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열정을 갖고 앞으로 나가면 답이 있었습니다" 박천성 다트미디어 대표

[인터뷰] "열정을 갖고 앞으로 나가면 답이 있었습니다" 박천성 다트미디어 대표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0.12.17 0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 코로나19의 확산 속에서 광고업계는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광고시장은 유연하게 대체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디지털 광고시장을 개척하고 이끌어온 광고인들이 있음은 당연하다. 

다트미디어 박천성 대표는 종대사, 외국계 대행사를 거쳐 다트미디어를 설립, 디지털 광고시장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광고인 중 한 명이다. 박대표는 디지털 광고시장 개척의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유공 광고인’으로 선정되어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또한 디지털 광고 캠페인 통합 분석 솔루션인 ‘디원(dONE)’이 ‘2020 대한민국 온라인광고대상’에서 테크앤솔루션(Tech & Solution)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매드타임스는 박대표를 통해 최근 광고 비즈니스의 변화에 따른 인사이트와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대표님께서는 제일기획과 제이월터톰슨(JWT) 등에서 근무하며 전통 매체를 중심으로 하는 광고를 담당해오시다 지난 2007년 다트미디어를 창업하셨는데요. 어떻게 창업하게 되셨나요?

제가 JWT에 근무하던 1999년, JWT과 KTB네트워크는 조인트벤처 톰슨디지털KTB를 만들었습니다. 당시 KTB네트워크는 다양한 회사에 투자를 했는데, 투자한 회사의 마케팅을 리드하고 지원해줄 회사가 필요했고, JWT는 디지털에 진출하고 싶어했습니다.

톰슨디지털KTB는 닷컴회사의 온라인 마케팅 지원을 핵심으로 삼았는데, 저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미디어의 이마켓 플레이스를 구축하자라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지금으로 보면 애드 네트워크, 애드 익스체인지 같은 개념인데,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개념은 있는데, 이를 구현할 아이디어나 방법은 부족했습니다.

그러다 WPP와 KTB네트워크의 이견으로 톰슨디지털KTB는 접게 됐고, 저도 회사를 떠나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친구가 자기 회사에서 VOD 마케팅 솔루션을 개발했는데, 광고를 잘 모르니 운영해달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제가 연구를 해보니 2000년도에 해보려고 했던 그 모델인 거에요. 그래서 2007년에 전문 경영인으로 그 회사에 합류해서 지금에 이르게 됐습니다.

창업하신 이후, 가장 힘드셨던 것과 보람되셨던 일은 무엇인가요?

모든 신생 회사가 그렇듯 자금과 인력 확보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처음에는 IT기업인 모회사가 있어서 어느 정도 지원이 있었지만, 모회사는 개발자 중심인 IT기업이라 광고시장에 대한 이해가 많이 낮은 편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8년에 금융위기가 발발하고, 회사의 성장이나 투자에 대해 이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디지털 광고시장 성장에 대한 확신을 하고 독립하게 됐습니다.

사실 저는 IPTV 광고시장을 만든 장본인입니다. 저하고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 지금은 SK브로드밴드와 함께 IPTV 광고시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장의 성장이 상당히 더뎠어요. 이런 부분이 저한테는 득이 됐습니다. IPTV 시장이 성장할 때까지, 저는 체력을 비축하면서 IPTV 시장의 대표적인 강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실제 IPTV 광고 완판도 경험했구요. IPTV 광고시장을 만들어서 정착을 시킨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ATL, BTL, 디지털, 미디어렙 등을 다 경험해보셨습니다. 최근 광고 비즈니스의 변화에 대해서도 인사이트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디지털화와 개인화가 진행되고 있고, 계속 심화되고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오프라인, 아날로그를 바탕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대행사에서 생각하는 법에 대해서도 훈련받았구요. 아무리 디지털화, 개인화돼도 인간과 시장에 속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만 강조하다 보면 조금 놓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디지로그라는 말이 있듯이, 인간과 시장에 대해 폭넓고 깊이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디지털화가 가져온 큰 변화 중 하나가 퍼포먼스에 집중되는 것입니다. 사실 데이터가 축적되고, 측정과 추적이 되다 보니, 결국 퍼포먼스 위주로 광고가 흐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광고의 두 축은 퍼포먼스와 브랜딩입니다. 그 중 퍼포먼스만 추구하다 보면 스코프가 작아지는 우를 범하기 쉽습니다. 스코프를 넓히는 것이 브랜딩이기에, 퍼포먼스와 브랜딩은 항상 같이 고려되고 같이 가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광고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다트미디어는 성장을 기록했는데요. 다트미디어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결국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한계가 있었습니다. 나이가 있는 오프라인 출신이 디지털 광고에 뛰어들다 보니, 한동안 인력 수급에 문제가 생긴 거죠. 제가 한 방법은 ‘직접 키우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입사원은 우선 인턴제를 도입, 활용했습니다. 지금도 대부분의 운영인력들은 인턴으로 입사해서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프라인 출신 광고인들은 저희 조직에서 디지털에 적응, 전환할 수 있게 교육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이 갖고 있는 깊이에 디지털이 갖고 있는 넓이가 접목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또한 오프라인 출신들은 업계 베테랑이기에 연차가 짧은 직원들에 대한 교육도 같이 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인턴 사원은 어떻게 채용하고 있나요?

저는 관련 학과 교수님들로부터 추천을 받고 있습니다. 사실 채용 면접은 30분 길어야 한시간이다 보니, 제대로 판단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교수님들은 몇 년씩 학생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저희 회사에 맞는 좋은 학생들을 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기수 당 여러 명을 채용해서 동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동기가 있으면, 서로 도움이 되고 외롭지 않잖아요. 인턴을 채용하면서부터 이직률도 상당히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채용만 한다고 끝나는 건 아닙니다. 이들을 전문 광고인으로 육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좀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교육을 저희 회사 시니어들이 직접 하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니어들의 경륜이 디지털 세대들에게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더 효과가 큰 것 같습니다. ‘다트 출신은 일을 잘한다’라는 업계 평가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것입니다.

조금 순서가 바뀐 것 같은데요.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다트미디어의 인재상은 무엇인가요?

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열정적인 사람, 자기 일에 대해 확신과 비전을 갖고 끝까지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는 학벌, 성별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예전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 운영하고 있습니다. 열정을 가진 인재를 채용해서 조직 내에서 잘 키워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이제는 생겼기에 블라인드 채용도 가능해졌다고 봅니다.

다트미디어는 꾸준한 투자를 지속해왔고, 최근에는 광고 효과 분석 및 마케팅 지원 솔루션 프로그램 '디원(dONE)'을 론칭했습니다. 디원은 온라인광고대상의 수상작으로도 선정됐구요. 디원은 어떤 솔루션인가요?

지금 디지털 광고는 미디어나 변수가 많아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디원은 기본적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디지털 광고를 누구나 쉽고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솔루션입니다.

'디원'은 유튜브, 네이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다양한 미디어에서 광고 캠페인을 집행할 때 캠페인 모니터링과 리포팅, 성과 분석, 그리고 예측까지 하나의 대시보드에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인사이트를 도출, 가장 적합한 미디어를 제안해주는 솔루션 프로그램입니다. 특히 시각화에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에, 디원은 직관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가능했던 것은 다트미디어의 개발팀 수준이 높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아무리 뛰어난 개발자도 산업에 대한 이해가 낮으면 좋은 솔루션을 개발할 수 없습니다. 저희 개발팀은 오랜 기간 함께 했기에, 광고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다 보니 퍼포먼스도 좋고 미래의 확장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라고 생각됩니다.

디원
디원 대시보드

길고 힘들었던 20년이 지나고 21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내년도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광고업계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 질문은 너무 큰 주제라 제가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크게 보면 사람과 디지털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준비하고 투자하고 노력하느냐가 생존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개방적인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고 싶습니다. 저희 다트미디어도 다양한 모습으로 외부와 협력 체제를 갖고 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보니 대표님께서는 IMF, 금융위기, 그리고 코로나 등 우리 광고업계의 위기 3번을 다 겪으셨네요. 과거를 돌이켜 보면 어떠셨나요?

사실 저는 위기 때가 오히려 좋았습니다. IMF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디지털이라는 기회를 보았거든요. 올해도 전년 대비 50% 성장했고요. 위기를 기회로 삼았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사실 뒤로 물러나고 움츠리면 답이 없더라고요. 열정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가니까 답이 보였습니다. 쉽지는 않지만,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음과 태도가 필요한 것 같아요.

광고계 선배로서 후배 광고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공부하고 시도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보통 안다고 생각하면 안주하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지금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하고 있어요. 공부를 안하면 자꾸 뒤쳐질 수 밖에 없어요. 공부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누적이 되고,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생각에만 멈춰서는 안됩니다. 괜찮다고 생각이 들면 시도해야 합니다. 시도를 해야 얻는 게 있거든요. 실패를 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경험이고, 그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거잖아요. 실패했다는 것은 열정이 있으니까 해봤다는 것 아닐까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시도를 했으면 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