침 ‘눈 뜨고 소셜 소통’을 조금 색다른 시각으로 들여다 볼까요. 옛날엔 아침에 일어나면 인간들끼리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밤새 안녕하지?’. 지난 밤 동안 무탈하게 잘 자고 일어났는지. 생존 안부가 아침 인사였습니다. 지금, 님들은 소셜에서 지난 밤을 무탈하게 보냈는지, 아직 살아 있는지 생존 인사를 나눕니다. 몇몇을 제외한곤 대 놓고 ‘안녕하시죠?.’ 묻지 않아요. 촌스럽잖아요. 디지털 시대의 소셜에 어울리게. 짧은 시 한편, 좋은 글귀, 멋진 사진 한 장, 귀여운 이모티콘으로 서로의 무탈함을 확인합니다. 생존 확인 소셜이죠.

출근길(또는 등굣길), 이동수단은 달라도 소셜로 하루의 일을 시작합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열어 원하는 정보를 찾습니다. 랜선 멍집사인 님은 유튜브에서 구독중인 멍멍이 채널을 봅니다. 3일째 새로운 영상이 올라오지 않네요. 멍멍이에게 아니면, 멍멍이 엄빠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스멀스멀 걱정이 올라 옵니다. 인스타그램에 님의 피드를 열어 ‘댓글’과 ‘좋아요’를 확인 중. 어~ 빼 놓지 않고 ‘댓글’과 ‘좋아요’를 날리던 인친님이 안 보이네요. 무슨 일이 생긴 건지. 괜히 걱정이 앞섭니다. 열혈 인친님의 피드를 방문, 생존을 확인하지요.

그렇습니다. 인간들은 소셜을 정보가 넘쳐나는 곳이며, 온갖 이야기와 진짜, 가짜 뉴스가 흘러 다니는 곳 이라 말하지만. 알고 보면 인간의 생존을 알려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19로 오프라인에서 만날 일이 사라져가는 지금. 소셜은 지인들의 생사와 근황을 알려주는 유일한 창구입니다. ‘친구들, 나 아직까지 건강하게 살아있어’. 생존 보고 소셜이지요.

인간들은 생존 확인을 위해 소통을 원하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막상 대놓고 소통하기를 망설이죠. 여기, 작은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K작가님이 계십니다. K 작가님은 소셜 중에 인스타그램만 하죠. 열성적으로 팔로워를 늘리겠다거나. 홍보 잘해서 손님 유치하겠다거나. 이런 생각은 없다고 하세요. 그래서 물었습니다. 왜 인스타를 하세요?. ‘인스타를 안하면 사람들이나 광고주가 스튜디오 망했다고 생각해요’. 오잉??? ‘코로나로 여기저기 망해 나가는데, 인스타 같은 거에 새로운 사진 안 올라오면 망했다고 여기더라고요’. K작가님은 두 달 정도 새로운 사진을 올리지 않으니, 스튜디오 접었냐는 문자를 받기도 했답니다. 대 놓고 안부를 물어보기 껄끄러운 시기. 페이스북, 인스타, 유튜브로 생존을 확인한다는 거죠.

님이 일을 하는지 안하는지, 회사를 다니는지 그만 뒀는지, 아이가 대학에 합격했는지 떨어졌는지. 소셜은 다른 인간들에게 생존을 보고하는 메신저 역할을 합니다.

소셜을 안 하신다고요?. 한 달에 1~2개를 올리는 한이 있어도. 멋진 사진을 올리지 않아도 좋습니다. 소셜로 거창한 꿈을 꾸지 않아도 좋습니다. 편하게 편하게 님의 생존을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반가움 가득한 통화, 기쁜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 주의 사항 : 위의 썰은 검증되지 않은 지극히 개인적인 영감일 뿐입니다. 함부로 제안에 따르지 마십시오.

 


심타 27년 광고 카피라이터 영감 칼럼니스트 @shimta_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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